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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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wn은 영어는 커녕 우리말이 너무 늦어서 애를 태우는
27개월짜리 남자아이입니다.
두돌 거의 다 되도록 아빠 엄마도 잘 안해서 속을 태우고 태우더니
두돌 좀 지나서 아빠 엄마와 함께 한두 음절 쉬운 발음의 단어를 내뱉기 시작했습니다. 그 감격이 가시고도 한참...거기에서 더 발전을 보이지 않아 또 한 보름쯤 전에 심한 걱정에 사로잡혔습니다.
언어치료실을 데리고 가려고 결심하는 찰나에
가까스로 두 단어를 연결하고 어휘수가 급속히 늘더군요.
물론 아직 한참 느립니다.
다른 또래 아이들에 비해 몇달 이상 늦지요.
하지만...발전이 보이고..아직은 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될 듯 해서 조금 안도가 되는 그런 상황이지요. 엉터리 발음으로 떠들어 대는것만 보아도 저로서는 너무 기쁘고 이쁘고 사랑스러울 따름입니다.
영어는 나아중에 한참 나아중에 가르칠 생각입니다.
돌지나서 영어 비디오 보여주고 영어로 말걸고 책읽어주고...그게 이 아이에게는 좋은 영향이 되지 못한거 같아서...
다 아이마다 때가 있는거겠죠...
암튼 계단식 성장이란 말 정말 100% 동감입니다.
우리말 배우는걸 봐도 알 수 있지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고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노력해주라는 것이지요...
쑥쑥을 찾으시는 모든 어머니 아버지들은 아가에 대한 정성과 마음가짐이 제가 따르지 못할 분들이지만...저의 경험으로부터 드리고 싶은 말씀은...아가가 우리말이 많이 늦다...생각하시면 영어보다 우리말에 신경을 써 주시는게 좋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정말 우리말은...아가가 때가되면 이가 나듯 저절로 습득하는건줄 알았거든요?
그게 아니더라구요...
정말 그게 아니더라구요...
영어를 접해주고자하는 노력 이상으로 아기에게 우리말을 들려주고 책을 읽어주고 말을 걸어주고...그래서 간신히 간신히 아가 입에서 '말'을 이끌어내고 있답니다...
에고..좋은글 감사하단 얘기를 쓰려다 제 얘기만 주절거리고 가네요...
승호아빠님의 글입니다.
> 언젠가 쑥쑥에 올리려고 미리 적어놓았던 글을 오늘 올립니다.
> 얼마전 올라왔던 김형란님의 꼴찌한 아이 이야기와 요 밑에 윤형맘님의 아이에 대한 조바심을 버리라는 글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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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단 아시죠..
> 계단이 어떻게 생겼나요?
> 평평한 면이 있고 그 끝에는 수직으로 서있는 벽이 있습니다. 그 벽을 타고 올라가면 또 평평한 면이 있고 다시 그 끝에는 수직으로 서있는 면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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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원에 있는 넓은 계단 아시나요? 로마의 스페인 광장에 있는 계단 아시죠?
> 그 계단은 평평한 면이 굉장히 넓지요. 반면 수직으로 서있는 벽은 대체로 높지 않습니다. 이러다보니 편안한 느낌을 주고요, 공원과 같이 여러 사람이 오르내리는 경사가 완만한 곳에 주로 이런 계단들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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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사는 아파트 계단은 어떤가요?
> 그 계단은 평평한 면이 굉장히 좁지요. 반면 수직으로 서있는 벽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아무래도 편안한 느낌을 주지 못하지요. 경사도 심하구요. 바쁜 사람들은 두칸씩 마구 뛰어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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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물론적 변증법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하지요.
> '양적 축적이 질적 변환을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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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뭔가를 배우고 성과를 보이는 과정은 꼭 계단을 닮았습니다. 계단 함수(step function)의 모양을 따른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진폭(계단의 높이와 관련 있구요)이나 진동수(수평면의 넓이와 관련 있지요)는 제 각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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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 배우는데도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즉, 아이가 계단의 평평한 면에 계속해서 머물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많은 부모들은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조바심을 내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괴롭히기 시작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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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어떤 아이들은 평평한 면이 좁은지 금방 성과를 내기도 합니다. 더 뛰어난 아이들은 아예 두 계단씩 뛰어 넘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부모가 기다릴 줄 모르면 공원 계단과 같은 발전을 보이는 아이들은 좌절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닙니다. 평평한 면을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벽을 뛰어넘기 위해 힘을 기르고 있는 것입니다. 조금만 더 가면, 조금만 더 양적 축적이 이루어지면 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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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공부 생각해보세요.
> 아무리 공부해도 안되는 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중도 포기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해보자 하고 꾸준히 한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정말 어이없게도 귀가 뻥 뚫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감격의 순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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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우리말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태어난 후 오랜 기간동안 무수히 많은 말들을 들으면서 축적을 해오다가 어느 날 "엄마.." 하고 내뱉는 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 기간이 아이 마다 다 다르다는 것은 잘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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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로 부모들은 아이가 공부 잘 하기를 바랍니다. 공부 잘 해서 나쁠 것 없습니다. 아니 공부 잘 하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초기에 남 보다 조금 늦을 수가 있습니다. 성과가 잘 안보일 수 있다는 말씀이지요. 유아,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에 따라서는 때로는 고등학교 때까지 성과에만 너무 집착하면 안되리라 생각합니다. 뭔가를 배우는 자세, 문제를 탐구하고 풀어나가는 자세를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질적 변환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전체 생애의 관점에서 보면 지수함수 형태로 아이가 성과를 보일 것입니다(이거 그림을 그릴 수 없어서 계단함수랑 지수함수 모양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지수함수는 기울기가 없이 거의 평행선을 이루던 선이 어느 시점을 기점으로 갑자기 쭉 뻗어 올라가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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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 교육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목표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저 남들보다 빨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정말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안정한 아파트 계단이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축구의 황선홍이나 야구의 박찬호는 모두 청소년기까지 올바른 방향으로 양적 축적을 해 온 경우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과는 그 후에 빛을 발하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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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랑 승호 엄마 모두 굉장히 성격이 급한 편입니다. 승호도 저희들을 닮았는지 엄청 성격이 급합니다. 그래서인지 승호는 자기 맘대로 안되는 것이 있을 때 급한 마음에 쉽게 포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그걸 굉장히 걱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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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승호가 태어났을 때 저의 급한 성격을 알기에 이런 결심을 했었습니다.
> '승호가 늦더라도 절대 조바심 갖지 말자... 승호가 계속 평면을 열심히 걸어가게 기회를 부여하자.. 편법을 가르치지 말자. 옆에서 격려하면서 배우고 익히는 자세를 가르치자.. 그러다 보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공원 계단이 될 수 있을 거다'
> 하지만, 결심대로 행하기가 쉽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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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step function을 빼면 영어 한마디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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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호 아빠 : [email protected]
> (승호는 97년 3월생 남자아이로 01년 9월초부터 집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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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개월 이후][RE]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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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shawnmom 등록일 2001-09-26 08:51 조회수 1,0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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