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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4월
요즘에는 유아들에게 영어동화책을 읽어주고 영어로 이야기해주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아이가 돌만 되어도 지금 시작하면 너무 늦지 않았냐고 걱정하며 조바심내는 엄마들도 가끔 눈에 띕니다.
마음만 급해서 초초해하는 엄마들에게 하고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첫째, 하루에 몇마디 해주는 영어, 동화책, 비디오로 아이가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게 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맙시다.
좀 맥이 빠지는 말입니다만 우리가 어떻게 우리말을 배웠는지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누가 가르쳐 주어서 말을 배우지 않았읍니다.
영어를 아이에게 가르친다는 표현을 쓰는 데 이것은 특히 유아기의 아이에게는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아기의 아이들은 아직 어떤 것을 학습으로 배울 나이는 아닙니다. 그저 생활 속에서 놀이로 흡수할 뿐입니다.
이런 유아기의 아이들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으려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합니다.
즉, 누가 말했듯이 '영어의 바다에 빠질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환경을 제공해 주기는 어렵습니다.
(하루종일 영어 비디오와 오디오 테이프를 틀어주는 환경은 영어의 바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얼마나 아이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합니다.)
따라서 엄마들이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시작해서 쉽게 지쳐 포기하시는 일이 없도록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셨으면 합니다.
둘째, 몇문장, 단어 외운것에 들떠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사용할 영어는 단어 몇개, 생활영어 몇개가 아닙니다.
그들의 생각을 말과 글로 논리적으로 표현하고, 상대의 말을 청취하고 글을 읽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저는 외국계회사에서 오래 근무를 했습니다만, 실제 외국인과 생활하면서 정작 필요했던것은 회화실력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작문을 하고 회의에서 토론을 할 수 있는 능력이었읍니다.
이러한 능력은 엄마가 가르쳐서 될 것 이 아니라 아이가 학습에 대한 준비가 갖추어 졌을때 스스로 획득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따라서 유아기때는 한국말 외에 또다른 언어가 존재한다. 그리고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은 재미있고 유익한 일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만 주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저는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1학년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우리말이 어느정도 자리잡은 후에 영어를 배우기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세째, 외국아이들이 보고 읽는 교재를 사용해서 영어와 정서적인 측면 두마리 토끼를 잡기는 쉽지 않다.
저도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영어교재들을 보면 기대에 미치치 못한 것들이 많아서 잘 보지 않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외국아이들의 교재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되겠습니다.
아이들은 화면이 재미있어서 잘 보기는 하겠지만, 아무리 Sesame Street를 열심히 보아도 그곳에서 Big Bird 가 하는 말을 해줄 수 있는 누군가가 옆에 없다면 아이도 그 말을 하기는 힘들 겁니다.
물론 청취력 향상에는 어느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말입니다.
이 때문에 엄마의 노력과 함께 어느 연령에 도달하면 적절한 리더스 북이나 EFL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교재들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넷째, 좋다는 교재에 너무 연연하지 맙시다.
저도 요즘은 아이교재를 되도록 사지않으려고 자중하고 있습니다.
좋은 교재만 보면 엄마로서는 욕심이 나기도 하고, 저교재로만 하면 아이가 많은 것을 얻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하지만, 결국은 교재보다도 교재의 활용도가 중요하지요.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요.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 입니다만,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게 꾸준히 조금씩 하는 겁니다. 서두르지 말고 아이를 재촉하지도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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