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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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1년 12월 4일>
아이들을 키우면서 같이 동요를 들을 때면
어린 시절 동요를 흥얼거리며 부를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을
새삼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어쩌면 우리 동요보다 영어동요를 먼저 듣고 따라부르지요.
제가 자랄때만 해도 영어동요를 접해볼 기회는 극히 제한되어,
매년 이맘때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쯤이면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캐롤을 흘려들었던 게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귀에 잘 들어오지 않으니까
우리말로 된 캐롤을 부르기를 훨씬 즐겨했구요.
저 뿐아니라 모든 분들이 한번씩 경험하셨겠지만,
아이들과 영어동요를 듣다보면
멜로디가 귀에 익어 "어, 무슨 노래였더라. 내가 아는 노랜데..." 생각하다가는
어릴적 부르던 가사가 문득 떠오릅니다.
그런데, 우리말로 된 동요의 가사를 애써 기억해내,
원작의 가사와 비교해보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해낼 수 있습니다.
그냥 '번역'(그중에서도 단순이 우리말로 옮기는 수준)을 한 경우와
'번안'을 통해 새롭게 재창조를 해 낸 경우로
구분하는 게 그것입니다.
번역 은 ' 한 나라의 말로 표현된 문장의 내용을
다른 나라 말로 옮김'으로
번안 은 ' 외국 작품의 줄거리는 그대로 두고
인정, 풍속, 지명, 인명 등을 자기 나라의 것으로 고쳐 개작'하는 것으로
각각 이해하시면 되는데
그럼, '번역'의 범주에 넣을 수 있는 동요부터 살펴볼까요.
'Happy birthday to you'와 'Ten little indian boys' 들 수 있어요.
이 경우의 특징이라면
동요의 가사가 주어, 동사 등을 다 갖춘 완전한 한 문장이 아니거나,
비교적 간단한 문장으로
우리말로 바꾸어도 큰 무리가 없고
의미전달이 확실히 된다는 것이지요.
즉, 이런 이유로 원작에 충실할 수 있어요.
'Head and shoulders'는
앞의 두 소절 'Head and shoulers, knees and toes, knees and toes'부분은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로 같지만
뒤의 두 소절은 'And eyes and ears and mouth and nose,
Head and shoulders, knees and toes, knees and toes'을
'머리, 어깨, 발, 무릎, 발
머리, 어깨 , 무릎, 귀, 코, 귀'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은
이것도 '번역'이라고 보고 싶습니다.
'Ten little indian boys'는 영어로 부를 때
단수, 복수의 구분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고,
'Hean and shoulders'도
신체부위 중 하나인 것과 두 개 인것를 구별해
복수에 's'를 붙인다는 걸 터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말로 부를 때는 느끼지 못하는
영어의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번안'한 동요에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죠.
'Hockey pokey'
You put your right hand in 오른손을 안에 넣고
You put your right hand out 오른손을 밖에 빼고
You put your right hand it 오른손을 안에 넣고
And you shake it all about 힘껏 흔들어
You do the Hockey Pokey 손들어 호키포키하며
And You turn yourself around 빙빙돌면서
That's what its all about 즐겁게 같이 춤추자
원래의 의미는 거의 그대로 살렸고,
'Hockey Pokey'는 별다른 어휘선택을 하지 못해 그냥 사용했으며,
맨 마지막 문장은 멜로디와 우리 정서에 맞게
전체 흐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개작을 한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If you are happy'도 영어가사와 우리가사의 색다른 느낌을 감상할 수 있어요.
If you are happy and you know it , clap your hands
If you are happy and you know it, clap your hands
If you are happy and you know it, and your face will really show it,
If you are happy and you know it, clap your hands
우리 모두 다함께 손뼉을
우리 모두 다함께 손뼉을
우리 모두 다함께 즐거웁게 노래해
우리 모두 다함께 손뼉을
원작보다 훨씬 간결하면서도
의미(손뼉치고, 발 구르는 등의)가 그대로 녹아있고
'If you are happy and you know it'과 'your face will really show it'같은 문장은
과감하게 우리가 쉽게 따라부를 수 있는 새로운 문장으로 표현한게 산뜻하지 않나요?
또, ABC song 으로도 불리는 'Twinkle twinkle little star' 를
번안한 '반짝 반짝 작은 별'도 멜로디만 빌린 훌륭한 우리 동요로 꼽고 싶습니다.
위의 곡들을 단순히 번역을 했다면
같은 멜로디에 가사를 다 담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널리 사랑받으며 불리지는 못했을 겁니다.
요즘 유아영어 열풍이 불면서
우리 동요를 영어로 바꾸어 부르려는 노력들을 합니다.
그런데, 언어란 것이
그냥 단어를 조합해 문장을 만든다고 해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 고유의 것은 그냥 우리말로 접하는게
더 그 빛을 발휘하지 않을까요?
우리말과 거기에 녹아있는 우리의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다른나라 말 몇 단어를
더 알게 해주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모 육아잡지에서 '한글과 영어를 동시에 끼치는 동요'라며
우리말을 영어로 단순 번역한 걸 하나 보시면
제 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나비야 나비야'
Butterfly butterfly Come on fly this way
Yellow one and white one Come on fly with dancing
Flower leaf in a spring breeze with a sweet gentle smile
Sparrow is chirp chirp chirp singing and dancing you and me
우선 영어고유의 라임이 살아있지않고
리듬감도 느낄 수 없으며
멜로디에 가사가 무리하게 끼워져 들어가 있어
원래의 느낌을 전달받을 수 없습니다.
이런 '단어 대 단어'식의 번역이 된 가사는
오래도록 사랑받고 애창될 수 없겠지요.
우리아이들에게 우리 동요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도 아낌없이 제공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 영어동요의 '번역'과 '번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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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하바별시 등록일 2001-12-04 16:15 조회수 1,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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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동요의 '번역'과 '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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