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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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란님...미리내입니다.
제가 말했었죠? 제가 김형란님 글 읽고 언제나 감동한다고...
오늘도 역시...하며 고개를 끄덕여 봅니다.
백남준..그 할아버지도 참 멋있네요.
얼마전에 대학교때 써클 친구들끼리 만든 홈피에서
아이의 영어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거의 이구동성으로 저한테 너무 그렇게 키우지마라...하더군요.
(근데 그 친구들이 대부분 남자들인 거예요.
여자 친구들이었다면 공감대가 좀 있었을까....)
전에 딸기맘님이 게시판에서 한 번 한탄(?)하신 적 있듯이
저도 기운 쑥 빠지데요.
제 친구들이 제가 집에서 어떻게 영어에 서서히 젖어가고 있는가를
본다면...
그래도 조기교육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고수할까...
그 친구들이 자기들은 진급을 위해 기를 쓰고 영어공부를 해야 하지만
아이 영어교육 시키는데 니가 왜 열나게 영어공부하냐? 하고 묻길래
그 게시판에 제가 이렇게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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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어를 공부하는 이유는....
영어의 바다에 빠뜨려라! 하고 하광호 교수가 말했지?
근데 나는 영어의 바다가 무섭단 말이야...
그리고 우리 아이는 저 바다를 용감하게 헤엄쳐 건너가게 하고 싶단 말이야...
우리 아이가 날 닮아 바다를 무서워하고 들어가기 싫어하면 어쩌나...
들어가서 꼬로록 가라앉으면 어떻게 하나...걱정되거든.
그래서 내가 바닷가에 앉아서 모래 장난도 하고 발도 담그고 하면서 우리 아이를 꼬시는 거지...
지우야,여기 재밌다. 엄마랑 같이 놀자.
그러면서 발을 조금씩 담그는 중이걸랑...
여기서 이렇게 발담그고 노는 것도 재미있지만 저 바다 속에 들어가면 더 재밌는게 많을 것 같지 않니?
물고기도 많고 고래를 볼 수 있을지도 몰라...들어가 볼까?
요즘 이러는 단계거든....
그런데 자 이제 엄마는 바빠서 이만 (아니 실은 바다가 무서워서 이만...) 하며 너 혼자 들어가봐. 들어가서 저 쪽으로 헤엄쳐와라~잉 하며 혼자 내빼기가 좀 그렇잖아.
그리구 바닷가에 앉아 놀다보니까 나도 점점 바다를 좋아하게 되어서
우리 같이 헤엄쳐 가보자!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같이 수영연습을 하고 있다 이말이지.
물론 내가 말하는 영어는 너희들이 직장 생활에 필요한 토익공부 같은 게 아니지...
그야말로 언어로서의 도구적 영어를 말하는 거야.
함께 영어동화책 읽고 비디오 보고 영어로 된 씨디롬 게임도 즐기고....
그렇다고 해서 모두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
바닷가에 갈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도 있을 테니....
요즘 영어공부에 온 나라가 들떠있는게 사실이고 찬,반론이 분분하니까
단지 해야한다고 느꼈으면 재미있게 접근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찾아봐야지...그러면 길이 있더라는 거야.l
지우 6살 때 내가 외식하러 갔다가 지우에게 영어로 말을 했더니
지우가 고개를 숙이면서 나에게 작은 소리로 말하는 거야.
엄마...영어는 집에서만 해야지....
그래서 잠시 충격을 받고 진정한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영어를 맛보게 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책 읽고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건 잘하지만 실제 언어의 기본 목적인 정보 전달은 환경이 많이 부족한 거지.
말 나온 김에 일화 하나.....
얼마전엔 지우가 어느 집에 놀러 갔다가 뉴질랜드에서 온 파란 눈 아저씨를 만났어. 그집 애 아빠야.
지우로서는 외국인을 처음 가까이서 본 거지.
나중에 놀다 온 지우한테 물어봤지.
그동안 엄마랑 연습한 영어를 좀 써봤나 싶어서...
지우야, 아저씨가 너한테 뭐라 하시데?
하우 아 유? 하데...
그래서 너는? 화인,땡큐.했지.
그랬더니?
유 이즈 굿 걸. 하데....
하지만 처음으로 외국인과의 의사 소통에 성공해서인지
다음에 아저씨를 보면 Where are you from? 이라고 물어봐야지...하더라.
난 그런 자세로 만족한다.
내가 집에서 영어로 이야기하면
엄마는 왜 맨날 그 말만 영어로 해요? 다른 말도 좀 해보세요....
(당연하지, 영어가 짧으니까)
그러면 난 충격받고 다른 말을 생각해서 또 써먹고...
내가 오늘은 말이 좀 많았네.
요즘 내 관심사가 이거 였거든.
그래서 주절 주절 떠들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모든 면에서 엄마의 영향이 가장 크더라는 것...그것이 요즘 내가 살아가는 방향이다.
영어라는 예를 든 것 뿐이지 모든 면에서 엄마가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며 바르게 사는 것을 보여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 추신: 아빠 역할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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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그저 김형란님 글에 답글 달고 싶어서
퍼 와봤어요.
그 때 저도 바다를 떠올렸거든요.
"매일 바다에 나가 논다는 것"
저도 언제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 [일반][RE]저도 아이와 함께 매일 바다에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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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미리내 등록일 2001-09-03 15:18 조회수 1,1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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