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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RE]영어가 엉망인 백남준에게서 그 답을 얻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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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형란 등록일 2001-09-02 10:38 조회수 1,7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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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사는 아이 엄마로서 장군맘님의 마음 100% 이해됩니다.
저도 영어때문에 '한' 맺힌 사람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아이의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지만
그러는 한편,
늘 내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가 자문해보고, 브레이크를 자주 겁니다.
부모의 '한'을 아이에게 이입시키는 일은
부모와 아이 사이에
메꿔질 수 없는 깊은 도랑을
부모 스스로 파는 격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장군이가 9개월이라니 갈 길이 멀고도 멀지요.
저는 늘
'영어란 무엇인가?'
'왜 아이가 영어를 배우기를 바라는가?'
'내가 아이의 영어 공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 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깊이 고찰해 봅니다.
저는 이 질문들에 대해
'영어란, 있으면 상당히 편리한'도구'이다'
'아이가 '코스모폴리탄'으로서 성장해 가기를 바라며
더 많은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길 바란다'
'아이가 영어에 대한 '두려움'과 그보다 더 나쁜 '지겨움'을 갖지않도록
영어와 함께하는 " 아이의 기쁨"을 나의 노력의 근간으로 삼는다'
라는 답들을 정리해두고 있습니다.
영어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은
아시는 바와 같이
절대 그렇지 않음이 이미 드러났습니다.
영어 하나 잘 한다는 이유로
특별 선발을 통해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이
정작 전공 과목이나 다른 과목에 대한 수학능력이 턱없이 부족하여
중도 포기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하지요.
님께서 걱정하신대로
영어 교육이
아이가 느끼고 경험해야 할 수 많은 것들을 좀먹는 일은
아이의 영어 교육을 생각하는 부모로서 크게 경계해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과는 다른, 차별적인 '힘'이 아닐까 합니다.
'영어'와 남들에게는 없는 이 '힘',
이 둘 중에 반드시 하나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저는 과감히 영어를 놓겠습니다.
어느 날, 세기적 예술가 백남준이 인터뷰를 하였답니다.
백남준의 영어는 그야말로 개차반이라고 들었습니다.
계속해서
"What?" , " Pardon?"을 되풀이 하는 기자에게
백남준은 소리를 빽 질렀답니다.
"니가 내 말을 알아듣던지 해야지, 내가 너에게 내말을 이해시키려는 노력까지 할 이유는 없어"
오만방자하다고 할 정도의 '자신감'이지요.
영어를 아주 잘 하는 사람이라면 기자가 아주 쉽게 인터뷰 할 수 있겠지만,
영어만 잘 하는 사람에게 미국 기자가 인터뷰 하고 싶은 경우는 아마도 없을 겁니다.
영어만 잘하는 사람보다는
영어도 잘하는 엔지니어,
사람 심리에 대한 이해와 통역할 업무에 대한 이해가 깊은 통역사,
영어권 기자와 능숙한 영어로 우승 인터뷰하는 골퍼,
아이의 눈높이 언어와 감성으로
영어 동화를 풀어내는 동화 전문 번역가,
이런 사람들이 되어도 좋겠고
영어는 한마디도 못하지만 그 누구도 그의 영어를 거론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
이 되어도 좋고,
영어가 아니라도
세상을 느끼고 살아가는 또 다른 코드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세상을 거침없이 살 수 있는 사람이 되어도 좋을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전투적으로 나가면 쉽게 지칠까 염려되어
저는 기준치도 낮게 잡고
느릿느릿 가고 있어요.
( 사실 전투적이 될 실력도 못되거든요)
그저 늘~ 일상적으로 영어의 바다에 나가서 놀다 오는 거지요.
영어 '공부'는 아이가 학교 들어가면
원하지 않아도 지겹도록 해야 될 터이니
엄마가 할일은
아이에게 '영어와 함께 느끼는 기쁨'을 안내하고,공유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있어요.
엄마 자신이 세계적 음악가였던 것은 아니었지만
정명훈, 정명화, 정경화를 키워낸 그 엄마 처럼
우리도 우리의 아이들을 그렇게 키울 수 있지요.
이보영 씨가 그랬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늘 엄마나 이모등 가족들과 영어로 놀고 영어 만화도 보았지만
가족중에 아무도
'너, 영어 못하면 이다음에 큰일 나.' 영어 잘해야 돼'
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아이가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않게 하는 것'
저는 이것이 유아 영어 교육의 1차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군맘님,
님께서 이미
유아 영어 교육에 대한 관심과 그 성과에 있어서
한국 엄마들의 평균치를 상회하는 분이실거라고 믿어집니다.
(아직도 '쑥쑥'을 모르는 엄마들 엄~ 청 많아요)
조금은 마음을 편하게 가지시고
늘~ 영어 동화 읽어 주시고, 노래도 불러 주시고,
힘에 부치시면 교재나 문화센터 등도 이용해 보시고 하시다 보면
님을 훌쩍 뛰어넘는 영어 감각을 가진 장군이에게 깜짝 놀라실 날이 올겁니다.
저는 아이들과 비디오등을 보다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저는 리스닝이 상당히 안 좋은 것이 영어에 대한 '한 '중의 '한'인데,
아이들이 저보다 더 리스닝이 좋다는 사실에 많이 놀랍니다.
이것이 바로 아이에게 일찍 영어를 접해주는 것이 좋은 이유 중
가장 으뜸이 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은 들리는 대로 그대로 흡수하고
아무도 시키는 사람 없는데
스스로 반복을 거듭합니다.
저는 알고 있는 단어도 못알아 듣는 단어가 많은데(어떤 때는 빌 클린턴도 못알아 들을때가 있지요),
아이들은 신통하게도 아는 단어를 못 알아 듣는 경우는 없더군요.
세서미 스트리트등을 볼 때
'뭐라고 한거지?'하는 제 옆에서 아이가 그 단어를 따라 반복하는 걸 듣고야
'아~ 그거였구나'
할 때가 많아요.
이것이 저에게 얼마나 큰 '희망'을 주는지......
제가 가르친 것만, 딱 저만큼만 아이의 영어 공부가 진전된다면
그 얼마나 암울한 일이겠어요.
하지만 수영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수영을 전혀 못하는 엄마라도
아이들을 매일 '영어의 바다'에 데리고 나가 놀면
아이는 발도 담가 보고, 파도 타기도 해보고,
가끔은 짠물도 마셔보고 하면서
언젠가는 멋지게 혼자 수영을 즐길 날이 온다고 믿어요.
저는 물이 무서워 돈들여 강습 받고서도 수영을 제대로 못하는데
제주도가 고향이신 친정 어머니는 '물개' 할머니지요.
수영을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저 매일 바다에 나가 놀다 보니 바다와 친하게 노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 것이지요.
'매일 바다에 나가 놀았다는 것'
이것이 우리 아이들의 영어 교육에 '희망'과 '힌트'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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