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8-19 일요일(만11개월15일)
한달 남짓 남은 강민이의 돌잔치 장소를 예약했다
예식장과 웨딩샾,그리고 피로연을 할 수 있는 뷔페가
한건물에 위치한 곳인데
강민이 생일인 그날따라 예약한 팀이 많아서
아래층에 있는 웨딩홀을 돌잔치 장소로 꾸며 주겠다는
뷔페측의 제안에 따라 우연찮게도
4년전 우리가 결혼식을 올렸던 그때그자리에서
강민이의 돌잔치를 하게 된 것이다
조금 일찍 서둘렀더라면 더 좋은 장소를 찾을 수 있었을텐데
일이 이렇게 될려고 그랬는지…^^
잔칫날에는 강민이도 아장아장 걸어다니며
손님들께 인사도 드릴 수 있을것 같다
걸음마에 재미를 두었는지 요즘 부쩍 설치고 다닌다 싶더니
날이 갈수록 혼자 걷는 거리가 길어진다
처음에는 서너걸음부터 시작하더니 이제는
안방에서 거실까지, 거실에서 주방까지
오리궁둥이를 하고는 뒤뚱뒤뚱!
한번은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강민이 혼자 베란다로 나가
아빠가 애지중지 키우던 난꽃을 똑! 똑!
따 버리는 사고를 친 일이 있어서
베란다 방충망이나 샷시문을 닫아 놓는 일이 많았는데
이젠 그문도 척척 열고는 베란다로 나가선 엄마,아빠 보란듯이
씨~익! 웃는다
현관문 열어둔 사이에 밖으로 나가 아파트 1층에서 2층사이 계단을
혼자 기어 올라가 엄마 가슴을 철썩 내려앉게 만드는가 하면
엘리베이터안 버튼을 누르면 빨갛게 숫자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게
신기한건지 재미있는지…엘리베이터만 타면
버튼 앞에서 꼼짝을 않으려 하고,
컴퓨터는 물론 TV 채널이랑 전원버튼도 맘대로 바꾸거나 끄고 켜고,
전화기만 보면 수화기를 들었다놨다,제 귀에 갔다대고는 "어!어!"
무심코 쥐어준 야쿠르트를 용케도 앞니로 비닐마개 부분에 구멍을 내선
홀짝 홀짝 마시는가 싶더니 아예 손가락으로 쑤셔 구멍을 내고는 제딴에는
좋다고 흔들어대다가 얼굴이며 방바닥에 쏟아진 야쿠르트 위에 핑거페인팅을
하다 마침내 드러누워 헤엄을 치는…못말리는 사고 뭉치 강민이
오늘은 오랜만에 외식을 하러간 갈비집에서 건너편에 앉아 있는
아이들 곁으로 왔다리갔다리 하더니 끝내는
상 모서리에 꽈당! 머리를 박아서 꿀밤만한 혹을 달고는
식당이 떠나갈듯 서럽게 울어 제끼는 바람에
신나게 먹어대던 갈비가 목에 걸린채 강민이 아빠의 눈치를 봐야만 했던 나
뱃속에 있을때가 젤루 편하고 그나마 꼼짝 않고 누워 있을 때가 편하다는
선배맘들의 말씀...이제서야 맘에 와닿는다
하지만 요롷게 이쁜 강민이가 없었다면
엄마,아빤 뭔 재미로 살았을꼬!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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