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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개월 이후][RE] 멋진 남자...(?) 멋진 여자라는 표현을 쓰셨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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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하늘호수 등록일 2001-09-27 13:20 조회수 1,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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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지십니다.
남편들은 음으로는 아이의 교육을 도와주지만 양으로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못한 것이 일반적인 현실인듯 합니다.
저의 남편도 마찬가지구요..
그림책 등을 사는 일에 별로 반대나 불만을 나타내지도 않고,
그저 하는 말은, '잘.잘.' 그저 뭐든지 '잘'만 하라네요..
거기에 덧붙여지는 말들이 무엇일지는 감이 오지요?
저도 직장인이거든요. 요즘 어디든 그렇겠지만, 직장일이라는게
그리 녹록치 않아서, 언제나 마음의 부담을 갖고 생활하고 있답니다.
물론 아이 교육문제두요..
아참, 저의 아이는 이제 만 16개월이 되었네요.
아직, 특별히 잘 하는 말도 없구요.. 그저 하루종일 뭐라고 얘기를
하고 다닙니다. 정말 하루종일.... 아이의 언어로....
그림책 한권 읽어주기도 힘들지요.
아이가 다른 일을 더 좋아하는 것 같거든요.
몇장 보다가 그냥, 휭~~하니 내빼버리기 일쑤지요.. 무안하게스리....
요즘 승호아빠의 글,,,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답니다.
글솜씨가 아주 좋으세요...
다음번도 기대할게요...
승호아빠님의 글입니다.
> 야호! 내일만 일하면 추석 연휴까지 5일을 쉬는군요. 아차.. 여기 오시는 분들은 대다수 엄마들이기 때문에 명절 증후군에 벌써부터 골치가 아프신 분들도 많을텐데 너무 제 생각만 했네요. 저희 같은 경우는 본가와 처가 둘 다 차를 타고 10분 내에 갈 수 있는 데다가 저는 장남이지만 부모님 살아 계시고 장손 집안이 아니라서 특별히 명절 때 하는 일이 없습니다. 전 같은 것 부쳐서 차려놓고 고향재배하면 상황 끝입니다(물론 이 정도도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부디 명절 때 너무 많이 스트레스 받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오늘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 본가에 가서 마루에 누워 책을 읽고 있었는데, 승호가 소리를 지르면서 뛰어 나옵니다.
> "아빠! 모기, 할머니 방에 모기가 있어요! 빨랑 와요"
> 저는 읽던 책(요즘 뒤늦게 '개미'를 읽고 있습니다. 흥미진진합니다)을 뒤집어 놓고는 어슬렁어슬렁 안방으로 갑니다. 그 동안에 열심히 머리를 굴렸습니다. 제가 방에 들어서면서 뭐라고 했을까요?
>
> "아.. 뒤죽박죽 카멜레온이 있다면 모기를 '휙' 하고 잡아 먹을텐데.."
> "아빠. 카멜레온이 모기도 먹어요? 파리 말고?"
> "그럼.. 모기도 먹지" (설마 모기를 안 먹진 않겠지요?)
> "할머니! 아빠가 카멜레온이 있으면 모기 다 잡아 먹을 거래요. 카멜레온 사와요"
> 하고 옆에 있는 할머니에게 큰 소리로 외칩니다. 왜 그렇게 목소리는 큰지.. 할머니 왈,
> "야.. 그거 징그러워서 어떻게 집에다 두니?" (할머니도 웃깁니다)
>
> 하여간 모기를 잡긴 잡아야지요.
> "I'm a chameleon, I'll catch the mosquito." 제가 뭔가를 잡으려는 폼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 "아빠.. 모기가 아이. 캣취. 모.. 야?"
> 약간 아니 많이 어의가 없었습니다. 음, 이 녀석이 '뒤죽박죽 카멜레온'은 아직 집중적으로 안봐서 그런지 catch 라는 동사에 대해서도 감이 없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아니. 모기는 mosquito야"
> "The chameleon catched a fly." 하고 비디오 내용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
> 그런데, 갑자기 승호가 앵앵 거리면서 팔로 날개짓을 합니다. 5살이면 이제 좀 징그러울 때도 있거든요? 소년 같이 보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모기 흉내 내는 승호 모습은 정말 귀엽더군요. 내는 모기 소리하며 꼭 모기 같았습니다. 아, 나에게 디지털 카메라(향후 확보해야할 예비자산목록 1호 입니다)만 있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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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내가 모기야. 나 잡아봐라~~"
> 이건 뭐 거의 '엽기적인 그녀' 수준입니다. 음... 이 시점에서 한 말씀 드리지요. 전 이영애나 김희선 같이 예쁜 여자 보다 전지현이나 이요원 같은 멋있는 여자가 더 좋습니다(전지현도 예쁘다구요?). 승호도 저랑 취향이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집안에 멋있는 여자들이 드글거리게요. (^_^) 사실, 승호가 어린이집에서 어떤 성격의, 어떤 외모의 여자 친구들을 사귀고 있는지 몹시 궁금하고 보고 싶습니다. 날마다 좋아한다는 여자 친구 이름이 달라지긴 하는데 좋아하는 아이가 3명 정도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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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ll catch you."
> 하고는 팔로 끌어 안습니다. 그럼, 승호는 "에잉, 팔로 잡는 것이 어딨어?" 하고 항의합니다. 그럼, 진짜 혀로 잡으랴?
> "I catched you." 잡고 나서는 이렇게 이야기 했지요.
> 이 오묘한 차이를 승호가 알턱이 없지요. 승호는 그저 모기 흉내 내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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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이 시점에서 또 생각나는 것이 있군요. 우리가 잘 아는 영화배우 케빈 코스트너(니콜라스 케이지던가? 이 두 사람이 늘 혼동됩니다)는 혀가 굉장히 길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와 키스 신을 찍어야 하는 여배우들이 그를 싫어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진짜 그토록 긴 혀를 가졌다면 카멜레온 흉내를 실감나게 잘 낼텐데.. 그에게 아이가 있다면 그도 '뒤죽박죽 카멜레온'을 아이에게 읽어 주었겠지요? 흉내를 잘 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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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냄새 없는 모기약 뿌리고 안방 문 닫고 나오는 것으로 그 날의 모기 사냥은 끝났습니다. 모기 시체는 확인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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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ve a nice Autumn Evening!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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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호 아빠 : [email protected]
> (승호는 97년 3월생 남자아이로 01년 9월초부터 집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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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붙임) 지난 주 출근 길에 서울시 3호선 전철을 탔는데요. 건너편에 굉장히 화려한 전철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아.. 전에도 한 번 봤었던 컨셉 기차였습니다. 'Cine train 2001'이라고 써 있었던 것 같은데요. 각 칸 마다 장르별로 대표적인 영화 장면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전철의 외부 전체에다가 페인팅을 한 것입니다. 외국에 나가 보면 이런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대체로 낙서 같은 추상화가 대부분이거든요?(전 로마에서 봤습니다만) 헌데, 이 전철에는 아주 정형화된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멋있습니다. 그냥 무늬없는 전철 보다요. 특히, SF 영화 장르를 대표하는 영화로 'Star Wars'의 한 장면이 그려져 있었는데 제가 초등학교 때 이거 보고 그 영향을 받아 나중에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했잖아요. 껄껄.. 여러분도 한번쯤 이 전철을 만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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