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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엄마의 넋두리 입니다..:)

글쓴이 방긋웃자:)

등록일 2009-05-18 12:56

조회수 6,676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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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곳 중등교육 게시판을 기웃거리게 된건 얼마 전인데...

사는게 복잡하고 마음이 심란할때마다 이 게시판의 글을 읽어내려가고 있으면 마음의 정리가 된답니다.

 

오늘은 그냥 제 이야기도 좀 적고 가고 싶어서 이렇게 글 씁니다.

 

첫 아이 키우면서...

키우면 키울수록 정말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고..

주변을 두리번 거려도 이야기할 사람도 별로 없고..

 

저는 아들하나 키우고 있답니다.

작년에 호주로 이민와서 시드니에 살고 있고...

남편은 한국에서 열심히 직장을 다니고 있답니다...

이렇게 가족이 떨어져 사는 것도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년에는 괜챦았는데 이제 횟수로 2년째가 되니...^^;;

 

유아영어부터 시작해서 유난히 영어 동화책에 관심이 많았고...

어찌하다가 보니 아이들도 가르치게 되었고...

뭐 그렇게 유아영어 관련으로 일한 횟수만 해도 꽤 되는거 같은데...

돌이켜 생각해 보니...

아들이랑 즐겁게 놀려고 시작했던 일이..

부담이 되고...

아들이 수업하기전 실험대상(?)이 되는 상황이 되고.. 

그렇게...아들 키우면서 순간 순간 즐겁게 기억될 만한 추억들을 많이 못 남겼다는게

참 많이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만약 다시 돌아간다면...

한글책 좀 더 많이 읽어주고..좀 더 많이 놀아주고...

게시판에 등장하는 '영어 영재'들이랑 비교하면서 저 혼자 자책도 안 했을거 같고....

 

아래의 '엄마표'에 대한 교수님의 말씀을 읽으면서... 참 많이 공감이 됩니다.

물론 '제대로된 엄마표'를 하셨던 많은 선배맘들이 계시겠지만...

돌이켜 보면..저는 '엄마표'에 대한 이해를 제대로 못했던거 같아요..

그 당시 직장맘으로 먹고 살기 바빠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했던게...

아이 입장에서는 싫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지금 아들은 여기서 학교 잘 다니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치면 초등 1학년이네요..

작년에 호주 오자마자 제가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튜터한테 맡기고 데리고 다니면서 일하고...

할머니도 아빠도 없는 상황에서 더 힘들었던지...

학교 초기에는 부적응 행동도 좀 하고 그래서 가슴 철렁하게 했었는데....

친절한 호주 선생님의 관심과 제가 학교 자원 봉사 나가면서..

즐겁게 학교 잘 다니고 있답니다.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데 엄마는 너무 바쁘고 피곤하니...

관심 좀 가져달라는 표현이었던거 같습니다.

호주 올때는 제가 봐도 외동아들의 까칠함이 있었는데...

또래 사촌들이랑 어울려서 살다보니 성격도 많이 좋아진거 같습니다.

 

그렇게 호주에서의 첫번째 해를 슈퍼맘으로 살다보니...

제가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지금은 쉬고 있는데...

저는 쉬고 있는게 개인적으로 참 좋은데..아들도 좋아하고...

또 다른 압박감...

제가 다시 일을 시작해야 남편이 빨리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부담감이 많네요...

 

이민 생활의 어려움을 아직 몸으로 느껴보지 않은 남편은...

자기 마누라가 뭐든 다 잘 할 줄 아는 착각에..가끔 부담스러운 맨트를 날립니다.

물론 남편이 벌어서 보내주는 돈 받아 쓰고 있는 저도...

영주권도 없이 와서 맨땅에 헤딩한 이민자들의 설움을 잘 모르구요..:)

고생을 해도 같이 해야지..떨어져 사는건 아니다... 알지만 어쩔수 없는 상황이...

 

유학이나 단기 어학연수를 오면...

영어 실력이 엄청 달라지겠지...

외국에 살면 정말 좋겠다...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계실분도 많겠지만...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너는 거기 살고 있으니 그런 말도 하지..뭐 이러시면 할말은 없지만...^^;;)

 

가진거 많이 없는 보통 시민으로서 살아가기는 한국이나 호주나...

사실...낯선 외국땅이 더 힘들지요..:)

 

외국 나가서 영어 잘하는 사람들은..사실은 한국에서부터 영어를 잘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어쩌면...한국이 영어공부하기에는 더 환경이 좋은거 같아요...

 

아이들은...

영어가 늘어남에 따라 모국어가 어눌해 지고..

그거 극복할려고 매주 토요일에 멀리 있는 한글학교 다니고...

영어도 저절로 느는게 아니라...

따라 가려면 더 열심히 해야 되고...^^:;;

이번 Term에 학교에서 Weather에 관해 공부하는데...그거 미리 예습해 줄려고 아들 학교보내놓고

책 찾아놓고, 어려운 단어들 제가 먼저 외우고....뭐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아이도 엄마도 정말 한국에서 제대로된 준비를 하지 않고서는...

단기로 어학연수 데리고 와서 고생 안 시켰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경험쌓기도 중요하지만...

 

 

나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는거 같은데 항상 보통인 아들을 보면

어릴때 제 생각이 납니다.

정말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데...잘 안되는...:)

인정하기는 싫지만...공부할 머리는 따로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아들 얼굴을 보고 있으면...

잘때도 밥 먹을때도 웃을때도...너무 이쁘고 귀여운데...

 

공부 가르칠때만은...

이상하게 '독설'을 퍼붓게 됩니다.

꿀밤도 때리고...이것도 모르냐고..몇 번을 했는데 모르냐고..말로 상처주고...

선배맘님들의 주옥같은 글 읽어도...

오래 가야 이틀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엄마랑 공부하는게 제일 재미있다는 멘트를 날리는 아들은..

성격이 좋은건지 아니면 살아남는 방법을 벌써 터득한건지 모르겠네요...

 

아이 눈높이에서 있는 그대도 바라봐주고...

이해해주고...조건없이 사랑해주고...

뭐 이게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어려운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뭐가 정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는데 정답이 어디있겠습니까?

바라보고 씩~ 웃을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그냥 행복한 거라 생각하고 살아야지요..

 

울 아들..

며칠 전에 공원에서 놀다가 넘어져서 팔꿈치뼈에 금이 가서 기부스를 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친구들이 괜챦냐고 관심 보이고 싸인펜으로 힘내라고 적어주고 뭐 그러니...

너무 좋아합니다....

 

이렇게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 아들...

수십번 반복해도 맨날 문장 끝에 마침표 안 찍고 덜렁 덜렁 오면 어떻습니까?

그냥 이뻐해 줘야지.... 뭐 이렇게 마음을 굳게 먹으면서도...

막상...문장 끝에 마침표 안찍어오면..

정말로 한 대 확~ 패 버리고 싶은 생각이 먼저 드는거 보면..

저는 정말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절 주절 적고 갑니다.

학교가 멀어서 또 픽업하러 가야 됩니다.

 

걸어서 학교며 슈퍼며 문방구며 학원이며 시장이며...그런게 다 있는 제가 살던 동네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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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긋웃자:) 2009-05-19 08:40 

bush 님..:)

 

그렇죠? 사람 사는 곳 다 똑같죠? :) 쉬운게 없어요...^^;;

새벽에 4시쯤 잠이 깬 아들이 더 자려고 해도 잠이 안 온다고...책 읽어 줄테니 자라고 책상 스텐드 불 켜놓고 책 읽어주니 엄마 눈 나빠진다고 불 켜 놓고 읽으라고 합니다..:)

학교 성적때문에 뭐라고 나무라기에는 아들은 너무 이쁘고..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엄친아들이랑 비교가 되고..^^;;; 아직 아이가 어려서 중학교 들어가서의 모습은 상상이 안 되지만...:)

 

어릴때 나름대로 책 많이 읽어주었는데...영어 많이 하지도 않고 엄마가 그리 신경도 안 썼던 우리 조카 리딩레벨 쭉쭉 올라가는 거 보면서 한동안 스트레스 참 많이 받았는데...생각해보니...저희 큰 오빠가 어릴때 공부를 참 잘했었거든요...맨날 잠도 많이 자고..공부하는것처럼 안 하는데도...조카는 한국 선생님들이 딱 좋아할 범생인데..딱 우리오빠 어릴적 모습이예요..:) 조카는 읽고 쓰기가 빠르고 말은 잘 안 하는 편이고... 

말 많은 우리 아들은..성격 활발하고 어디서든 주눅안들고 할말 다 하는 편인데...이건 아이 아빠 닮았고...뭘 해도 이해력이 느리고 천천히 가는건 완전 저를 닮았고..:)

 

사실 어떻게 보면 낯선 환경에 와서 학교에서 할말 다하고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고...참 감사해야 되는데...말 잘 하니...읽고 쓰는것도 왜 안 빠른지 고민하게 되고....

 

전 한국에 있을때 아주 많은 어린 아이들이 제 수업을 거쳐갔기 때문에..수업에서 만나는 아이들과 제 아들을 비교를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거 같아요. 잘은 모르지만 제가 느끼는건...아이들마다 지식을 받아들이는 속도와 방법이 다 다른것 같아요.. 잘하는 아이들의 속도를 따라서 하면 될 거 같지만... 급히 먹은 밥이 체한다고 나름 노력을 해도 적당한 양의 학습량이 아니면 더 힘들어 하는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직장맘으로 밖에서 완벽하려고 노력하다가 보면 집에서 쓸 에너지는 남아있지 않아서 어릴적에 제대로 못해준것도 많고 일할때 외에는 말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니 상냥하고 자상한 엄마들이 하는 풍부한 언어 환경도 제공해 주지 못했을거 같고:)

 

저희 아들은... 조금씩 조금씩 나누어서 천천히 수도 없이 많이 반복해 주어야 터득하는것 같구요..정말 같이 숙제를 하다가 보면 제가 진이 다 빠지는 느낌....저의 학창시절 돌이켜 보면 그때도 그랬던거 같아요...요령 피울줄도 모르고..죽어라고 한 우물 파야지 하나 건지는거..^^;;

 

예전에는 아주 오랫동안 엄친아들 이야기 들으면서..수업에서 만나면서..참 스트레스 많이 받았던거 같아요...

그거 있쟎아요... 넘의 집 아이들 수업후에는 학부모들한테 고맙다고 인사받는데..울 아들이 천천히..가니..선생님 아들은 어때요? 뭐 이러면 할 말 없는거..^^;;

 

그런데..지금은...엄친아들은 엄친아들의 삶이 있고... 울 아들은 울 아들 나름의 삶이 있고...

뭐 이렇게 생각해요...

'인생살이 세옹지마'라고...어릴때부터 뭔가를 성취하는데 몇 배의 노력이 더 필요한 아들은 나중에 커서 힘든일이 닥쳐와도 몇 배의 노력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극복해 나갈려고 노력하리라는 믿음과 함께...:)

 

쉽지는 않지만...

툴툴 털고 일어나셔서 힘 내시기를 바래요...

 

멋진 중학생 형한테도 멀리사는 아줌마가 '화이팅!' 외칩니다..:)

 

 

bush 2009-05-18 20:28 

저도 미국에 살다왔고 정말 정말 사람사는 곳 다 같습니다...

영어로 영어때문에...  저 대졸 아니고 고졸 입니다. 미국생활에서 운전면허 따고 운전하며 튜터구해 아이들 시키고 쇼핑하고 여행하고... 40이 넘은 저의 세대 영어 그리 쉽게 배우지 않았고 다들 그때 대학나와도 외국인들과 대화한마디 하지 못했던 시대입니다.  저 오늘 중학생 아들 첫 성적표보고 감님, 하나비님, 할아버지님들의 이야기읽으며 감탄과 난 저러지 못하니 아이를 이모양으로 키웠지하는 자책을 하며 울고 울고....

너무 속상하고 아이 용기 불어넣느라 다음 시험 잘보면 되지 했지만... 아들은 자기가 열심히 하는데 왜 이모양으로 성적이 나오는지 알수 없다고 울기만하고 나 또 따라울고... 어떻게 해야하나요... 어리기만한 아들과 철없이 공상으로 아이를 키우는 저.... 슬프고 아픈 이 마음...

 

 

방긋웃자:) 2009-05-18 19:52 

지니님, 서정시인님, 기도맘님, 오아시스님...:)

좀 전에 김치볶음밥 해서 저녁 먹었어요..:)

걱정해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지내고 있는데...

그냥 요즘 좀 마음이 복잡했어요...

뭘 하려고 해도 한 번은 넘어야 할 '영어'라는 산이 정말 좀 높게 느껴지기도 하고..

낯선 땅에서 버둥 버둥..버벅 버벅거리는 것도 자존심 상할때가 많고...

 

이 불편함을 없애려면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

다음에는 다른분들께 힘이 되는 글 남기러 올께요..:)

 

 

오아시스 2009-05-18 18:40 
미국에서 살고 있는 저의 친구도 조그만거 하나 사러 한겨울에도 옷 차려입고 아이도 차려 입히고 차타고 나가야 하는게 귀찮다고 하더군요. 한국이든 어디든 사람 사는 곳 별다를 게 없다지만, 영어에 맺힌 저희 세대는 어쩐지 우리는 아니더라도 아이는 꼭 보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이민도 결국은 현실이라는 걸 저희 형님이 이민가시는데 드는 생각이지만..멀리서나마 응원 보냅니다.
기도맘 2009-05-18 14:09 

저도 외국에 가서 살아보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대학4년 차에는 외국가서 살겠다고 떼를 써보기도 했구요

헌데 지금은 외국가서 사는 것이 겁이 나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항상 사는 것에 정답 없듯이

 

그래도 외국여행은 마니마니 하고 싶어요

서정시인 2009-05-18 13:41 

방긋 웃자님! 힘내세요~

아이들 잘 키우는 것이 왜이리 쉽지 않은지..

 

지지고 볶고 싸우듯 아이와 씨름해도 잠든 얼굴을 보면 천사가 따로 없잖아요.

저도 요즘 얼마간 속이 복잡했는데, 이렇게 다양하게 힘들게 살아나가는 이야기속에서 힘을 얻습니다.

속상한거 이곳 중등게시판에서 다 쏟아붓고 가벼워지시길 바래요. 같은 고민을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어떨때는 더할 나위없이 힘이되더라구요. 화이팅!입니다.

지니 2009-05-18 13:12 

맞아요 사는게 뭐가 정답이다 오답이다가 있겠습니까?

다소 시행착오가 있었으나 열심히 살아 오셨고 지금도 열심히 살고 계시니 그게 바로 정답인 것을요..

힘내시구요..멀리 타향에 계시는 지라 외로우실 수도 있겠지만..화이팅....억만배 보내드리니 힘내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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