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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영어보다 중요한 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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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현재맘 등록일 2000-10-09 00:27 조회수 1,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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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항상 여러 맘님들의 얘기를 듣고만 있다 처음 얘기를 해봅니다.
오늘 과천 서울랜드에 다녀 온 얘기를 하고자 이렇게 글을 시작합니다.
현재가 아직 어려서 어린이용 코끼리열차를 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중이었습니다. 헌데 옆에 있던 꼬마(27~8개월쯤)가 계속 현재를 밀
치며 자리를 뺏으려고 하길래 옆으로 비켜주었죠. 아이 엄마가 왜 가
만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여러차례 이런 일이 반복되는데도 엄마의 태도는 말리는 시늉만이지
그럴 의사가 없어 보였습니다. 현재는 돌아가는 열차를 보느라 울타리
에 꼭 매달려 있는데 아이가 현재 옷을 사정없이 끌어당겨 목이졸리는
거에요. 현재는 집중하면 옆에서 어떻게 해도 일단 일이 끝날 때까지는 꼼짝을 않거든요.
보다 못한 제가 '아가야 그러면 안되지'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엄마가
아이를 잡아당기는데, 그래도 떼쓰며 계속 끌어당기는 아이를 좀 비켜
줬으면 하는 태도를 보이는 거에요.
웬만했으면 제가 그러지 않는데, 아이가 그렇게 심하게 행동하고 옆
형아를 괴롭히는데도 주의를 주지않는 엄마가 얄미워서 아이에게 야단
치는 어투로 '가만있는 형아에게 자꾸 그러면 어떡해'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등뒤에서 웬 남자가 '애가 그런걸 갖고 왜그래요? 아줌마는 애 안키워요?'그러는 거에요. 정말 피가 거꾸로 쏟는 것 같았어요. 제가 특수교육을 전공했고 언어치료사로 일했기 때문에 전 동네
에서도 잘못하는 아이를 보면 타이르고 때론 야단도 치는 편이어서 아이들도 친근하게 잘 따르는 유명한 아줌마 선생님이거든요.
그런데 뒤에 있는지도 몰랐던 애기아빠가 뒤통수를 때리는거에요.
옆에 있더 엄마가 미안했는지 '야단친거 아니잖아' 그러더군요.
저도 열이 받을 대로 받아 '미리 말렸어야 되는게 아니에요?'라고 받아 치는 순간 '아~ 현재가 옆에 있구나. 싸우면 안되지. 애한테는 싸우지 말래놓고...' 라는 생각이 정말 번쩍 들었어요.
그래서 바보처럼, 궁시렁거리는 남자를 뒤로 한 체 현재를 들쳐 안았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거에요.
'왜?' 그랬더니 막 슬피 울어요.
코끼리비행기 타고 싶다는 말을 계속하며 울먹울먹하는거에요.
정말 마음 아프고 속이 상했어요.
현재 우는 모습을 보고는 그제서야 여전히 마구 쑤시고 다니던 아이더러 가만 있으라고 하더군요.
그 때 하늘에 달이 보이길래 평소때처럼 'There is moon' 그랬더니 현재가 '아니야. 달이야' 그러는 거에요.
정말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은 기분이었어요.
'그래 정말 중요한 건 영어가 아니구나'
저 역시 여러 맘님들 처럼 제 부족한 영어실력때문에 고민하고 공부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엄마라고 생각해요.
토요일에도 분당 베이비씨에 가서 여러 책들을 보고 구입도 하고...
대부분의 맘님들은 그렇지 않으시겠지만, 저처럼 내가 너무 영어를
쫒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시는 맘이 계시면 저와 함께 한 박자
씩 늦게 가시지 않을래요.
물론 너무 천천히 말고, 꼭 한 박자씩 말이에요.
옆집에 장애인이 있다면 한 번 쯤 돌아보기도 하고...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껜 한국어로 공손히 인사도 시키며...
놀이터에선 신나게 뛰어놀 시간을 주고...
나이보다 빨리 큰 자전거 타고 싶다는 아이를 뜯어 말리며 영어책
들이대지 말고...
모르는 친구와도 과자를 나눠 먹고, 장난감을 함께 가지고 놀도록
타이르며...
우리 그렇게 조금 아주 조금 천천히 가요.
이 다음에 우리 아이들이 자라 아름다운 영어를 할 수 있도록 말
이에요.
두서없는 글이지만 읽어 주셔서 감사하구요.
또 찾아뵙겠습니다.
p.s : 돌아오는 길에 현재가 '엄마 너무 많이 화났어요.'
하고 아빠한테 얘기하는 걸 보고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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