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길게 잘 하는 방법 2006-12-0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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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수학개념 쏙쏙 (2006.12.4)

수학을 배웠던 사람은 누구라도 지나온 시절에서 수학을 좋아했거나 잘 했던 잠깐의 ‘순간’을 가지고 있다. 너무 짧은 순간이어서 기억조차 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수학의 짜릿한 즐거움을 느낀 적이 한 두 번은 있었을 것이다. 잠깐의 한 순간이 아니라, 수학을 길게 아주 잘 하는 방법은 없을까?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의 학습 방법과 자세를 알아보자.

1. 수학이 점점 어려워진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한다

“3학년까지는 쉬워도 4학년부터는 얼마나 어려워지는 데!” “초등학교 수학이 수학이니? 중학교 가 봐. 장난 아냐.” 학년이 올라갈 수학이 어려워진다는 이런 말을 들으면 대부분 지레 겁을 먹게 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수학을 잘 했던 사람들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수학을 길게 잘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수학, 그거 별거 아냐. 기초만 잘 잡아 놓으면 갈수록 쉬워지는 게 바로 수학이지.”

어째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이 쉬워질 수 있단 말인가? 예를 들어, 1학년 아이가 3학년 형의 수학책을 들여다보았다. 자신은 겨우 덧셈 밖에 모르는 데 형의 책에는 이상한 기호도 들어있다. 형이 “7+7+7과 같이 같은 수를 계속 더하는 것을 7×3이라고 한단다”라고 했다.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 동생이라면 “곱셈도 별거 아니었네”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받아올림이 있는 덧셈을 이해하지 못한 아이라면 “엥? 뭐가 그렇게 복잡해?”라며 인상을 찌푸릴 것이다.

지금 배우고 있는 내용을 확실히 잘 이해한 사람에게는 다음 과정도 쉽지만, 한 가지라도 확실히 알지 못하고 대충 엉성하게 이해한 사람에게는 갈수록 첩첩산중이다. 따라서 기초가 중요하다. 수학이 기초가 중요하다는 말을 강조하는 것이, 갈수록 점점 어려워진다고 엄포를 주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기초가 중요하다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하면 된다. 그러나 갈수록 어렵다고만 하면 ‘누구나 다 어려워진다고들 하는데 난들 별 수 있겠나?’하는 생각에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수학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수학은 점점 쉬워진다”는 혼잣말로 마인드 컨트롤 하는 것이 좋다. 수학은 점점 쉬워진다. 정말이다.

2. 빨리 보다는 ‘정확히’ 풀도록 한다

계산을 빨리 하면 수학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다. 실수 없이 빨리빨리 잘 하려면 집중해야 한다. 그러나 사람이 컴퓨터도 아니니 집중력도 한계가 있기 마련! 마음이 급하면 똑같은 문제를 다시 풀어도 똑같은 실수를 하게 된다. 자기가 실수했다는 것을 나중에는 알게 된다. 하지만 이미 지나버린 일이다. 천천히 차분히 풀면 실수를 덜 할 텐데, 해치워 버리는 마음으로 내달리다가 실수를 하였으니 어찌 안타깝지 않을까.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꼼꼼히 정확하게 풀도록 하는 것이 수학을 잘 하는 지름길이다.

3. 자주하는 실수의 원인을 알아낸다

수학을 잘 하는 학생들은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알아내려고 한다. 문제를 틀린 원인을 알아야 개선할 방법이 보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푸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한 부모들 가운데 저학년 아이에게 오답 노트를 만들게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저학년 아이가 틀린 문제를 일일이 적는 것은 불필요하게 고단한 일이다. 물론 자신이 틀린 문제를 따로 노트에 적어 두는 게 꼭 필요한 아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렇게 하면 질린다. 오답 노트 쓰기가 귀찮으니까 수학문제 풀기 전에 내가 몇 개가 틀릴지 걱정부터 앞설 수 있다. 수학을 대할 때는 마음을 가볍고 상쾌하게 가져야 수학 공부가 즐겁고, 그래야 수학을 길게 잘 할 수 있다. 지나친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실수를 그냥 방치하면 자칫 실력으로 굳어질 수도 있다. 엄벙덤벙 실수가 잦은 아이라면 오답 노트에 풀이 과정을 적는 대신 ‘틀린 이유’만 적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계산 실수, 문제를 제대로 안 읽음, 답을 적다가 숫자를 잘 못 씀’ 등 몇 가지 항목을 정해서 그 중 어떤 것에 해당하는 지를 적는다. 그러면 자기가 실수를 하는 주된 ‘원인’을 파악할 수 있고, 단순 실수인지 개념 이해의 부족인지도 발견할 수 있다.

4. 공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확실히 이해한다

“원의 넓이 구하는 공식이 뭐였더라…. 지름 곱하기 지름 곱하기 3.14였나? 아닌가? 원의 둘레는 3.14에다가 반지름을 곱했었나 아님 지름이었나? 아휴, 그게 그거라서 헷갈려 죽겠네….”

영어 단어 외우기보다 수학 공식 외우기가 더 어려운 이유는, 공식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처럼 달달 외우려 한다면 오래 기억되지 않을 뿐더러 부호나 숫자가 뒤죽박죽이 되기 마련이다. 공식을 안 잊어버리고 확실히 잘 외우는 방법은, ‘공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다. 활동을 하면 공식을 이해하기 쉽고, 나중에 머릿속에서 재연하면서 공식을 유도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기억을 꺼낼 수 있다.

5. 전략 개발하기

전에 풀었던 문제 가운데 새로운 문제를 풀 때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수학에서 완전히 새로운 문제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전에 풀었던 문제와 어떻게든 관련이 있다. 이것을 알아가는 것이 체계적인 학습법이다. 그러나 수학을 체계적으로 학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그저 문제만 풀면, 몸이 고달프다. 이 방법 저 방법으로 하다가 어쩌다 정답이 나오면 그것에 만족해서 그냥 넘어간 뒤 다음에 비슷한 문제가 나오면 또 이것저것 해보고, 이런 식이라면 문제를 아무리 풀어도 ‘실력’으로 승화되지 않는다. 답을 내는 데만 급급해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체계적으로 최선의 전략을 찾아낼 수 있을까, 과거에 풀었던 방법 가운데 활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를 늘 생각하도록 하자.

 

강미선/<행복한 수학 초등학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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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erapina 2013-09-03 01:20 
승이짱 2011-05-20 03:12 

수학의 흥미를 떨어뜨리느 말을 삼가해야 겠네요

중학교가면 더 어려워진다는 말....

윤숙정 2010-10-04 18:59 
잘 담아갑니다.
최윤진 2010-06-16 12:34 
잘 담아갑니다.
성주희 2010-06-01 23:45 
잘 담아갑니다.
나 2009-06-19 22:29 
thank you
강미선 2007-07-19 13:27 
유순애님 글을 이제 봤습니다.ㅜ.ㅜ;;; 저도 반가와요~~~^^ 제 메일 주소는 [email protected] 입니다.
유순애 2007-03-11 17:23 
서로맘님 이메일 주소면 알려주세요. 중학교 동창을 만나서 너무 반가워요
영맘 2006-12-19 00:46 
도형이 약한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다른 것은 무척 잘하는데요. 유독 도형 쪽은 어려워합니다. 그렇다고 문제집을 어려워하는 것은 아니구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지요. 선생님의 책을 읽고는 가슴이 찡하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수학을 좋아하고 관심있는 장래 수학자가 되고 싶어하는 아들에게 길을 제시하기는 엄마가 너무 부족하지요. 선생님의 도형편 책을 기대할께요.
다현맘(김혜주) 2006-12-14 21:21 
세미나에 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왔습니다.4학년이라면서 카드 문제 자꾸 틀리는걸 어떻게 해야하면서 질문한 맘입니다.저도 개념이 있어야 하는건 동감합니다,숭실대 창의력 교실도 다녀보고가베도 해 보았는데 응용력이 덜어지는걸 보니 이많은 문제집 다풀수도 없고 어디서부터 수개념을 잡아주어야 하는지 열심히 선생님 책 보면서 연구중입니다.아직도 저도 잡히질 압ㅎ네요.제가 너무 수학을 어렵게만 생각하나봅니다.
irene 2006-12-13 22:50 
오늘 세미나에서 뵙고 가슴이 따뜻해져서 왔습니다. 어쩜 그리도 엄마들의 속을 환히 들여다 보시는... 다 제 이야기 같았습니다. 선생님의 책 두권을 사가지고 오면서 왠지 수학 공부가 저도 즐거워질듯 발걸음이 신이 났답니다. 감사한 마음에 이곳에 글을 남깁니다.
강미선 2006-12-11 16:44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지도 하실 때는 전체적인 내용을 알고 있어야 하니까요. 글고...제가 울 딸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하게끔 하고 지켜볼 뿐이에요...
소정엄마 2006-12-08 22:48 
초3도 그렇게해도 되는군요.친구는 유치원때 그렇게해서 저는 이미 늦은줄 알았거든요.선생님 초4 부터는 어렵다는데 제가 4,5,6교과서 미리사서 쭉 훑어보고 예를들어 지금은 분수기초만 나오잖아요 4학년이면 통분을 한다든가...이런식으로 점점 그 범위가 확장되어 나가는걸 엄마나 아빠가 예를들어 설명해 주면서 나간다면 자연스런 선행을 할수 있지 않을까요? 초3겨울에 미리 초4 전 단원을 풀고 이런식이 아니라 각단원을 배울때 그 개념을 이해하면 또 확장시켜 나가고....이럴것도 가능할까요? 수학 잘하는 엄마둔 서로가 부럽습니다
강미선 2006-12-07 19:25 
안녕하세요?^^ 친구분 방법이 참 좋네요...초등 아이들은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다 컸다고 생각해서 그런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은 데 직접 몸으로 체험한 것이 이해도 잘 되고 수학에 대한 느낌도 생생하게 되지요. 좀 수고로우시겠지만, 아이와 함께 친구분이 한 방법처럼 해 보세요. 백마디 설명보다 한번 직접 움직여 보는 것이 최고입니다. 저도 아이가 어렸을 때 끈을 들고 아파트 현관에서 집 현관까지 거리재는 놀이하고 그랬어요.^^;;;
소정엄마 2006-12-06 23:53 
아이의 수학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엄마입니다.학교 도서관 선생님이 강미선님의 책을 권해주셔서 일다보니 쑥쑥에 계신? 분같아 들어와보니 맞군요. 강연회도 가고 싶었으나 시간이 안되어 못갔어요.선생님 저는 아이가 이제 4학년이 되는데 정말 수학을 재미있어하고 잘했으면 좋겠어요. 학원에 보내기전에 그러니가 무조건 시키지전에 분명 제가 해줄수있는 아니 해주어야 할 부분이 있는것같아 그게 뭘까 생각하고 이리저리 알아보고 혼자 늘 고민하고.....있습니다.제 친구는 1미터짜리 실을 들고 나가 아파트 마당에서 같이 재어보고 일미터가 어느정도인지 그럼 백미터는 어느정도인지 감잡아보게하고 차를 타고갈때도 시곡이 뭔지 느낌으로 눈으로 확인시키는등의 노력으로 아이가 자기 스스로 수학의 지존임을 깨닫게 해 주었다는데 게으른 저는 그리 하지못하였네요 초3..저도 그리 접근해 주어야할까요. 여아입니다.쌤의 따뜻하고 냉철한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