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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칼럼] 영어캠프를 마치고

글쓴이 홍현주 (hienjew

등록일 2007-02-05 22:49

조회수 4,086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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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달에 영어 캠프를 기획했더랬습니다. 아무리 광고하고 공개수업을 해도 꼴랑(?) 30명 왔습니다. 올해 영어캠프가 몇몇 특목중고에서 실시한 것 몇 개 빼고는 불황이었다네요. 아무튼 제 캠프에 들어왔던 초등생들은 오붓하게 좋은 프로그램을 누렸습니다. 덕분에 주최한 곳은 엄청난 손해를 봤어요. 캠프를 치르고난 후기 올립니다.

 

첫째, 캠프 기간에 관한 생각입니다. 첫 3-4일은 진행이 순조롭지 못 합니다. 아무리 레벨 테스트를 해도 반을 정하고 나면 부적응자가 생깁니다. 딱히 레벨 차이랄 것도 없이 실력 차는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반을 옮기는 것이 나을 듯한 학생들이 생깁니다. 또 교사 및 진행자들도 생각했던 것과의 차이를 조절해가면서 완전히 틀을 잡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일주일 혹은 그 이하 캠프는 그다지 효과가 없습니다. 2주일 째 접어드니 모든 것이 순조롭고 수업에도 효과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둘째, 캠프를 하기에는 적어도 5학년 이상은 되어야 적당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면 집단 우울증에 걸립니다. 한 녀석 두 녀석 훌쩍이거나 엄마 타령을 합니다. 전화를 해달라, 배가 아프다, 등등 하소연을 안고 사무실로 옵니다. 아이 달래기가 제 임무는 아니었습니다만 직원들이 맡고 남는 불만분자는 제가 끼고 달랬습니다. 영어로 달래니 애들이 제게는 안 오고 한국말 쓰시는 사감선생에게만 매달립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릴 수록 영어학습에 대한 동기가 적어서 자꾸 한국말을 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고학년이 캠프에는 나을 듯합니다.

 

세째, 원어민 교사 얘기입니다.  제 생각에는 교육을 많이 받은 교포 선생님들이 좋을 듯한데 주최자 측에서 외국인만을 고집하더군요. 아이들이 자꾸 한국말을 하려고 해서 겉모습이 외국인인 선생님이 낫기는 합니다만 단점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영어는 일상어이다보니 아이들이 아주 기본적인 말을 실수해도 자기가 알아 들었으면 대화를 진행합니다. 즉, 대화도 하나의 교육자료라 생각해 센스 있게 고쳐주어야하는데 그런 점이 서툴더군요. 교사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는데도 말입니다.  

 

예를 들어 한 분은 현직 대학 강사였는데 수업에 들어가보니 들입다 작문만 시키는 겁니다. 제가 준 교재를 활용해 작문시키라 했더니 자기가 그렇게 말했는데 아이들이 저렇게 한답디다. 에구...칠판에 지시문을 써주고 활용할 표현을 골라주고 이야기를 엮도록 시켜야지, 원....따라서 캠프 프로그램을 보실 때 디렉터가 수업을 참관하는지, 매일매일 교사보고서를 작성하는지 체크하십시오. 저는 교사회의 때 담임들이 그날의 수업활동에 대해 상세히 서면 보고를 하게 했고 부담임들은 아이들의 수업태도를 관찰해 보고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수업에 쓸 자료와 방법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수업 중 수시로 교실에 들어가 앉아 교사의 수업을 관찰하고 아이들을 도왔습니다.

 

두서 없이 썼습니다만 여기 까지는 캠프를 판매자의 입장에서 알려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은 소비자의 입장에서 캠프를 보셨을 테니까요. 이제는 캠프에서 살펴본 아이들의 영어에 관해 몇 마디 적어보겠습니다. 학생들을 모두 30-40분씩 책 읽히고 질문하며 실력을 진단했거든요.

 

그렇게 조기교육을 받고 선행학습을 해도 영어는 역시 습득하기 힘든 모양입니다. (제 기대가 너무 높던지) 저는 파닉스를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 사람입니다만, 몇 년씩 파닉스 교육을 받는다면 특히 장모음/이중모음에 유의시키십시오. 그러나 발음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음절입니다. 자음과 모음이 결합해 한 음을 만드는데 우리말 특성 때문에 영어의 음절을 자꾸 늘려서 발음합니다. 예를 들어 band는 'a' 모음 하나에 앞에 'b' 자음 하나 그리고 뒤에 'nd'라는 자음군이 붙은 1음절어입니다. 이를 '밴드'라고 하면 '으'라는 모음을 하나 첨가한 셈이니 발음이 틀립니다. 30명중 거의 20명 이상은 이렇게 소리를 냅디다. '밴ㄷ'라고 생각해 한 박자만 내야합니다.

 

또 질문에 문장으로 답하는 훈련을 해야합니다. 한 단어로 덜렁 말하면 oral test에서 점수를 얻을 수 없습니다. 점수화 할 때 문장으로 말했는가를 유념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한 문단의 내용거리를 읽고 한 줄 문장으로 요약해 말하는 훈련을 해야합니다. 요약은 모든 글짓기의 시작입니다. 읽은 글을 요약하고 다른 표현으로 써보기가 작문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훈련을 거쳐야 창의적인 글과 논술이 나옵니다.  참고로 문단을 읽고 문장으로 요약해 말하는 질문에 적당히 대답한 학생은 30명중  딱 한명이었습니다.

 

그리고 듣기 공부를 많이 해야겠습니다. 단순히 듣기에 그치지 말고 여러번 따라해야합니다. 실제 영어를 사용할 시간이 부족하니 천상 듣고 따라하다가 막상 기회가 될 때 말을 할 수 있어야지요. 캠프에서 식사할 때 여기저기서 '티쳐, 티쳐, 이트!! (teacher, teacher, eat!) 해요. 알고보면 선생더러 뭐 먹으라는 겁니다. 자기가 주면서 권하는 것은 아니고 급식 받아온 선생 자신의 음식을 무엇하러 먹으라고 악 쓰는지? 사실은 '이 한국음식 먹어보라'는 뜻입니다. 동화나 회화책 듣기 따라하기를 했다면 "Try this" (Why don't you try this 까지는 아니어도)가 생각날 수 있습니다. 또 교사를 부를 때 teacher라 하지 않습니다. Mr./Ms. 붙여 성을 부르지요. 상대를 "teacher"라고 부르면 선생님이라는 존칭이 아니라  "교사"하고 직업을 말하는 느낌이 듭니다. 동화에는 선생님의 성함을 부르는 장면이 많을 겁니다. 

 

어휴! 영어공부 힘들지요? 저는 아직도 표현을 외우고 써보고 한답니다. 그래도 여차하면 틀려요. 말은 그런대로 틀려도 그 순간만 지나면 그만인데 글로 남긴 것은 두고두고 마음을 상하게 합니다. 큰 실수를 한 이멜을 날린 날은 꿈에서도 나타나 나를 괴롭힙니다.  글 잘 쓰는 훈련을 해야 진짜 영어실력자가 됩니다, 여러분~~캠프 얘기하다 제 하소연이 됐네요. 직업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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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랄라 2007-02-08 11:57 

꾹~~~~

이미 추천하신 상태입니다. ㅎㅎㅎ

예쁜여우 2007-02-07 08:41 

와...이런 일들이 있었군요...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아직 아이가 3학년에 올라가서 영어캠프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는 가지 않겠나...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 글을 계기로 좀더 확실한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홍현주님...정말 현장에서 수고 많으셨네요...

살아있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습니다...

하늘하나 2007-02-06 22:07 

이런이런~~~~ 

저도 작년  초3 딸을 캠프에 보낼까 말까를 고민 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혹시 하며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었군요. 

특히 원어민 선생님....

전 겉모습만 이국적인 외국선생님보다 자질있는 교포선생님을 더

선호하는데 실제로 캠프운영하는거 보면 외국선생님이 전부인양

광고하는거 보고 좀 실망했었거든요. 

홍현주선생님의 좋은글 읽고 다음에 캠프 보낼때 많은 참고 하겠습니다.

너무도 감사합니다.

초록토끼 2007-02-06 20:45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이들 얘기하는 영어캠프가 뭔가~ 했었는데,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ㅋ 캠프하면 예전 걸스카웃 캠프처럼 모닥불 피우고 맨날 노는 캠프만 떠오르는데, 우리 아이들은 캠프하면 수업하고 테스트하는 게 떠오르지 않을까 하는 주제에 안맞는 생각이...ㅋㅋ

 

아이들 영어에 대한 이야기도 정말 공감이 갑니다.

특히 원어민만 고집하는.. 부분이 많이 공감이 되요. 어린 아이들 집에서 교사를 모실때도 엄마들이 원어민만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 생각에는 교포이시거나, 또는 한국인 교사도 좋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물론 영어로 수업하시고, 주입식 교육으로 접근하지 않으시는 한국인 교사일 경우지요.)

아이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대화 시 부족한 부분을 고쳐주실수도 있고...

원어민교사를 모실 때는 아이에게 적절한 시기인지 잘 판단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말하기는 해본 사람 앞에 장사 없다는 말 정말 공감이예요.

글로 쓰면 멋드러지게 줄줄 쓰면서도 말로는 그 멋진 표현 다 못 쓰는거...

그래서 많이 말할 수 있도록 아이말을 많이 들어줘야겠어요. (다 못 알아 듣는 그 날까지..ㅋㅋ)

 

다시 한번 많이 생각해보고 갑니다.

플로리 2007-02-06 18:39 

홍현주님의 글을 읽고...

4학년 되는 아이가 있는 엄마라, 더욱 홍현주님 글에서 많은 걸 느꼈습니다. 중학교 가기전에 한 번은 영어캠프에 보낼 생각이 있었기에...

아이들 진단평가하는 방법도 마음에 드네요. 그런데 숫자가 적어서 가능한 것은 아닌지..

다른 곳도, 책 읽고 질문하는 식의 진단 평가라면 좋으려만...

음절에 관한 이야기도: 사실 잘 하던 아이들도 학년이 좀 올라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한국말 하듯이 발음하죠...지속적으로 듣고 수정하고 해야하는데... 읽기가 되고 나선 소홀하게 되죠..

그리고 ... 문단을 읽고 문장으로 요약해 말하는 질문에 적당히 대답한 학생은 30명중  딱 한명이었습니다.

이 말씀에서 많은 걸 느낍니다. 사실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조기교육을 받은 아이들일진데...... 어떤 분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아이 영어교육에 투기를 하지말고 투자를 하라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딸둘맘 2007-02-06 15:20 

홍현주박사님. 방학동안 캠프 운영하시느라 바쁘셨네여.

위에 쓰신 내용, 그림이 그려지네요.

그래도 박사님처럼 구석구석에 아이들을 위해 진정으로 애쓰시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리라 믿으며

위로를 삼아 봅니다.

교육 잘받은 교표선생님들이 더 환영받는 분위기가 되길 바래보면서...

 

형민맘 2007-02-06 14:17 

그렇군요..운영자의 후기를 들으니 더욱 실감이 나네요.

영어..참 배우기 쉬운듯..어려운것같습니다.

서정시인 2007-02-06 11:43 

아이들 캠프를 보낼때 좋은 참고가 되겠습니다.

이번 방학 시작무렵 아이 둘을 5박6일 수유영어마을에 보내었었는데 고작 6일마저도 4학년이었던 둘째에게는 힘든 기간이었던 모양입니다. 마냥 즐거워했던 큰애와(6학년)는 많이 비교가 되더군요.

그러니 더 장기적으로 보내는 캠프는 5학년 이상이 바람직하겠죠.

민규맘 2007-02-06 10:55 

캠프 준비하고 진행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렇게 운영하시는 분 입장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시니 도움이 많이 되네요.

 

그리고 캠프를 통해서 본 아이들의 영어 얘기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또 질문에 문장으로 답하는 훈련을 해야합니다. 한 문단의 내용거리를 읽고 한 줄 문장으로 요약해 말하는 훈련을 해야합니다. 요약은 모든 글짓기의 시작입니다. 읽은 글을 요약하고 다른 표현으로 써보기가 작문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훈련을 거쳐야 창의적인 글과 논술이 나옵니다.  

 

저희 아이(8세)가 늘 단답형으로 대답하는데. ㅋㅋ

책읽은 내용 좀 얘기해줘봐봐. 하면 '엄마가 직접 읽어.' 합니다. 아흐.

유치원에서 본 공연 얘기좀 해봐봐. 하면 '안 가르쳐줘.' 합니다. 이그이그..

 

요약은 모든 글짓기의 시작이라는 점에 대해 공감합니다.

쑥쑥 할아버지님처럼 책읽고 책 덮어놓고 읽은 내용 요약하기...시키면서 훈련하는건

저희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것 같고ㅋㅋㅋ작은 것부터 시작해봐야 겠어요.

자기가 쓴 영어일기를 덮어놓고 얘기해봐라.. 부터 시작해볼까 합니다. ^^ 

 

감사합니다..

아봉 2007-02-06 08:45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우리 아이도 언젠가는 캠프를 보내줘야할텐데.. 하는 생각만 했는데

올려주신 글을 읽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 분위기인지 감이 잡힙니다.

규영맘 2007-02-06 00:15 

아직은 막연하기만한 캠프이야기 생생하게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조목조목 일러주셔서 생생하게 와닿았읍니다.

요즘 참 많은캠프들이 생겨나서 캠프라는것 자체는 익숙한데

실제분위기는 확인할길이 없었거든요.

좋은글 잘 읽었읍니다.^^

거북이맘 2007-02-06 00:06 

정말 좋은 내용입니다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티쳐 티쳐" 라고 부르는것 정말 많이 봅니다

그러나 어느분도 고쳐주질 않더군요

저희 아이도 그것이 틀리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아이들과 달리 말하는것이 아무래도 걸리는지

나중에는 따라서 하고있더라구요 ^^;;;

그만큼 선생님의 역할이라는게 중요한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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