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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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스물네살... 내손으로 돈을 벌면서 제일 배우고 싶었던
피아노... 직장생활 하면서 배우기는 내 시간은 허락 되어도
그쪽(피아노학원)의 시간이 맞지 않아서...고민하던중에
친구 언니가 피아노 레슨을 한다고 특별히(?)....
퇴근후엔 따로 배웠던게 있어서 출근전
아침 시간에 레슨을 하기로 해서....
설레이던 마음으로 시작했던 피아노...
그때가 추운 겨울의 문턱이었으니까 아마도
이때쯤이 아니었나 싶다...그리고 첫날.....
들뜬 마음으로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잠꾸러기인 내가)
걸어서 20분되는 거리를 차가운손 호호 불어가며 도착한그곳...
굳게 닫힌 샤터문...들어갈까 말까를 망설이다가 첫날이라 언니가
잊어버렸겠지... 하고 가까운 공중전화 박스에서 전화를 해서 이제막
잠에서 깨어난 언니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가 받은 첫 수업....
눌러보고.. 아니.. 만져보고 싶었던 피아노는 끝내 쳐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그 첫날... 언니는 책 한권을 주며(생각컨데 세광출판사의 바이엘 상권)
잠이 덜깬 목소리로 몇페이지 뭐라고 설명하더니 내일부터 손가락 놓는
법을 가르켜 준다고해서 실망 가득안고 출근했던 그 첫날............
그리고 한달을 겨우 채우고 그만두기로 잠정적으로 결정을 내리고..
(아마 선불이 아니었더라면 한달도 다 채우지 못했겠지만....)
내가 스스로 뭔가를 배워 보겠다고 사기충천 했던것은
이 피아노가 처음이었는데...그렇게 사기가 꺾이고
다음으로 택한것이 기타였다.....
꽤 오래 (1년8개월)... 피아노비하면 긴 시간이다....
그래서 배우게된 기타.... 그 전엔 카페같은데 가서 로망스를
온갖폼을 잡아가며 치는 사람을 나는 기타의 달인이다라고 생각
했는데.... 내가 키타를 배우면서... 또 생각컨데.....
포크기타에서는 배우지 않지만 클래식 기타를 배우면서의 입문곡이
바로그 "로망스"라는 말을 듣고 난 쓰러지는줄 알았다.....
기타의 달인이라니..... 에고...피아노 얘기하면서 왠 기타....
그렇게 시작한 기타지만 즐거웠고 재미 있었던것 같다...
지금도 가끔 전화번호부 책을 보면 그 학원의 광고글을 대하면서
나도 모르는사이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암튼 그후로 10년동안 슬픔이되고 한이되었던 피아노...
결혼하고 아이둘을 기르면서 다 잊혀진줄 알았던 기억이
주명맘님의 글을 읽으니 다시 되살아나서.....주절주절....
그런의미에서 원이맘님이 만약 내 글을 읽어준다면
이 시점에서 기타반주곡으로 "로망스" 한곡 날려주시면....
더없이 행복한 주말이겠습니다만....
덧붙여...내가 피아노를 그만두기로 잠정적인 결심을 했던이유...
그 첫날의 기억도 잊지못할 기억이지만....
스무날쯔음.. 그날아침... 빼꼼히 열린 샤터문을 올리고
들어섰는데....테이블위에 어지럽게 널려져 있는
맥주병..소주병...재털이에 흩어진 담배재.. 그리고 과일 껍질들....
그리고 문소리에 깜빡든 잠이깨어 나를 반겨준 언니의 그 흐트러진 모습....
그 친구는 아직도 내가 왜 피아노 배우기를 그만두었는지 모른다....
오늘은 안나서고 읽고만 가야지...했는데....
나 참새...쑥쑥 방앗간...
| 피아노...그 아픈기억 덕분에 배운 포크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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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후니맘 등록일 2001-12-01 13:09 조회수 1,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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