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첫사랑...은창이
말 그대로 멋모르고 결혼을 했습니다
너무 좋은 남자가 곁에 있었고 망설일 이유도 없이 냅다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얼마 있지 않고서 아이가 생긴 걸 알았습니다
그렇게 아이가 쉽게 난데없이 생기는 줄도 모르는 철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수년째 알러지비염으로 고생하고 있었고 역시 관련약을 장기복용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큰일이었습니다
남편과 저는 제가 다녔던 이비인후과와 약국을 돌면서 제가 먹어온 약을 죄다 알아보았습니다
땀에 절은 복용약 리스트를 담당의사에게 내밀었더니 다행히 위험도 D급에 속하는 약들이니 걱정말라더군요
그 말에 다소 안도를 하긴 했지만 의사말대로 전혀 걱정을 안할 수는 없었습니다
10달을 걱정만 할 수는 없어서 참 많이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산달이 다가올수록 기도의 강도도 세어졌지만 연약한 마음에 걱정도 떨칠 수는 없는 혼란의 시간이 계속 되었습니다
1998년 8월 25일 새벽 드디어 아기가 신호를 보내오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엄청 겁이 많은 저는 남편을 깨워 병원을 갔습니다
12시간의 진통도 의미없이 결국 지쳐서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산모가 지쳐서 도저히 안된다고 의사가 권유하더군요
남편도 저도 아무 것도 모르는 철부지여서 그저 의사가 시키는 대로 그렇게 했더랬습니다
마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저는 무슨 마법에 걸린 듯이 같은 말만 수없이 되뇌었습니다
"손가락 다 있어? 발가락 다 있어?"
남편은 20분이 넘도록 오로지 같은 대답을 하며 저를 위로했습니다
"응..다 있어..건강해..."
왜 눈코입이 아니고 손가락 발가락의 수가 그리도 궁금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도 그저 아이가 바로 낳을까 하는 걱정에 입이 바짝바짝 말랐습니다...
그해 8월의 크리스마스에 우리 은창이는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은창이와 함께 비로소 저도 조금씩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라는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말이지요^^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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