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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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이의 베스트 프랜드 제시카와 함께..
영어로 말할때, 한국 아이들이 (저도 ^^;;) 한국말을 영어로 번역하다보면, 콩글리시가 되쟎아요. 예를 들어서 뭘 잘못하고, '한번만 봐주세요'를 'Look at me once.'라고 번역을 해 놓고 한번만 봐달라고 옷자락을 붙들면서 사정을 하는 모습..상상만 해도 정말 재밌고 웃깁니다.
저도 영어를 배우러 다닐때, 영작 선생님이, '너네 나라 말을 영어로 번역하지 말아라'라고 가르치더군요. 말이 될것도 같은데, 사실은 그게 broken English라고 단번에 표시가 난다는거지요. 그래서 영작을 할때, 분명히 내 눈에는 말이 되는데, 선생님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갸우뚱 하시지요. 그리고 더 재미 있는것은, 한국사람들끼리는 그 영어가 다 이해가 된다는 겁니다. (하하하 ㅡㅡ;;)
제 아이들이 한국말을 할때, 이 녀석들이 번역을 하더라 말입니다. 예를 들어서 '아빠가 회사에 가셨어요?'라고 해야할것을 '아빠 일 가셨어요? (Daddy went to work?)'라고 하지요. '예약 해야지요.'를 '예약 만들어야지요(Make an appointment)'라고 하구요.
작년 봄방학때, 아이들을 축구캠프에 보냈었더랬습니다. 날씨가 추운데, 비까지 오고 엉망이었죠. 온통 흙투성이가 되고, 완전히 젖은 새가 되어서 끝나고 돌아오면서 하던 말이 생각이 납니다. '엄마, 발이 잠을 자요.' '오잉? 이건 또 무슨소리야?' 그 말을 듣고, 상황을 생각하니, 무슨 말인지 알아 듣기는 하겠더군요. 발이 멍멍한걸 'My feet are asleep.'이라고 합니다. 정말 broken Korean이지요. 제가 거기서 박장대소를 하면, 아이가 더 움츠러들어서 한국말을 기피할까봐 일단 심각한 척 들어 주었습니다.
이곳(밴쿠버)에 사는 한국아이들의 한국말 하는 모습은 정말 가관이고, 그 노력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한편으로 걱정이 아니되는 것은 아니지만, 재미있습니다.
그런데, 신통하게도, 제가 한국말로 좔좔 얘기하는 걸 영어로 번역을 또한 술술 하더군요. 제 딸의 친구가 거의 매일 저희집에 와서 두어시간씩 있다가 갑니다. 부모님이 일을 하시기 때문에, 제가 데리고 있지요. 저는 가끔씩 재미로, 그리고 제 딸의 친구에게도 한국말을 좀 가르쳐 볼 생각으로 제딸 친구에게도 간단한 말을 한국어로 합니다.
'우유 먹을래?' '이거 맛있어' 뭐 이런거 말입니다.그래서 그 녀석이 '먹을래?'소리는 확실하게 알아서, '먹을래?'라는 소리만 들리면 고개를 획 돌리며 다가 옵니다. 무조건 'OK'하면서요. ^^*
제가 제 아이들에게 빠른 한국말로 뭐라뭐라 하면, 제 딸 친구가 무척 궁금해 하면서 항상, '너네 엄마가 뭐라고 하신거니?'라고 묻습니다. 제 딸이 영어로 다시 번역을 하는걸 보면, '이녀석이 엄마가 빠르게 말하는 걸 다 알아듣긴 하는구나'싶어서 조금 안심도 되구요... 왜, 영어도 listening은 좀 되는데, speaking이 영 안되듯이 말입니다.
쑥쑥에서 엄마들이 아이들의 영어하는 모습을 올릴때마다, 한국말을 어렵게 해 내는 제 아이들이 생각이 납니다. 오늘은 은하수님의 글을 읽다가 제 아이들 생각이 나서 한번 올려봅니다. (October 18, 2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