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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텐레스 지휘봉으로 맞아 보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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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자끄린느 등록일 2001-12-01 20:57 조회수 1,0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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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이어리 첫글을 올리셨군요
음악교육의 대명사로 불리는 피아노에 얽힌 추억 하나쯤 누구나 있게 마련이라 공감이 가내요
어려서부터 몸이 약해 집에 구비하고 있던 많은약들이 동네 구급약으로 요긴하게 쓰일 정도엿는데 그런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 아니나 다를까 출석일수보다 결석일수가 많았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건강하기만을 바라셨는데 3학년쯤되자 욕심 이 생기기 시작하셨나봅니다 과외, 미술, 피아노 이렇게 마구 돌리기(?)식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열성적인 어머니의 기대에 부응보다는 저항할줄 몰랐던 내성적인 아이라 두달을 그렇게 버텄습니다
한 두달 됐을까요 과외에서 피아노로 가던길에 코피가 나기 시작한 것이었음다 처음엔 놀라고 당황했지만 그때였슴다 섬광처럼 제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슴다 가기 싫은 피아노 안가도 될지 모른다는...... 입가에 미소가 번졌 습니다
코피사건 이후로 과외 미술 피아노 모두 그만두고 오로지 학교만 다녔습니다(^^)
피아노가 싫어서라기 보다 그집에 있는 세퍼드와 지휘봉으로 손가락을 맞는게 싫었던 건데요
그러다 5학년이 되어서 스스로의 선택으로 다시 피아노를 배우게 됐습니다 바이엘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죠
재미있는건 그집에도 달마시안 강아지같은 포인터(?)종이 있었는데 더군다나 예전 세퍼드처럼 쇠창살에 갇힌 것도 아니고 침대며 거실로 그 큰덩치로 휘젖고 다니는 거였어요
아이가 없으셨던 선생님 부부의 자식같은 존재였죠 다행히 나중에 선생님이 임신을 하셔서 피아노 교습은 자연히 중단됐고 그덕에 전 다시 자유인이 되었지만 무서워 하던 강아지와 스텐레스 지휘봉이라는 똑같은 조건하에서도 견디어(?) 아니 바이엘 까지라도 마칠 수 있었던건 제 선택이었기 때문이었겠죠
그래서 전 수아(5세)에게도 문화센터 강좌고를때 본인이 하고 싶은걸로 해 주는 편입니다 가기 싫다고 때부리는 일 없게요 언제까지 그럴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은 없지만요
주명맘님의 글입니다.
> 피아노 강박 관념
>
> 제목만 보시고는 "왠 영어 다이어리에 피아노 이야기" 하며
> 고개를 갸우뚱할 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 그것도 다이어리 첫장에.
> 그 이유를 들어보시렵니까?
>
> 제가 6살 되었을 무렵, 어머니는
> 피아노 레슨을 하는 집에 절 보내셨습니다.
> 당신은 못먹고 못입으면서도
> 자식 교육엔 아까운게 없으셨던 어머니다운 발상이셨죠.
>
> 난생 처음 만져본 피아노가 신기한 것도 잠깐,
> 전 그 집에 가기가 점점 싫어졌습니다.
> 손에 계란을 쥔 것처럼 둥글게 한 채 피아노를 쳐야한다면서,
> 바로 옆에 앉아계시던 선생님은
> 제 손이 내려갈때마다 볼펜으로 탁탁 내리치셨죠.
>
> 볼펜에 맞을 때마다 아픈 건
> 제 손보다도 마음이었습니다.
> 갈 때마다 마지못해 가르치는 듯,
> 신경질적으로 카랑카랑하던 선생님을 보면서
> 어린 마음에도 '저 선생님이 날 참 싫어하시는구나.'
>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
> 결국 어린이 바이엘도 다 못 끝내고 피아노 레슨을 중단했지만,
> 전 그 후로 감히 피아노를 배워보겠다는 엄두를 못냈습니다.
> 피아노 치는 친구들이 부러우면서도
> 저건 도저히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는
> 일종의 '피아노 강박증'이 생겼던 겁니다.
>
> 그 일을 웃으면서 얘기하기까지는
> 실로 많은 세월이 흘렀나 봅니다.
> 친정 어머니는 그러시더군요.
> "네가 싫다고, 싫다고 해서 결국 그만 두게 했지만 그 정도인줄은 몰랐다." 고.
>
> 세월이 흘러, 이제 저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
>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도 많고,
>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들려주고 싶은 것도,
> 배우게 하고 싶은 것도 참 많습니다.
> 하지만, 제 그런 마음이 너무 넘쳐서
> 아이에게 부담을 주고
> 본인은 하고 싶지 않은데도 엄마에게 잘보이고 싶어서,
> 엄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서 참다가
> 저처럼 또다른 강박증을 갖게 될까 조심스럽습니다.
>
> 큰 애가 8살이 되어서야 영어를 본격적으로 접해주면서
> 왜 다급한 마음이 안들었겠습니까만은
> 제 마음이 조바심칠 때마다
> 전 저의 피아노 강박증을 떠올리면서,
>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가자고 마음을 다잡습니다.
>
> 초등생 주명이와 떠나는 영어 여행.
> 여러분도 함께 동행하지 않으시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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