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서 20까지 세는 정도, 아니면 간단한 덧셈 정도라면 36개월 아이에게 수에 대한
흥미 유도 차원에서 큰 무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쉬운 내용이라고 하는 1집이지만 36개월 아이에게 무리가 되는
컨셉이 훨씬 더 많이 담겨 있습니다.
우선 두 자리 수에 대한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35라는 수는 열개짜리 세 묶음과
다섯이라는 개념(35 is three tens and five)... 이걸 과연 36개월 아이가 이해할 수 있을까요?
(34개월 반인 저희 아이는 꽤 오래전부터 우리말로나 영어로 20까지 세고 읽고 있습니다만
두 자리수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고 있다고는 절대 생각지 않습니다.
그저 1 다음에 2를 자연스레 떠올리듯 (기계적으로) 10, 11, 12...를 읊고 있는 것일 겁니다.)
그리고 이 두 자리수를 설명하는 데 (제 판단으로는) 조금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다시 35을 예로 든다면 위와 같은 설명도 덧붙여지긴 합니다만, 3이 적힌 종이와
5가 적힌 종이를 나란히 붙여 35가 되는 과정을 다른 두 자리수에 대해서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데, 두 자리수에 대한 개념이 정립된 아이의 경우라면 큰 문제가 없는 설명
(Three and five make thirty-five.)이지만 3과 5가 만나면 8이라는 답을 떠올리는
아이에겐 오히려 혼란스러우리라 봅니다.
(그리고 그게 정답 아닌가요? -> Three and five make eight.)
주가 되는 두 자리수에 대한 개념 외에도 20-1까지 거꾸로 세기, 5의 배수,
10단위로 세기(1-100), 짝수와 홀수... 대강 이런 개념들이 정리돼 있습니다.
수학과 영어를 동시에 잡는다...?
저는 일단 개념이 어느 정도는 정립(우리 말로든 아이의 두뇌 속에든)된 것들에 한해
영어로 접해줄 때 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첫돌부터 보여주라는, 이 비디오 판매사의 홍보문구, 제겐 어처구니가 없게 들립니다.
물론 보여주면 아이들은 봅니다. 개중 '잘' 보는 아이들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라면 '적당한 혹은 적절한 때'를 기다리지 않고 굳이 앞서나가지는 않겠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보여줄 수 있는 쉽고 재밌는 비디오가 얼마든지 많기 때문입니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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