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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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젊은 엄마가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이거 사러 온 거 아니예요.” 아이는 못 마땅한듯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계속 자기 뜻대로 물건을 만지작 거립니다. 그러다가 엄마가 “안돼요”라고 이야기를 하니까, 말을 듣고 싶지 않지만 할수없다는 태도를 역력히 보이며 그래도 엄마를 따라 걷다가 드디어 자신이 홀딱 빠질만한 물건을 만났는지 거기서는, 아예 움직일 생각을 안 하더라구요. 그때 엄마가 한 말입니다. “네가 엄마 말을 안 듣고 고집을 부리면, 엄마가 번쩍 들어 안고 가야돼요.” 독립적 행동이 제약을 받게 된다는 경고이지요. 그 어린 아이가 그 말을 듣더니 썩 내키지는 않아도 독립을 포기하기는 싫다는 결론을 내린듯 엄마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엄마는 화를 내지도 않았구요, 소리를 지르지도 않았구요, 아이를 잡아 끌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아이에게 이야기를 했을 뿐이었고, 그 아이는 듣기만 하고 스스로 결정을 한겁니다. 참 놀랍지요. 저도 제 아이들을 키우면서 그렇게 만들기가 보통 어렵지가 않은데,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교육할 수 있을까..참 도전이 되는 부분입니다. (사실 이 예문은 캐나다 전체 부모중의 일부분일 뿐일겁니다. 그런데, 제가 어딜 가든 자주 보는 모습이어서, 특별히 올립니다.)
제가 파악한 대략의 이유는, 그것은 한 세대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더라는 겁니다.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같은 교육을 받고 자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같은 방법으로 양육하는 것이지요.
저도 그런 교육 방법을 많이 시도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나의 부모님과 나의 선생님들이 나와 내 친구들과 형제들을 다루셨던 그 방법들이 제 기억 속에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제 행동을 제어하는 행동제어 유전자에 이미 입력이 되어 있는 듯..머릿속에서 이렇게 해야지 하는 생각과, 실제로 행동화 되는 것에는 차이가 있더군요. 그래서 이 사람들은 이미 머리 속에, 몸 속에 습관화 되어 있어서 생각을 하지 않아도 그런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반면, 저 같은 경우는 시간이 필요하더라구요.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생각 속에서 논리적으로 판단을 하고 제 행동을 명령할 시간 말입니다.
부모로서 제 자신을 제어하고 꺾고 지워야 하는, 때로는 고통스런 ‘과거의 나’를 누르고 ‘새로운 나’로 거듭나야하는 과정을 겪어야, 내 아이에게 ‘이유없이 당하는 상처’를 물려주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아이들을 체벌하기 전에, 아이들이 벌받아야 할 상황에까지 가야할 때는 부모의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을 먼저 생각 할 줄 아는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그 생각을 하고 나서도 아이들이 벌받아 마땅하다면 그때 아이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어야겠죠.
부모가 된다는 것은 나 개인의 삶의 과정에서 얼마나 축복된 선물인가 생각하고 감사할때가 참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제 자신이 같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을 항상 느끼니까요. 그리고 얼마나 내가 부모로서 준비가 덜 된 채로 아이를 맞이 했는지..그래서 항상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하는데, 저와 아이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원인이 엄마인 저라면 언제라도 아이의 손을 잡고 ‘엄마가 잘못했다’라고 아이에게 고백할 자세를 늘 가지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경험상, 아이가 진심으로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라고 고백하면서 달려올때는, 아이가 엄마의 ‘아이야, 엄마가 잘못했다.’라는 행동을 보고 배우고 느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는 말과 행위라고 생각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