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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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승호아빠님....
저도 방금 점심식사를 하고 커피 한잔을 준비해서 책상에 앉았습니다.
정말 금요일 오후는 느긋한 마음이 들죠.
저도 오후에 해야 할 일을 보니 스케쥴이 헐렁 헐렁....
이럴때 전 쑥쑥을 차고 앉습니다.
아니면 오늘 저녁에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볼까...구상합니다.
제가 영어가 짧으니까 이렇게 의도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저녁내내 아이랑 우리말로 입씨름 하다가 잘 시간 되면
Good night. Sweet dreams. 한마디로 오늘 영어 땡~ 이 될 때가 많거든요.
승호아빠님 글을 보니
우선 아빠가 이끌어주는 영어는 아이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쑥쑥 쌓일까...
그 결과가 너무 궁금해 집니다.
거의 대부분의 가정에서 엄마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어떤 집은 아빠들이 같이 영어로 말을 해 주는 집도 있고...
어떤 집에선 아빠는 기가 죽어 한 마디도 안해주면서 그래도 엄마의 주도적인 역할을 격려해주는 아빠도 계시고...
어떤 집에선 엄마들이 아직도 반대하는 아빠들의 눈치를 피해가며 영어동화책을 사다 나르기도 하지요.
그래서...승호네 집은 어떤지가 궁금합니다.
승호엄마의 역할은 어떤가요?
두분이 같이 참여하시면 정말 효과가 높을 것 같아서요.
엄마가 영어를 하면
좋은점은 아이랑 함께 하는 시간이 많으니 지속적으로 영어를 접하게 해 줄 수 있다는 것과
아이와의 친밀도가 높다는 거지요.
하지만 그 점이 동시에 단점이 될 수도 있겠더라구요.
아이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고 가장 좋아하는 엄마가
알아듣지 못하는 영어로 말할 때 견디지 못하는 아이가 생길 수도 있어요.
그것을 잘 풀어나가는 것이 엄마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역할과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항상 주장하는 것은 사이좋게.....랍니다.
영어 때문에 엄마와 아이의 사이가 나빠진다면 그것은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못한 결과를 초래하니까요.
아빠가 영어 전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효과가 빠른 시간에 나타나지 않는 다는 것이 단점이 될 수 있고
아이가 아빠와 침밀함이 덜한 경우에는 아이가 낯설어하며 잘 안받아 들일 수도 있구요.
(저희집 같은 경우에는 남편은 영어 한 마디도 안 합니다. 아이들이 웃을까봐 못 하겠다네요...
영어 동화책 읽어 주라면 국어책 읽듯이 읽어주며 진땀 흘립니다.
대신에 운동이나 바둑 등은 전적으로 아빠 몫인 걸 이미 파악하고 있는 아이들이
엄마는 바둑알도 못 만지게 합니다. )
하지만 아빠가 한 마디 던지는 것은 아이들에게 꽤 무게감있게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장단점을 엄마와 아빠가 현명하게 나누어 역할을 수행하면 정말 환상적인 콤비가 되겠죠?
물론 완벽한 이중 언어를 위해서는 부모 각각이 서로 다른 언어를 철저하게 쓰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연구 결과도 봤습니다만
우리는 그런 환경이 아니니까요....
(승호 아빠님께서도 아마 그러실 것 같네요.
화장실 물 내려라...를 책을 찾으셨다고 하시니.... ^_^
아참, 그리고 어떤 책을 찾아 보셨는지는 모르겠고 저도 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집에서 변기의 물을 내릴때는 Flush the toilet. 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집에 있는 사물들은 한정된 것이니까요...)
승호아빠님의 글은 너무나 생생한 상황을 보여 주시니 재미있고
아마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번엔 엄마의 역할도 들을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에
글 올려 봅니다.
승호아빠님의 글입니다.
> 점심 식사들 하셨나요? 전 방금 식사하고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다.
> 내일이 쉬는 토요일이라 훨씬 기대되는 금요일 오후입니다.
>
> 그제 밤에 승호가 "아빠.. 응아 마려워요!" 하고 화장실로 뛰어 갑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아이들이 화장실 갈 때 꼭 선생님께 위와 같이 말하고 가라고 가르친다네요. 그래서인지 승호는 집에서도 꼭 이야기합니다. 응아 또는 쉬 마렵다고요.
>
> '옳다구나!'
>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 탁자 위에 놓여있던 새로 산 책을 뒤적이며 화장실 편을 찾았습니다.
> 음.. 그래 '화장실 물을 내려라'는 이렇게 말하는 거구나.
>
> "다 했어요"
> 승호가 화장실 앞에서 엉덩이를 쳐들고 엎드려 있습니다. 뭐, 다들 아시다시피 아이들은 속이 굉장히 좋지 않는 한 닦을 것도 없습니다. 슬쩍 닦고 나서 휴지를 변기에 버리고는 의기양양하게 이야기했습니다.
>
> "You have to flush a toilet!"
> 승호 눈이 똥그래집니다.
> "아빠.. 뭐?"
> 이렇게 물으며 난처한 표정을 짓는 승호 얼굴을 보니 웃깁니다. 하지만 전 웃음을 참으며 다시 한 번 이야기합니다. 이번에는 변기의 handle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이지요.
> "You have to flush a toilet!"
> 아! 그러나 승호는 여전히 어찌할 줄을 모르고 눈만 껌벅이고 있습니다. 저렇게 둔해서야 어찌 내 아들이라 할 수 있나? 혹시나 엄마를? (^_^)
> 저는 절규하는 심정으로 다시 한 번 손가락으로 손잡이를 가리키며
> "You have to flush a toilet!" 하고 외칩니다.
>
> 어찌되었겠습니까? 가만히 있던 승호는 정말 조용히 변기 앞으로 가더니 쓱 물을 내려버립니다. 제 외침과는 상관없었겠지요? 늘 하던 일이니까요.
> 하지만, 전 기뻤습니다. 그래서, 소리 쳤습니다.
>
> "Good, Good, Very Good!"
> 하고 승호가 기억하는 몇 안되는 영어 표현(어린이집에서 배운 것으로 손동작이 따로 있더군요)을 사용했더니 승호도 웃으며 따라합니다. 예의 그 손동작과 함께 말이지요.
>
> "Good, Good, Very Good!"
>
> 승호 아빠
>
> 참고) 영영사전 속의 flush : When someone flushes a toilet after using it, they fill the toilet bowl with water in order to clean it, usually by pressing a handle or pulling a chain. 그 밖에 뜻이 엄청 많아요.. 궁금하신 분들 직접 찾아보세요.
>
| [36개월 이후][RE]재미있어요...근데,엄마의 역할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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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미리내 등록일 2001-09-14 13:09 조회수 1,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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