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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월 이후]아들과 함께 영어를 2

글쓴이 승호아빠

등록일 2001-09-14 12:28

조회수 2,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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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들 하셨나요? 전 방금 식사하고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다.
내일이 쉬는 토요일이라 훨씬 기대되는 금요일 오후입니다.

그제 밤에 승호가 "아빠.. 응아 마려워요!" 하고 화장실로 뛰어 갑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아이들이 화장실 갈 때 꼭 선생님께 위와 같이 말하고 가라고 가르친다네요. 그래서인지 승호는 집에서도 꼭 이야기합니다. 응아 또는 쉬 마렵다고요.

'옳다구나!'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탁자 위에 놓여있던 새로 산 책을 뒤적이며 화장실 편을 찾았습니다.
음.. 그래 '화장실 물을 내려라'는 이렇게 말하는 거구나.

"다 했어요"
승호가 화장실 앞에서 엉덩이를 쳐들고 엎드려 있습니다. 뭐, 다들 아시다시피 아이들은 속이 굉장히 좋지 않는 한 닦을 것도 없습니다. 슬쩍 닦고 나서 휴지를 변기에 버리고는 의기양양하게 이야기했습니다.

"You have to flush the toilet!"
승호 눈이 똥그래집니다.
"아빠.. 뭐?"
이렇게 물으며 난처한 표정을 짓는 승호 얼굴을 보니 웃깁니다. 하지만 전 웃음을 참으며 다시 한 번 이야기합니다. 이번에는 변기의 handle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말이지요.
"You have to flush the toilet!"
아! 그러나 승호는 여전히 어찌할 줄을 모르고 눈만 껌벅이고 있습니다. 저렇게 둔해서야 어찌 내 아들이라 할 수 있나? 혹시나 엄마를? (^_^)
저는 절규하는 심정으로 다시 한 번 손가락으로 손잡이를 가리키며
"You have to flush the toilet!" 하고 외칩니다.

어찌되었겠습니까? 가만히 있던 승호는 정말 조용히 변기 앞으로 가더니 쓱 물을 내려버립니다. 제 외침과는 상관없었겠지요? 늘 하던 일이니까요.
하지만, 전 기뻤습니다. 그래서, 소리 쳤습니다.

"Good, Good, Very Good!"
하고 승호가 기억하는 몇 안되는 영어 표현(어린이집에서 배운 것으로 손동작이 따로 있더군요)을 사용했더니 승호도 웃으며 따라합니다. 예의 그 손동작과 함께 말이지요.

"Good, Good, Very Good!"

승호 아빠

참고) 영영사전 속의 flush : When someone flushes a toilet after using it, they fill the toilet bowl with water in order to clean it, usually by pressing a handle or pulling a chain. 그 밖에 뜻이 엄청 많아요.. 궁금하신 분들 직접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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