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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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활동중인 모든 외국인 영어교사들을 싸잡아 매도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다 할 수 있는 2년 넘는 시간동안 제가 겪어본
여러 명의 외국인 교사들을 돌이켜봤을 때, 저는 상당히 많이 회의적입니다.
앞서 글 올려주신 분의 80:20론. 정말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준비하고 노력하지 않고서는 외국인 교사와의 수업은
득보다 실(가장 우선적으로 money)이 많을 확률이 높습니다.
제가 겪은 외국인 교사들 얘기 들려드릴까요?
먼저 대학교내 어학당에서 제가 영어를 배울 때 알게 된 교사들로
지금껏 교류하고 있는 몇몇은 학력 및 실력이 어느 정도 보장된
사람들로 저마다의 다른 목표를 가지고 대개는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제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요.
어린이학원으로 내려가면 장담 못할 많은 외국인들이 영어교사라는
이름으로 범람하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일했던 학원은 그나마 국내 최고를 자처하는 모회사에서 운영하는
(사실 직영점이 아닌 프랜차이즈였기에 '운영'은 틀린 말이네요.)
학원에선 취학전 아동들부터 초교, 중고등, 그리고 성인 회화반까지
갖추고 있었는데 10여 명의 외국인 교사들 가운데 제가 봤을 때
칭찬하고 싶은 사람들은 몇 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자신의 모국어라고 해도 외국인 아이들에게 전달할 때는
수고와 노력이 필요한 법인데도 제대로 수업 준비를 하는 교사들은
많지 않았습니다. 준비는 고사하고 그날 나갈 진도라도 한번쯤은
훑어보고 교실에 들어가야 할텐데 수업중에 벌컥벌컥 옆교실 문을
열고 들어와 한국인인 저에게 철자나 시제를 묻지를 않나,
시간 내내 게임만 하질 않나, 색칠하기만 시키질 않나,
큰 학생들의 경우엔 작문 시키고 앉아 있기 일쑤입니다.
노골적으로 말해 '놀러 온'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자기나라 말로 그냥 몇 시간 떠들면 쉽게 돈이 벌린다는데
얼마나 가뿐한 마음으로 한국행 비행기를 탔을까요.
실제로도 이미 한국에 나와 있는 외국인들이 친구들에게 권해
줄줄이 한국으로 불러들여 '집단'을 형성하는 모습을 적지 않은
학원에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개중 훌륭한 사람들도 있긴 했습니다. 공강시간에 책상앞에 앉아
수업준비를 꼼꼼히 하는 외국인(그런데 자기네들 사이에선 왕따인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대학원 진학을 위해 공부를 하는 외국인(이런 경우엔 다양한 분야에
걸쳐 박식하며 따라서 수업 내용도 보다 알찹니다.),
한국에서의 새로운 생활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력을 준비하는 외국인,
우리말에 심지어 한자까지 열심히 공부하는 외국인,
사명감을 가지고 온 전직 초교 교사 부부도 있었습니다.
아, 이건 아주 조심스런 발언인데, 현재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수많은 영어학원들, 특히 개인학원의 경우 교사의 질은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대학 졸업증명서도 가짜인 경우가 없지
않고요. (종종 뉴스를 통해 보도되고 있지요.)
얼마전에 제가 아는 분이 크게 영어학원을 내시면서 제게 외국인 교사
소개를 문의하셨는데, 정말이지 다른 배경은 거의 보지도 않으시고
그저 영어를 쓰는 외국인이면 다 된다는 식이셔서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대형 유명 학원들도 직영점에 비해 프랜차이즈는 외국인 교사 선발이
원장의 재량에 맡겨지므로 학력이나 신원, 실력, 이런 것 꼼꼼히 잘
따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개로 그냥 불러들이곤 하지요.
물론 사명감, 새로운 경험 등의 목표를 가지고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도
없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고국에서 별볼일 없이 지내다가 여기 와서
선생님 대접을 받으며 팔자 고친 이도 없지 않다고, 감히 말해봅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에 만나면 저희들끼리 주말에 술 마시고 논 얘기들
많이 오갑니다. 특히 남자 교사들의 경우 여자 얘기 빠지지 않지요.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행운이지만, 그럴 확률이
그닥 높지 않다는 데 우리의 딜레마가 있는 거겠지요.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들을 비난만 할 것은 아니라고요.
힘 있는 자, 가진 자가 누리는 여유와 권리라는 - 결국 힘의 논리로
돌아가는군요.
만일 우리말이 어느 나라에선가 절실히 필요해서 그 나라의 엄마들과
아이들이 한국어 못배워 안달을 하고 있다면, 음...
우선 저부터도 그리고 달려갈지 모를 일이지요.
| [일반][RE] 그들의 인간성, 성실성, 실력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 있습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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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깐돌엄마 등록일 2001-09-19 14:37 조회수 1,1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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