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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anthropo

등록일 2009-05-06 11:15

조회수 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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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2년 내 마지막 연휴, 온 몸 바쳐 놀았더니 너무 힘들어서 쉴려고 ^^ 여기 들어왔다가 이 글에 맘이 꽉 붙잡혔습니다.

 

7세인 제 둘째도 한글을 늦게(?!) 깼는데, 그 아이를 보니 아이들 지적/정서적 성장은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저희 아이 말잘하고 사회성 짱이고(힘든 글에 염장인 거 같아 죄송합니다만... 반전이 있습니다 ^^) 자신감 만땅인 꼬맹이였는데...6세 말부터 친구들과 문제는 없었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게 소심하고 짜증스런 모습이 보여 나름 많이 야단치고 관찰하고 연구한 경험이 있어 한마디 보태요. 힘이 되셨으면...

 

아이가 꼬집고 아이들과 잘 싸우는 것은 아마도 유치원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는 경우가 있거나 (요즘 유치원 교육의 많은 부분이 한글을 어느 정도 알아야 되는 과정이 많더군요. 저희 아이 유치원은 그 흔하다는 영어 교육도 자제하며 아이들 인성위주 교육을 부르짖는 곳인데, 7세부터는 독후활동이 생겼거든요. ) 스스로 자신이 뭔가 뒤쳐졌다는 자의식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갖지 못할 수도 있을 듯해요.

학교 들어가서 한글 빨리 못하는게 문제가 아니고, 한글을 빨리 깨우쳐서 빨리빨리 여러 책을 섭렵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가 아니고,(이런 거라면 늦게 해도 괜찮다고 저도 생각했으니까요 ) 아이의 자존감, 자신에 대한 상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서 아주 무의식적으로 주변인들이-부모, 형제, 교사 친구들- 한글 모르는 것을 가지고 뭔가 부족한 인간 보듯이 한다는 게 문제일 것 같습니다.

 

1. 코코아님 말씀처럼 첫인상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어요.

저도 아이가 스스로 하고 싶어할 때 시작하자는 주의여서 5세에 본인이 하고싶어 할 때 모 방문 교사를 붙였는데, 선생님이 맘에 들지 않았고 그걸 아이 앞에서 말하다 보니 아이가 관심이 덜해져서 그만두고 그만 한참 자유교육론에 빠져 랄라룰라 했던 것 같아요. 그것도 그 아이 성장에 딱히 나쁘지는 않았는데, 지금 보니 지적 욕구가 상당해서 시작을 좀 순하게 했더라면 다른 결과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운동 등으로 아이의 정서적 근력을 다져주는 것도 좋겠지만, 먼저 그렇게 맘을 풀고 나중에 한글... 이렇게 가다간 아이는 재미있는 것만 찾을 수도 있어요. 이제는 한글에 정면 도전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2. 아이가 정상과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고 생각되시면 놀자님 말씀대로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그건 정당한 투자이고, 아이를 병자취급하는 것도 엄마를 죄인 취급하는 것도 아니니...도움을 적절하게 찾으시길 바랍니다.

꼭 전문가의 도움이 아닐지라도 다른 가족의(아빠 등) 협조 만으로도 해결될 수 있을 수도 있구요.

학습이 안되는 아이라는 선생님 말은 유치원이든 뭐든 교사가 할 말은 아니네요. 한글을 모르니 먼 학습이 될거며, 그 나이에 무슨 학습을 했다고 학습 운운할 수 있는지...전 대학선생이지만, 늘 유치원 선생님들을 가장 존경합니다. 그러나 때론 무시해야할 선생의 말도 있네요. 싹 무시하시고 그런 말을 듣지 않을 수 있게 도움을 구하세요.

 

3.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되시면, 한글과 맞짱뜨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조력자의 태도입니다.

하시라도 한숨 쉬거나 큰소리 내거나 이것도 모르냐거나, 누구는 뭘하는 데 넌 어쩌려고 그러냐 하는 말/표정/태도는 꺼내지 마셔요. 그 표정/말 하나하나가 내 아이를 공격적으로/바보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시고 도와주세요. 적당한 교재를 선정해서 진행하며 여러 당근/채찍을 연구하여 규칙적으로 밀고 나가세요.

부드러운 태도로 재미있는 걸 정복하듯이 접근하며 칭찬하되, 포기하려거나 힘들다고 빼는 모습에는 따끔하게 대응하세요. 7세면 유아 아니에요. 버티기도 습관이 들어야 할 수 있구요, 조금 힘들고 지루한 과정을 견디고 나면 스스로 해내었다는 자긍심으로 더해가고 싶어합니다.(5-6세라면 무조건 재미있게, 쉬어가며...가 더 적당하겠죠)

 

4. 어느 분 말씀대로 엄마의 태도를 분명히 하세요.

엄마는 학습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하시며 수학학습지 안하면 화가나고 유아게시판 보며 내 아이가 한심한 생각이 들고 하시면 엄마 마음이 다 드러나서 아이가 더 힘들어질 수도 있어요. 엄마도 눈귀 뚤려있고  내 아이가 잘되었으면, 그런데 힘들게 치여서 하지는 않았으면 그런 마음이신 거 잘 알고 그래서 위로만 드리고 싶지만, 실은 부모 마음의 잘못된 정보와 욕심을 걷어내지 않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없을 것 같아서 덧붙입니다.

 

글이 길어져서 죄송하구요... 종채맘님 말씀처럼 네가 백번 쓰러지고 백번 울면, 나는 백열번 일으키고 백열번 웃긴다는 마음으로 해보셔요. 한두달 쯤 후 아이 마음/한글이 다 제자리를 찾고 있어 웃고 계셨으면 좋겠네요.

화이팅입니다 ^^

 


 

 

 

 

 

 

 

: 티눈님의 글입니다.
> 안녕하세요
> 저희 큰 아이는 7세 인데요..아직 한글을 몰라요
> 맨날 유아게시판만 갔었는데..
> 거기 아이들은 다 천재같고 ...모두 잘하는 아이들뿐이어서
> 글 올리기가 무척 부담스럽습니다.
> 저는 유아단계는 다 엄마몫이고 유아때 잘했다고 끝까지 잘한다는 보장도 없다고 생각해서 별로 고민은 하지 않았는데요...(엄마아빠가 바보도 아니고 지극히 정상이기에)...얘도 언젠가는 때가있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 정말 그때가 언제인지...그렇다고 노력을 안한건 아닙니다..4살부터 한글나라 2년정도 하다가(처음엔 복습도 하고 했는데 나중엔 아이가 싫어해서 복습안해줌)....2년정도 하니까 아이도 지겨워하고..선생님도 이렇게 억지로 할바에야 효과없다고 하지말라고 해서 끊었습니다...한 6개월정도 쉬다가 다른학습지 시작했는데 기역니은하는데도 두달걸리고...지금 가나다라...이런것들 하는데....아이는 전혀 흥미도 없고..숙제하자고 하면 넘싫어하고 억지로 하는티가 너무 많이 납니다...때려서하는것도 하루이틀이지....수학학습지도 같이하고 있어서...숙제시키는게 너무 어렵네요..맨날 회초리를 들어야 하고...
> 정말 억지로 시키고 싶지는 않은데...
> 7세가 되니까 유치원친구들은 다 글자 읽고 쓰고..친구한테 편지도 쓰고 하는데..얘는 글자를 모르니...유치원수업도 따라가기 힘든것 같아요..선생님이 전화와서 한글모르냐고 놀라시는눈치...겉으로야 여유있는척...천천히 알아도 된다 생각하지만..속으론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영어도 좀하다가 싫어해서 그만...공부는 무조건 싫어하고..티비에 만화만 보고있어요...그렇다고 성격이 좋아 친구가 많은것도 아니고..사실은 친구가 하나도 없어요...친구기분에 맞춰줄줄 모르고 남들이 본인에게 다 맞춰주길 원하는지....놀이터가도 친구들이 괴롭힌다고 얘를 피해다닐정도입니다..사실 작년에도 어디 데려가면 친구때리고 꼬집고 해서 제가 너무 지쳐서 한돌안 안데리고 다닌적도 있구여...요즘도 전화벨소리만 울리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요..또 유치원에서 누구를 때린건아닌지...꼬집은건 아닌지.....내년에 학교가는데 너무 걱정이 많아요..유치원이야 안가면 그만이지만..학교가서 또 친구때렸다고 전화오는건 아닌지???..저는 남한테 피해안주고 조용한 성격이라..이런일도 사람들과 부딪치는게 너무너무 피곤하네요....암튼 학교가기전까지 한글을 떼야할것 같은데..혹시 한글모르고 학교가면 정말 안되나요???...외계인처럼 될까요??...아니면 본인스스로 알아서 할때까지 지쳐볼까요???..초등학교때 꼴지해도 상관없다 생각하는데..아이가 너무 자신감을 잃을까 두렵기도 하고...
> 참 작년에 다니던 유치원에서는 우리애가 학습이 안되는 아이라는 말도 들었어요..선생님한테...정말 지능이 모라자는건지....지능검사를 해볼까요???....위로보다는 정말정말 솔찍한 말씀을 듣고싶어요..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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