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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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승호 ! 화이팅~~~~
아침을 승호 덕에 미소와 함께 열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드디어 스무번 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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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 때 TV에서 짱구 만화를 두 번 연속해서 방영했었습니다. 하도 오래 전 일이라 기억하실런지?
> 첫 번째 짱구를 우연히 보게 된 승호는 그 다음 날도 짱구가 한다는 것을 알고 꼭 보겠다고 벼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어린이대공원에 놀러 가게 되었죠. 어쩔 수 없이 승호 엄마는 예약 녹화를 해서 승호가 짱구를 볼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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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휴가 지나고 나서 저녁 때 승호는 녹화해 두었던 짱구를 다 보았습니다.
> 소파에 길게 누워 같이 짱구를 보며 뻗어 있던 저에게 승호가 슬금슬금 다가오더니 뭐라고 중얼거립니다.
> 아마 이렇게 이야기했었던 것 같아요.
> "렉챵클.. 렉챵클..."
> "승호야.. 뭐라고?" 제가 물었고 옆에서 작업하고 있던 승호 엄마도 눈을 동그랗게 뜹니다.
> 승호는 몇 번 더 "렉챵클.. 렉챵클..." 하더니 안되겠는지 이번에는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 "트라이앵글..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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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멍하니 있던 전 웃으면 안되는데 그만 "푸하하하" 하고 웃어버렸습니다.
> "승호야.. Rectangle? Triangle?"
> "응.."
> "승호야.. Rectangle이 뭔데?"
> 승호는 손으로 길쭉한 사각형을 그립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승호 엄마도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파악한 모양입니다.
> "승호야.. 유치원에서 오늘 Rectangle이랑 Triangle이랑 배웠구나?"
> "응.."
>
> 저는 옳다구나 싶어 '동그라미는 아빠가 가르쳐줄게' 하면서 'Circle'이라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승호는 Circle도 아는 것 같았어요. 하기사 어린이집에서 네모와 삼각형만 가르쳤겠어요? 동그라미도 당연히 가르쳤겠지요. 승호는 그걸 기억 못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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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나저나, 승호가 지가 보고싶어하던 짱구 다 보고 나서 아빠한테 와서 Rectangle이니 Triangle이니 이런 말들을 했다는 것은 영어 놀이를 하자는 뜻 아니겠어요? 제가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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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호야.. 아빠가 해주는 것처럼 유치원에서도 영어 가르쳐주니?"
> 승호가 씩 웃으면서 아니라고 합니다. 옆에서 승호 엄마가 거듭니다.
> "아무래도 유치원에서는 단어 위주로 가르치는 것 같아"
> "단어 배우는 것도 중요하긴 한데 구문 위주가 좋지 않을까 싶은데.." 하며 제가 말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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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호야.. Blue's Clues 책 가져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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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추석 연휴 때 교보문고에 가서 승호가 직접 고른 책으로 참 재미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냥 평면적인 책이 아니라 왜 열어보게 되어 있는 책 있죠? 이런 것을 flap book이라고 하던가요.. 집의 창 같은 것을 살짝 열어보면 그 뒤에 Blue가 숨어있고 글씨가 써져 있습니다. 예를 들면, 'Can you find Blue's ball?' 하는 식으로요. 서랍이나 문을 열어 보면 거기에 블루의 공이 있기도 하고 노트 같은 것들이 들어 있기도 하지요. 승호는 일단 열어보는 재미에 이 책을 고른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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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페이지에는 주로 'Can you find ~~?' 표현이 많더군요. 책을 사온 날에 승호는 앞에서부터 뒤까지 쭉 두어 번 봤기 때문에 어떤 그림 뒤에 뭐가 있는지 대충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Can you find blue birds?" 하면 정확히 파랑새들이 있는 곳을 찾아 열어 보입니다. 승호는 파란색이 영어로 뭔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란색을 blue라고 하지 않고 주로 sky blue라고 말하더군요. 이것 역시 어린이집의 영향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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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첫 페이지를 거의 다 읽었을 때 제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 "승호.. Can you find V mon?"(여기서 브이 몬은 디지몬에 나오는 캐릭터입니다)
> 승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기 방으로 뛰어 갑니다. 잠시 후에 방에서 나오는 승호 손에는 브이 몬 인형이 들려 있습니다. 계속해서 저는 생각나는 대로 디지몬 이름들을 붙이면서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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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 you find 블랙 워 그레이몬? Where is it?"
> 그런데, 승호는 'Yes'라고 대답은 하지만 'Yes, I can'의 수준까지는 가지 않더라구요. 가끔 가다 엉뚱하게 'Yes, I do'라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제가 자꾸 'Yes, I can'이라고 대답도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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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놀고 있는데 승호가 갑자기 다가오더니 제 귀에다가 입을 대고 속삭입니다.
> "아빠.. 이번에는 아큐라몬.."
> "OK, 승호.. Can you find 아큐라몬?"
> 이때, 승호의 대답!
> "Yes, I c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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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랑 승호 엄마랑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안돼는 영어 어떻게 해서든지 잘 해보려고 노력하는 아들의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하구요. 우리가 너무 호쾌하게 웃으니까 승호도 신이 났는지 그 다음에도 자꾸 "I candy, I candy"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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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에도 귀가 간지러워 죽겠는데 자기가 가져오고 싶은 디지몬 이름을 계속 귓속말로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놀다 보니 벌써 밤 12시가 되었더군요. 목표 취침 시간 11시를 1시간이나 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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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호야.. 이제 뽀뽀하고 빨랑 가서 자.. 내일은 다음 페이지 읽자.. 그리고, Dinosaurs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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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호 아빠 : [email protected]
> (승호는 97년 3월생 남자아이로 01년 9월초부터 집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
> 덧붙임) 요즘은 승호가 온 정신을 탑 블레이드라는 팽이에 집중하고 있어서 다른 놀이들을 할 여유가 없다고 전에 말씀드렸죠? 그 책과 CD를 이용한 자동차 놀이를 하기 전까지는 책도 잘 안 읽고 다른 비디오도 잘 안 보구요. 집에 가보면 항상 팽이를 들고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완전히 팽이에 빠져있는 듯 합니다. 이럴 때는 대책이 없는 것 같아요. 그냥 제 풀에 지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그런 기미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물론 아직도 퇴근하면 승호랑 탑 블레이드 가지고 한 판 승부를 해야 합니다. 조금 더 시들해지면 다시 동화책도 많이 읽어 주고 blue's clues같은 비디오도 자주 보여주어야 겠습니다. 때로는 진득하게 기다릴 줄도 알아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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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Yes, I can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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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鮮 등록일 2001-11-23 08:57 조회수 1,1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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