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아침에 세수를 하면서 문 밖으로 들리는 아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초등학교 6학년 목소리가 아니라,
아직도 2,3학년때의 것 그대로 인 것입니다. 아울러 그 때의 아들과의 관계가 생각이 났습니다. 불과 몇년 전이만, 지금과 그 때는 천지 차이 같아요. 말을 듣고 안 듣고 뿐만 아니라 생활패턴이나 사고 엄청 바뀌었으니까요. 주의 친구들을 봐도 아들과 아빠와의 관계는 초등학교 4학년까지만 대체로 좋은 편이고 5학년 이후 부터는 앞으로 전개될 Teenager아들과 아빠관계의 맹아기로 접어드는 것 같습니다.
우리 아들놈은 모 합창단의 정식단원이 된 이후로 일주일에 3일은 거의 다른일을 못합니다. 나머지 3일은 주로 피아노와 수학 그리고 일요일에 주말체육 정도 합니다. 걱정은 영어지요. 저학년 때 윤선생 잠깐, 시사영어 8개월 정도 했었는데, 윤선생은 그 전화 스트레스를 못 견뎌하고 시사영어는 그냥저냥 했습니다(숙제도 안하고 시간만 보내는...). 대강 실력이 어느정도인지 가늠이 되시겠죠?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 주면 잘 할 수 없다는 자명한 진리를 앞세워 재미있게 만들었으면서, 코스북 형태로 되었는 playbig.co.kr이라는 영어 사이트를 공부하게 시켰습니다. 한 서너달하고 코스의 막바지에 들어섰는데, 슬슬 게으름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사이트에 포인트도 주고 랭킹도 있으니까 한참 열내며 하다가 그 열의가 한풀 꺽여버린 것입니다. 6학년이 되면 중학을 1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참 걱정이 많이 됩니다. 특히 많이 뒤쳐졌다고 생각하는 영어를 빨리 일정 수준으로 끌어 올려야 겠다는 조급함 까지 생기더군요. 며칠 전 부터 하루에 3일치씩 하기로 억지로 동의를 얻어내고 틈틈히 감독(?)을 하기로 했습니다. 어제 4번정도 확인하고 SMS도 날리고 전화도 했는데, 밤 9시가(어제는 야근하느라..) 되도록 조금 밖에 안하고 있는 겁니다. 이제는 영어가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제 6학년 Teenager의 본성이 정착되기 전에 아빠,아들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조용히 혼내주려고 전화수화기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말을 하다보니 언성이 높아지고, 내 목소리가 높아지면 대답도 없습니다. '똑 바로 해' 하고 윽박지르고는 전화기를 내려 놓았습니다. 순간 드는 생각은 이제 영어 공부를 재미있게 시키기는 틀렸다는 거하고 한편으로는 이렇게 된 거 확실하게 밀어부칠까 하는 겁니다. 하지만 학습을 무기로 이제 윽박질러대는 아빠가 되버린 것이 좀 서운했습니다.
웅이짱 
윽빡지르는 아빠
최신
이전
제가 요즘 읽은 "청개구리 길들이기"라는 책을 권해드립니다.
이 책에서는 이런 대화소통의 어려움은 부모의 메세지 전달에 "한계"가 정해지지 않아서 그렇다는군요.
아이가 공부할때 회전의자에 앉아서 빙빙돌리고, 집중하지 않을때도 "하지마~"가 아니라 , 그러면 부모가 싫어한다는 것을 아이도 알고 있으면서도 하는 것이므로 " 의자 가지고 장난하면 딱딱한 플라스틱의자에 앉아야 한다"고 한계를 정해주면 ,아이도 부모의 메세지를 정확히 이해한다고, 하는군요.
한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규칙적용하기.
의자로 또 장난을 칠경우, 허용형부모처럼 감정적으로 호소하거나, 처벌형부모처럼 윽박을 지르는 대신
한계정하기에서 제시한 조건을 이행해서 부모의 의지를 보여주면 된답니다.
물론 이때의 규칙은 아이가 납득할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일관된 규칙이어야 하고 등등.
이 책에서 제가 얻은 교훈은 아이에게 규칙을 정하라는 것 보다는
부모가 전하려는 메세지가 아이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어서 소통이 어렵다는 점과
일관된 규칙을 정하고 부모가 지키기가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점입니다.
한번 읽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