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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포드 리딩트리 3단계 사용 소감
작성일: 2001년 12월 4일
책은 내 눈으로 꼭 확인하고 산다는 철칙을 깨고, 인북스에서 직수입한 '옥스포드 리딩트리 3단계'를 그냥 사버렸습니다.
구성은 책 12권에 오디오 테잎 6개, 그리고 오디오 테잎에 담긴 내용을 담은 흑백의 스크립트북 1권(원래는 2권인데, 나머지 한권은 12월 중순경에나 배송된다더군요. 스크립트북 1권당 6권의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정식 명칭은 Oxford Reading Tree Extended Stories)이고요.
책 따로, 오디오 테잎, 스크립트북 다 따로따로 구매 가능합니다.
물건을 받고 처음엔 좀 실망했습니다. 오디오테잎 케이스도 싸구려 티가 폴폴 나고 책도 가운데를 스테플러로 꾹꾹 박아놓은 형태라 별로인데다 그림도 꼭 만화풍이라 아차 싶더라구요.
A4용지 반으로 잘라 복사해 놓은 것 같은 스크립트북을 봤을땐, 아! 울고 싶어라.
그런데 책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곤 흐뭇해졌습니다.
문장은 간단하지만 담긴 내용은 결코 수준이 낮지 않은, 적당히 위트도 있고 예기치 못한 반전에 웃음까지 짓게 만드는, 우리 주명이에게 딱 맞는 책이더라구요.
주명인 일단 문장 긴 책은 안보려고 합니다.
초등학교에 들어서야 영어 그림책을 읽어준 제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영어 문장은 간단하되 담긴 내용은 그 나이 또래의 수준에 맞는 것이라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오히려 5살때부터 영어 그림책을 접한 재필이는 이 점에 있어 고민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내용만 재미있으면 글씨가 아무리 많건 전혀 상관하지 않으니까요.
전에 쑥쑥에서 공구한 Curious George시리즈도 읽어달라고 가져오는 쪽은 늘 재필이고, 그 긴 내용을 다 듣고 있는 것도 재필이입니다.
오히려 이 책을 골라올때 펄쩍 뛰는 쪽은 주명입니다.
주명: 세권이나 가져오면 어떻게 해? 그렇게 긴 걸 언제 다 읽어?
재필: 재미있어. 나 이거 다 읽어달라고 할거야.
주명: (급기야 제 동생 머리를 쥐어박으며) 이게. 나도 읽고 싶은 거 있단말야.
재필: 으앙! 형아가 나 때렸어.
언제 다 읽나하고 속으로 한숨 쉬고있던 제가 이때쯤이면 중재에 들어갑니다.
나: 재필아, 오늘은 조오지책 1권만 읽고 형아가 골라온 책도 읽자.
재필: 그럼, 2권 읽어주세요.
이런이런! 옥스포드 리딩트리 교재 설명하다가 얘기가 또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다시 교재 소개 들어갑니다.
책 표지는 두꺼운 도화지 정도의 두께에 얇게 코팅을 한 형태이고, 크기는 168 x 194 mm로 내지가 8장, 그러니까 권당 16페이지입니다.
오디오 테잎은 직수입한 것인만큼 완전 영국식 발음이고, 테잎 한면당 책 한권, 그러니까 테잎 하나당 책 2권의 내용이 들어있는 셈입니다.
테잎 앞부분은 책 표지부터 끝 페이지까지 상황을 자세히 묘사해주고, 뒷부분은 본문만 읽어주는 형태인데, 페이지 넘어갈때마다 딩동하는 효과음을 넣어 쉽게 알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구연동화 수준은 아니고, 그냥 남녀 성우(?)가 나와 책을 죽 읽어주는 형태라 지루합니다만, 배경 음악 안깔린게 제 듣기 공부엔 더 좋더군요.
요즘은 밤마다 애들이랑 책 12권을 다 읽고 잡니다. 12권이라 해봐야 한페이지에 문장 1줄이라 별부담이 없어서 좋더라구요.
애들이 지겹다고 할때쯤이면 4,5단계는 책만 살 생각입니다. 이유는 영국식 발음으로 녹음되어서가 아니라 구성이 재미없어서에요.
전 오디오 테잎을 주로 아침 등교 준비할때 틀어놓는데, 그러려면 테잎이 재미있게 노래식으로 구성된게 효과적이거든요.
이제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실 본격적인 책 소개 시간입니다.
**The Cold Day(추운날)
바닷가에서 아이들이 부모님과 재미있게 노는데, 키퍼가 유난히 추위를 탑니다. 담요를 둘러쓰고 이가 딱딱 부딪힐 정도로 떨고 있네요. 같이 놀자고 해도 끄떡 않던 키퍼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뛰어갑니다.
아이스크림을 맛나게 먹으며 키퍼가 말하죠. I'm not that cold.
**At the Pool(수영장에서)
키퍼가 월마 엄마와 비프, 치프와 새로 생긴 수영장에 갔어요.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수영복이 없는겁니다. 할 수 없이 새 수영복을 사서 탈의실로 돌아갔는데, 키퍼가 바지를 벗는 순간 모두들 황당해 하지요. 키퍼가 바지속에 수영팬티 입고 온 걸 깜박 잊고 있었거든요. (I put them on at home.)
**The Barbecue (바베큐 파티)
모두들 바베큐 파티 준비를 하느라 야단법석입니다. 윌프 아빠는 조명을 내걸고, 윌프와 엄마는 마당으로 음식을 내오고 아빠들은 불피우나 젖먹던 힘까지 쓰는데, 성냥 5통을 다 쓰도록 야속한 불은 안붙고 배고픈 아이들은 빈접시들고 줄줄이 서있는데...
드디어 불이 붙어 좋아하고 있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불위에 천막을 치고 소세지를 열심히 굽는 아빠들.
어, 그런데 이 소세지가 홀라당 타버렸습니다.
눈이 매워 눈물을 줄줄 흘리며 시커멓게 타버린 소세지 접시를 건네는 아빠와 애들의 실망스런 모습이 얼마나 웃기던지....
급기야 천막에 고여있던 물까지 뒤집어쓴 가엾은 아빠.
결국 식사는 햄버거집에서 해결하며 얘기는 막을 내립니다.
어, 쓰다보니 애들 올 시간입니다.
다른 책들은 나중에 또 소개하죠.
| 옥스포드 리딩트리 3단계 사용 소감( 두번째 다이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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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주명맘 등록일 2001-12-04 12:07 조회수 1,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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