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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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두째 아이가 승호랑 비슷한 나이네요.
승호는 3월 4일이 생일이라 취학 연령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승호 엄마랑 함께 고민하고 있는 처지입니다. 아직 결정은 못했습니다.
저도 이제 막 승호 영어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뭐라 도움을 드릴 만한 처지가 못됩니다. 다만, 주어진 환경에서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전 승호가 완벽한 이중언어 구사자가 되었으면과 같은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며 그저 승호가 외국어에 대한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재미있게 외국어를 배워나갈 수 있는 자세를 갖도록 도와주려는 것입니다. 그 후는 승호의 몫이지요.
승호가 관심만 보인다면 영어 외의 다른 외국어들도 구사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합니다. 제가 어린왕자를 불어로 읽고 싶고, 죄와 벌을 러시아어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승호아빠
thounme님의 글입니다.
> 저희 아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7살, 95년 1월생), 6살(96년 12월생) 이구요 저 역시 영어를 처음 접해준 것은 9월경부터입니다.
> 승호와 제 둘째와 엇비슷한 나이인거 같아 관심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우선 반갑고요, 앞으로도 계속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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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벌이를 하다 보니 마음먹은 만큼 아이 얼굴 마주 볼 시간이 없네요. 게다가 둘째는 아직 한글을 못 떼어서 얼마 있으면 학교에 가야 하는데 영어에만 신경을 써줄 형편이 아니라 더더욱 그렇습니다. 남편은 아이들 교육에 대해선 아직도 때가 되면 다 한다~고 제게만 맡겨둔 상태이고, 혼자 직장일, 집안일, 아이들 숙제, 공부, 게다가 영어까지 접해 주려니 무척 힘이 듭니다. 아이 아빠는 직장이 멀어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에도 저보다 2시간이나 늦게 집에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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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세대에는 한글이나 수학은 아무도 안 가르쳐 주고 학교에 들어가서 배우곤 했는데(386세대)... 무슨 법이라도 만들어 다들 그렇게 했으면 싶은 심정이 들 지경입니다. 오히려 한글이나 수학보다는 어리면 어릴수록 더욱 효과적인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더 나을텐데... 맞춤법도 확실히 모르고 어깨너머로 지 혼자 한글 깨치고 숫자 헤아리고 학교에 입학해서 지금껏 고생하고 있는 딸아이를 보면... 엄마의 소신만으로 둘째의 한글교육까지 미루고 있을 수만은 없기에...
> 받아쓰기 시험의 수준이 저희 세대 3학년 정도의 수준과 맞먹는거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한글을 전혀 배우지 않고 입학한 딸아이는 최저 점수 10점에서 부터 최고 점수 70점까지 화려한 답안지를 받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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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 영어 게시판에 왠 한글 이아기???? 흠흠... 어쨌든 마음만큼 시간도 없고, 영어도 짧고... 하루에 한두권 영어 동화책 읽어주고, 비디오 보여주고 하는게 전부입니다. 이렇게라도 하는게 안하는거 보단 낫겠지... 하는 심정으로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조금씩인지... 9월에 시작한 영어 동화책은 Browon Bear...와 We're Going on a Bear Hunt, 요렇게 달랑 두권이 전부입니다. Papa Please get the moon...은 넘 어려운거 같아 두번 읽어주고 말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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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마 성과라면... 첨엔 영어 동화책을 거부하고 싫어하던 아이들이 이젠 별 거부감 없이 듣는다는거... 그리고 가끔 "What's 오리 in English?"라고 물으면 "Yellow Duck"이라고 동화책에 나오는 색깔까지 그대로 외워서 대답을 한다는거... 참 승호처럼 "What do you see?"라고 물으면 "I see a 마미"라고 어디서 마미는 줏어들었는지 앞에 쓰면 안되는 관사까지 붙여서 동화책을 기억해 대답합니다. 물론... 매일 묻지도 못하고 지금껏 두어번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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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한달에 3권만 읽어줘도 1년이면 36권 아닙니까? 책과 비디오와 간혹 텔레비젼이나 유치원에서 줏어듣는 영어 표현이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빈도수가 어느정도 되면 완전한 자기 것이 되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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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참, 전 아이들 태어나서부터 어디 외출할때 버릇처럼 Let's go, Here we go라고 말했었는데... 오늘 아침 제가 모처럼 영어로 Put your socks on이라고 하니까 엄마 영어하지마 하더니 집을 나서며 지가 Here we go그럽니다. 그래서 그것도 영어야~라고 하니까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정말 Here we go가 영어냐고 자기는 한국말인줄 알았다고 놀라면서 몇번씩 확인합니다. 어렸을때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영어의 다른 표현들도 들려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하기야 실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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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건... 승호아빠님, 앞으로도 게시판에서 자주 뵙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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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호아빠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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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란님이 올리신 스케이트 평가에서 꼴찌한 아이(한바퀴 도는 속도만을 평가 기준으로 볼때 꼴찌 한거죠)에 대한 글은 정말 감동을 주더군요. 제가 부모로서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과연 아이를 다그치지 않고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大器晩成이 영어로 'the late bloomer' 라는 것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부럽네요. 전 스케이트 못 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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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 올리고 나서 오후에 있는 예비군 훈련 받으러 가야 합니다. 군대를 늦게 가는 바람에 아직도 예비군입니다. 옛 이야기 한 마디만 할까요? 저 탤런트 이정재랑 같은 훈련소에서 훈련 받은 마지막 방위입니다. 그때 한창 '모래시계'가 방영되던 때였는데 그 때 교관들이 이정재 보고 '넌 말 못하냐? 왜 그렇게 대사가 없냐?' 하고 묻던 기억이 납니다. 멀쩡이 가다가 처마에 부딪쳐 잘생긴 이마에 상처 났던 모습도 생각납니다. 교관들이 대표로 뽑은 관계로 앞에서 '차려, 열중쉬어' 목이 터져라 외치던 모습도 생각납니다. 잘 다듬어져 있던 상반신도 생각나구요. 그때 생각하면 지금 이정재 참 많이 컸습니다. 이제 이 한마디로 그와의 추억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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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 know him, but he may not know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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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발 자전거 타면서 하는 영어 공부 이야기 마무리 짓겠습니다.
> > 승호가 먼저 말문을 터서 시작된 "It's a Leganza" 표현 놀이는 수십 대의 차를 가지고 계속되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하다보면 지겹잖아요.. 그때 天佑神助랄까? 돌같이 굳어 버린 제 머리 속에서 이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 >
> > "What's this? What's this? What's this? What's this?
> > It's a hat. It's a hat. It's a hat, hat, hat"
> >
> > 음, 트로트 버전의 제 노래를 직접 못 들려 드려서 안타깝군요. 근데, 이 노래 다 아시죠? 아주 간단한 멜로디의 노래입니다. 이것을 어디서 들었더라? 잘 기억 안납니다. 빙뱅붐에서 들었던 것도 같고, 무슨 영어 동요 테이프에서 들은 것도 같고.. 하여간 저도 알 정도니까 여기 오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요.
> >
> > 자.. 놀이는 적용 대상을 바꾸어가며 반복적으로 계속되었지요.
> >
> > "What's this? What's this? What's this? What's this?
> > It's Avante. It's Avante. It's Avante, Avante, Avante" 이건 제가 부르는 노래고
> >
> > "What's this? What's this? What's this? What's this?
> > It's a Avante. It's a Avante. It's a Avante, Avante, Avante" 이건 승호가 부르는 노래입니다. 차이를 아시겠지요? 일단 넘어갑니다.
> >
> > 승호와 함께 신나게 노래부르며 가는데 앞에서 사람들이 다가 옵니다. 순간 제 목소리는 개미 목소리가 되더니 슬그머니 목구멍 안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승호도 마찬가지구요. 아무래도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영어 노래 부를 배짱은 아직 없나 봅니다(영어 공부에 대한 제 줏대가 아직 형성 안되어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
> >
> > 보도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보도를 갈아 엎었는지 돌들이 그득합니다. 승호는 거기서 자전거를 탑니다. 우들우들한데서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타면서 '이 돌들은 다 어디서 왔냐, 돌이 쫙 깔린 주차장도 있느냐'는 등 질문을 해댑니다. 또 기회입니다.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야 합니다.
> >
> > 돌을 하나 집어들고 물었습니다.
> > "What's this?"
> > 승호가 조금 뜸을 들이더니 대답합니다. 큰 소리로요.
> > "It's a 돌!"
> > 돌 발음도 우리말의 돌 발음이 아니었습니다. 좀 굴린 발음이었습니다. 마치 영어의 doll(인형)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순간 웃음이 나왔지만 이럴 때 웃는 것은 별로 좋을 것 같지 않아 웃음을 참고는 돌이 영어로 무언지 가르쳐 주었습니다.
> > "It's a stone."
> >
> > 그럼, 뭐 합니까? 집에 갈 때 다시 돌이 뭐냐고 물었더니 눈만 멀뚱멀뚱 합니다.
> > 아들과 함께 하는 영어 공부,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참으로 힘겨운 여정입니다.
> >
> > 승호 아빠 : [email protected]
> > (승호는 97년 3월생 남자아이로 01년 9월초부터 집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 >
> > 참고) 혹시 마티즈나 아토즈 그리고 갤로퍼나 무쏘 같은 차들이 왜 뒤창에 와이퍼를 다는지 알고 계십니까? 잘 보면 보통 세단형 승용차들은 뒤에 와이퍼가 없는데 말이죠.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들을 유심히 보고 있던 승호가 이걸 묻더군요. 역시 자동차광 답습니다. 승호는 모양이 네모난 차들만 뒤에 왔다갔다(와이퍼)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건 그렇더군요. 그런데, 왜 그런지는 소위 엔지니어라는 저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경사도가 더 커서 빗물이 오히려 잘 흘러내릴 것 같은데 말이죠. 승호한테 자동차 회사에 다니는 아빠 친구에게 물어보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나중에 선배에게 물어봤더니 모르더군요. 큰일 났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졌습니다. 다행히 지식 사이트인 디비딕에 답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런 거 궁금해하는 어른들도 있더라구요. 차가 달릴 때 뒷 바퀴에 의해 튀겨진 흙탕물이 앞에서 언급한 차와 같이 트렁크가 길게 나와 있지 않은 경우 그대로 뒤창에 들러붙는다고 합니다. 차 뒤의 공기 흐름(와류라고 하는데 유체역학에서 쓰는 용어입니다)이 이런 현상을 유도한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말이 되더군요. 그래 그걸 승호에게 이야기해주었더니 정확히 이해합니다, '보통 승용차는 트렁크가 길게 있어서 왔다갔다가 없군요' 하는 말까지 덧붙이더군요, 후후.. 승호 덕분에 하나 배웠습니다. 아이들이 혹시 이 문제를 궁금해하면 이렇게 대답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좋은 주말 보내세요. 전 내일 근무하는 토요일이라 김이 좀 새네요.
> >
| [36개월 이후][RE] 비슷한 상황인거 같아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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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승호아빠 등록일 2001-09-21 23:01 조회수 1,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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