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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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뜨끔했습니다.
난 승호가 어린이집에서 무슨 반인지 확실히 알고 있는가?
승호 선생님 성함이 뭔지 알고 있는가?
승호 발 사이즈가 뭔지 알고 있는가? 등등...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는데 저 역시 모르는 것이 많더군요.
아빠들이랑 이야기해보면 참 엄마들이 이해를 못 해준다고 그러고, 여기서 엄마들의 글을 읽어 보면 또 아빠들이 엄마들을 너무 이해 못하는 면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즉, 둘 다 힘들다는 것입니다. 인생살이가 어디 녹녹하겠습니까?
둘 다 힘들 때 조금이라도 힘드는 것을 덜어주려면 어찌해야 할까 저도 늘 생각하는데 서로 조금씩이라도 돕는 방법이 제일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지금 내일까지 꼭 해야할 일이 있는데 아이가 자꾸 놀아달라고 귀찮게 하고 있습니다. 그 때, 옆에 있던 아빠가 슬며시 와서 공룡 소리를 내며 아이를 데리고 아이방으로 데리고 가주면 굉장히 고맙고 힘이 되지 않습니까? 아빠가 바쁠 때는 엄마가 도와주고요. 그런데, 한쪽이 힘든 상황에 빠졌는데도 눈치가 별로 없어서 모르는 경우도 있고 또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럴 때는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도 주장했듯이 남자는 누구랑 비교당하는 것을 진짜 싫어합니다(여자도 마찬가지겠지만요). 무의식의 수준에서조차 싫어합니다. 따라서, '누구 남편은 이렇게 한다더라..' 하는 식의 접근은 아주 좋지 않습니다. 저도 내가 왜 화났는지 모르는 상황에 빠지는 적이 있는데 곰곰 생각해보면 남자의 본능을 침해당했을 경우 그런 반응이 나오더군요.
하여간, 저도 승호 엄마의 불만을 가끔 듣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말을 좀 해라' 더군요. 저의 아버지께서 남쪽 분이셔서 굉장히 무뚝뚝하셨거든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요. 그 영향인지 저도 집에 와서 말이 별로 없습니다. 뭔가 힘든 일이 있거나 기분이 나빠지면 더더욱 말이 없어집니다. 더 심하면 그냥 자버립니다. '내가 오늘 기분이 좀 안 좋거든?' 하고 한 마디만 해도 아내는 맘이 좀 편할텐데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언제나 제대로 될는지..
아, 그리고 blue's clues에서 잠깐 언급했었던 승호가 돌리는 팽이가 바로 문제의 '탑 블레이드'입니다. 저도 이 놈의 팽이 때문에 피해 많이 보고 있습니다. 승호는 그 팽이가 벌써 2 개인데 역시 친가, 외가에서 하나씩 사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조립하는 것이 어렵더군요, 저도 어릴 때는 한 조립했었는데 이제는 손도 굵어지고 민첩함이 없어져서 그런지 조립하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습니다. 2개 중의 하나는 아예 가게에서 조립을 한 것을 팔아서 좋았는데 말이죠. 승호는 요즘 밤마다 방이나 마루에서 팽이 돌리느라고 정신 없습니다.
이제 트랜드가 디지몬에서 탑 블레이드로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어제 승호가 앞으로는 디지몬 대신 탑 블레이드를 녹화해달라는 성명을 발표했지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전 아직 탑 블레이드를 본 적이 없어서 그 만화가 얼마나 폭력적인지 모르겠는데 지켜보아야 겠습니다.
안 그래도 승호 엄마는 요즘 승호 얼굴이나 하는 짓을 보면 '외아들' 티가 팍팍 난다고 걱정이 많습니다. 유난히 겁도 많고 씩씩한 면이 부족한 승호.. 어찌 길을 인도해야할지 머리가 아파 옵니다.
그나저나, 어제는 저희 결혼 기념일이라서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 있는 '피자 힐'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저희 결혼 기념일에는 필요 없는 선물 사는 대신 평소에는 잘 갈 수 없는 고급 음식점에 가는 것이 정례화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롯데 호텔, 하야트 호텔, 진상이라는 샤브샤브 전문점, VIPS라는 스테이크 전문점을 갔었는데요. 물론 매년 11월에는 이 하나의 행사를 위해 돈이 많이 나간다는 생각을 하고 가계 운영을 합니다. 어제 먹고 와서 지금까지 갔던 곳을 손꼽다가 하나가 생각이 나지 않아 승호 엄마는 답답해 죽으려고 하더군요. 우리가 6주년이니까 한 곳이 더 있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작년부터는 승호가 따라다니기 시작해서 승호 입맛도 고려해서 갈 곳을 정했는데요. 서울 야경이 아주 좋았습니다. 음식도 맛 있었구요. 뭐, 이러면서 refresh 하는 거지요..
힘 내십시요...
> 우리 친구 할까요? (윽~ 또 맞을 소리~~~)
> 비슷한 연배라니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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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저나 요즘 우리 아들은 탑 블레이드 팽이에 미쳐(?) 모든 걸 전폐하고 주말이면 놀이터에서 형아들이랑 친구들이랑 팽이시합 하기에만 몰두하고 있답니다. 유치원 숙제(아주 조금임)도 미루고, 엄마도 찾지 않고... 제가 아들 찾아 이리 저리 헤매고 다닌답니다. 어제는 4시간 이상을 밖에서 놀다 어두워져서야 들어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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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다가 그 팽이 값이란게 만만치 않아서리(팽이 하나면 책 2권은 살 수 있을 정도니...) 차라리 돈 안들던 디지몬이 훨씬 나았다 싶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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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짧아진 요즘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날이 어두워져 있는데... 아이들 봐 줄 여유는 없고... 큰 아이(초1)도 아직은 이것 저것 스스로 완벽히 챙길 나이가 아니라 간식을 준비해 놔도 안 먹고 학원에 가고, 작은 아이 역시 유치원에서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지내야 하니... 요즘엔 제가 엄마노릇 제대로 하고 있나 한심하기만 합니다. 큰 아이는 숙제도 학교에 놓고 안 가져 오길 다반수고 학원에서 저녁에야 돌아오니 밤중에 숙제하느라 쩔쩔매고... 꾀죄죄 콧물 땟국물이 주르르 흐르는 아이들을 보니 회의감도 들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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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는 커녕 숙제 봐줄 틈 내기도 어려운 요즘... 그나마 주말에야 아이들 얼굴 제대로 볼 수가 있는데... 엄마 바쁜 거 익숙해진 아이들은 이제 벌써 제 품을 떠나 엄마보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더 재미있어 하고 날이 갈수록 책과는 담을 쌓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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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구나 아들내미가 요즘 가을을 타는지 밤마다 할머니 보고 싶다고 소리 죽여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걸 보면 참 제 자신이 한심해 집니다. 울 아들 제가 돌봐준 시간보다 할머니 품에 있던 시간이 더 많은지라 엄마보다는 할머니와 애착관계가 형성되어 있고 엄마보다 할머니를 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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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엔 맞벌이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집에서 아이들을 챙겨주고 돌보아 줄 수 있는 엄마들이 참 부럽고 그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우리 아이들 불쌍하고 안됐다 생각만 들고... 그렇다고 때려 치지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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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호도 바쁜 엄마와 아빠를 두었으니(게다가 형제 자매도 없으니) 학교에 입학하면 저처럼 마음아픈 순간순간을 많이 가지실거라 생각되어 승호아빠님께 하소연 해 봤습니다. 이런~~ 제 남편을 제껴두고... 흑! 제 남편은 "다 그렇게 크는 거야~" 천하태평입니다. 아이들 교육은 커녕 얼마전 울 아들보고 "내년에 초등학교 입학하면(사실은 후년에 입학함) 어쩌구 운운하다가 딸내미 학년 반 번호를 아는지 아들 유치원 이름을 아는지 제게 취조당하며 곤욕을 치뤘답니다. 아들내미 언제 학교 입학하는지 조차 헷갈리는 남편에게 뭘 기대하겠습니까??? 물론 아무것도 모릅디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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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호 계속 예쁘게 잘 키우시고... 미리 미리 예방하세요. 자극적인 게임 시디와 비디오! 제 아들은 거의 게임 중독에서 헤매고 다니고 이제는 혼자 문방구에 쬐끄만 게임기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지냅니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콩알탄(아~ 이거 제가 초등학교때 무지 싫어하고 무서워했었는데)이나 가지고 놀고 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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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 푸념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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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저도 뜨끔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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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승호아빠 등록일 2001-11-13 08:37 조회수 1,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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