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스로 하는 것과 목표의식
사람은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에 의해 행동하게 되는데, 외부적 요인이라고 하면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뭐뭐 하라고 시켜서 하는게 대표적이고 내부적 요인은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방향을 잡지 못해 무슨 일이건 본인이 주도적으로 하지 못한다면 외부적 요인에 의해 행동하는 것인데 반해 어떠한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겠다는 계획하에 행동한다면 그것은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후자가 훨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데에는 반론이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흔히 목적과 목표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것을 흔히 보게 되는데, 목적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 지향점이라고 한다면 목표는 그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확인 가능한 수치로 표현된 항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공부를 잘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중간고사는 평균 몇점, 반에서 몇 등을 하겠다고 하는 것처럼 구체적으로 계량화한 수치는 목표가 됩니다.
2. 목표 공유
사설이 길었습니다. 일전에 제 딸아이와 중학교 중간고사를 준비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이런 목표를 갖고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중간고사 준비를 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저와 딸아이간에 합의(Consensus)하는 과정이 없었기 때문에 서로 목표로 하는 부분이 달랐고 결과치에 대한 예상도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암묵적으로 저는 딸아이가 상위권에 들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목표를 위해 시험공부를 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딸아이는 구체적 목표 없이 단순히 매일매일 짜여진 계획대로 공부하기만 한 것입니다. 내가 이 과목에서 몇 점을 받아야 한다는 목표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말고사를 준비할 때는 이 점을 분명히 딸아이와 공유한 상태에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3. 과목별 예상점수 파악
우선 과목별 예상점수를 파악했습니다.
국어 | 영어 | 수학 | 과학 | 도덕 | 음악 | 미술 | 체육 | 한문 | 사회 | 컴퓨터 | 평균 | |
목표점수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100 |
예상점수 | ||||||||||||
중간고사 |
위와 같은 표를 주면서 중간고사 점수와 금번 기말고사 예상점수를 기입하라고 했습니다. 참고로 목표는 전과목 100점으로 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도달가능 하리라고 보지는 않지만 시험이 이번만 있는 것도 아니고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를 수치화한 것이 100점이라고 판단해서 그렇게 정했습니다.
딸아이가 가져온 점수를 보고 이런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중간고사 점수와 기말고사 점수에 차이를 많이 두고 있었습니다. 특히 음악, 미술, 체육 등은 예상점수가 100점이더군요. 그리고 어떤 과목은 중간고사 점수와 기말고사 예상점수간의 차이가 20점에 달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딸아이와 면담을 하면서 예상점수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아보았더니 그냥 과목별로 쉬운 건 100점, 조금 어려운 건 90~95점, 많이 어려운 건 80~85점 식으로 작성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간고사 점수를 가지고 먼저 얘기했습니다.
4. 과목별 예상점수 수정
중학교 들어와서 처음 본 시험이라서 본인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겠지만 이제는 다르지 않느냐고 물어보면서 지난번 시험의 평균점수에 대해 만족하는지, 어는 과목에 문제가 있었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예상대로 중간고사 점수가 안좋았던 과목들은 지금도 역시 딸아이가 어려워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목들이 단기간내 높은 점수로 향상되기는 힘들다 하더라도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예상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과목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80점을 90점으로 올리는 것이 90점을 95점으로 올리는 것보다 쉽지 않겠습니까. 또한 과목별 점수 분포는 가급적 고르게 나타나는 것이 좋은 분포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80점, 100점 받아서 평균 90점 되는 것보다 85점, 95점 받아서 평균 90점 되는 것이 더 좋다는 얘기지요. 마지막으로 예상점수에 자신의 의지가 들어가는 것도 좋지만 현실성이 반영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상점수가 100점인 것은 중학생이 초등학교 시험문제를 풀 때나 가능한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런 기준으로 과목별 예상점수를 다시 작성하게 했습니다. 처음과 예상 평균점수는 비슷했지만 과목별로는 나름대로 고심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5. 예상점수를 반영한 시험공부 계획
이제는 저번 중간고사 때 했던 것처럼 시험때까지 남은 기간동안 과목별로 시험범위를 감안해서 시험준비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번과 차이가 나는 것은 과목별로 딸아이가 예상하는(사실은 목표 개념과 비슷하지만) 점수를 받기 위해 시간안배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서두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 과목에서 몇 점을 받아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공부하는 것과 그냥 막연하게 공부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본인이 스스로 설정한 목표/예상을 갖고 준비하는게 소위 얘기하는 ‘목표관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6. 길게 보는 교육
기말고사 점수가 중간고사 점수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사전에 목표를 세워 그 목표에 맞게 계획을 세워 실행하고 사후에 점검하는 프로세스를 몸에 익히는 것입니다. 어려서는 주어지는 것에 따라 그냥 따라가기만 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인생의 긴 여정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스스로 뜻을 세워 길을 열어가기 위해서는 이런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순히 공부하는 스킬을 연마하는 것은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지 이런 과정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데 유용하다는 것을 어려서부터 체득할 수 있도록 옆에서 지도해 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부모가 담당해야 하는 교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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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기말고사를 함께 준비하면서
우리가 미국으로 불러들인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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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중간고사도 함께 하셨다고 하셨는데 기말고사는 훨씬 체계적이네요.
이 내용 잘 저장해두었다가 시험 기간 때마다 올려야겠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