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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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운영자께서 유료화에 대해 의견을 피력한 글 잘 보았습니다. 그런데, 다 좋은데 쑥쑥을 맘스쿨, 사이버 주부대학 쪽으로 계속 발전시키고 싶다굽쇼? 그럼 맘도 아니고 더구나 주부도 아닌 전 대체 어디로 가야 합니까? 이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합니다. 한반도의 아빠들은 분기탱천 굳세게 일어나 이에 항의하라.. 항의하라.. 이 땅의 아빠들이여, 긴 동면에서 깨어나라.. 깨어나라! (^_^)
좀 썰렁했나요? 제가 원래 한 썰렁합니다. 그리고, 저는 테니스를 좋아합니다. 옛날에는 주로 구경하는 것만 즐겼는데 요즘은 직접 치는 것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쉬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에는 별일이 없으면 인터넷에서 가입한 테니스 동호회에 나가 운동을 하고 오지요. 내일도 오전에 테니스 치러 갈 겁니다. 반면 전 TV 보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제가 TV를 보는 경우 십중팔구 테니스 경기나 개그 콘서트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TV에서는 테니스 경기를 잘 안해 주는데 위성방송인 'Star TV'에서는 심심찮게 방송을 하거든요? 그런데 TV 잘 안보는 제가 케이블 방송을 신청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아주 운 좋게도 우리 아파트에는 '?? 홈쇼핑'하고 'Star TV' 딱 두 채널은 나옵니다. 감사하는 마음 뿐입니다('?? 홈쇼핑'에서 라인을 댄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참, 테니스 경기는 영어로 방송되기 때문에 알아듣던 못 알아듣던 옆에서 놀고 있는 승호는 자연스럽게 영어 환경에 노출됩니다.
아.. 제가 TV는 즐기지 않지만 비디오 보는 것은 좋아합니다. 모든 장르의 영화를 다 좋아하지만 특히 공포 영화랑 에로 영화를 좋아하는데 승호 엄마는 이 두 장르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혼자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보다가 혼자 피가 끓습니다. (^_^)
저는 승호도 테니스를 좋아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승호만 좋다면 전문 테니스 선수로 키우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으로서는 그 가능성이 별로 안 보입니다. 다음 이야기를 들어 보시죠.
아파트 주차장을 거쳐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배드민턴을 치고 있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승호야.. 저기 형아들이 배드민턴 친다"
"응? 어디? 그런데, 요즘 왜 이렇게 배드민턴 치는 사람들이 많아?"
아닌게 아니라 최근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배드민턴 치는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They are playing badminton."
전 영어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Do you like playing badminton?" 대답이 없자, 다시 묻습니다.
"Do you like playing badminton?"
"Yes, I do"
아는 것이라고는 이것 밖에 없는 승호의 대답입니다. (^_^)
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Do you like playing tennis?"
묵묵부답입니다. 또 물었는데도 마찬가지입니다. 답답한 제가 우리말로 묻습니다.
"승호야.. 테니스도 좋지?"
"아니..."
제가 약간 흥분한 어조로
"아니, 왜? 재미있잖아?"
"너무 어려워.. 난 배드민턴이 좋아"
아, 그 실망감이란... 어렸을 때부터 테니스장에도 많이 데려가고 집에서 테니스 경기도 TV로 많이 보여주고 집안에 굴러 다니는 것이 테니스 공인데, 승호는 테니스가 싫다고 합니다. 아빠랑 엄마가 테니스 볼 때는 건드리면 싫어한다는 것을 아는 승호는 그 경우 혼자 놀아야만 했는데 그것이 테니스에 대한 반감을 키웠을까요? 아니면 진짜 어렵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승호는 가끔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와서는 배드민턴 치자고 합니다. 물론 승호는 셔틀콕을 제대로 맞추지도 못합니다. 그런데도 배드민턴은 쉽다고 생각하더라구요. 테니스는 라켓이 더 크고 무거우니까 중압감을 느낀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배드민턴 라켓을 열심히 휘두르다 보면 나중에 테니스 라켓 휘두르는데 도움이 되겠지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들을 테니스 선수로 키우려는 열성 아빠 중에 아이가 어려서 라켓을 못 드니까 부채를 쥐어 주고 스윙 놀이를 하게 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부채 보다는 배드민턴 라켓이 낫겠지요.
말이 나온 김에 테니스 선수로 아들을 키우는 아빠 이야기 조금 더 할게요. 그 아빠는 아이에 대한 열성이 여기 쑥쑥 엄마들 못지 않더군요. 아이를 테니스 선수로 키우기로 작정하고 아예 집을 시골로 옮기고 마당에다 직접 테니스 코트를 만들었습니다.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뜻에서 말이죠. 마치 쑥쑥에 오시는 분들이 영어를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의 몸무게와 키를 계속 기록하면서 적절한 훈련을 시키고 있습니다.
그 아이는 현재 초등학생인데 각종 대회의 우승을 휩쓸고 있습니다. 나이별로 목표가 있던데 스무 살에 윔블던(테니스 대회 중 가장 권위 있는 대회입니다) 제패라는 목표를 세워 두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정말 대단하죠? 아들에 대한 확신과 열의가? 다만 아이가 중간에 '내 인생은 나의 것'이라고 하면서 테니스 안한다고 하면 그 아빠가 얼마나 실망할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결국 그 아빠는 지금 대단한 베팅을 하고 있는 셈이죠.
예술이나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으로 아이를 키우려는 부모님들 존경스럽습니다. 아이의 적성과 자질에 대한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확신을 갖고 꾸준히 지원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 현실에서 소요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구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정적으로 자라서 그런지 전 승호를 동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제일 부러워했던 친구는 달리기 잘 하는 친구였고 그 다음으로 그림 잘 그리는 친구와 노래 잘 부르는 친구였습니다). 저를 닮아 그렇게 안되어도 별 수 없지만요. 어디까지나 희망 사항입니다. 껄껄..
승호 아빠 : [email protected]
(승호는 97년 3월생 남자아이로 01년 9월초부터 집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덧붙임) '안졸리나 졸리나' 뭐 이런 느낌의 다소 야리꾸리한 이름을 가진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아시나요? 모르신다구요? 그럼, 몇 달 전에 한 여자 배우가 핫팬티 입고 총 들고 서 있는 영화 포스터가 사방에 깔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 포스터를 본 적은 있으시죠? 바로 영화 '툼 레이더'의 주연 배우가 그녀입니다. 이번에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위해 100만불을 흔쾌히 내놓았다는 간 큰 여인이지요.
올해 7월 호주에 출장을 간 일이 있었는데, 밤에 할 일이 없어서 늦은 시각에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제가 간 영화관이 삼성동에 있는 메가박스처럼 멀티 플렉스 극장이었는데 동료는 이 영화 볼까 저 영화 볼까 막 고민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할텐데 이럴 때는 액션 위주의 블록 버스터가 최고야" 라구요. 그리고 선택한 영화가 바로 '툼 레이더' 였습니다. 역시나 저의 기대대로 대사를 못 알아들어도 영화를 즐기는데는 아무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늦은 시각이어서 그랬는지 영화관에는 상영 시작 5분전까지 저희 둘 밖에 없었거든요. 이거 우리가 전세내는 것 아니야 하고 있는데 여자 둘이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때 반가운 마음에 제 입에서 무슨 소리가 튀어나왔는지 아세요? "Two women!" 옆에 있던 동료가 당황하며 "아이.. 창피하게, 여자 둘이다 라고 하면 되지, 갑자기 웬 영어요? 다 들었겠수.." 그럽니다. 아, 저도 그때 왜 순간적으로 영어로 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진짜 필요할 때는 입안에서만 맴돌던 영어가...
외국에 잠깐 나갔을 때 밤에 영화관 가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단, 영화 선택은 잘 하세요. 대사가 별로 없는 액션물이 제격입니다. 그나저나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새로운 영화가 곧 개봉한다고 하네요. 이번에는 제가 좋아하는 에로물이랍니다. 비디오라도 꼭 봐야겠습니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36개월 이후]아들과 함께 영어를 12 : Do you like playing tenni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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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승호아빠 등록일 2001-10-12 07:43 조회수 1,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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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월 이후] 아들과 함께 영어를 12 : Do you like playing ten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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