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주특기 감히 딴지 걸기 발동합니다 ㅋㅋㅋㅋ
하니비님 생각과 제 생각이 거의 대동소이한 것 같지만 한가지 차이점 있네요... 바로 교과서요 ^.^
제가 뛰어나다 할 수 있는 고등학교 이과생들을 많이 가르쳐봤지만
거의 대부분 공통적으로 힘들어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큰 시야... 통합적 사고... 전체를 꿰뚫는 직관... 이런거요.
뭔가 거창한 것 같지요?
별 것 아니고 바로 초6, 중3, 고3 전체 12년의 수학을 아우를 수 있느냐입니다.
중 고 6년 동안 풀어낸 수학 문제집이 수십 수백권일 터이지만 교과서는 열댓권 남짓입니다.
(7차 개정 교과과정에서는 중학 수학이 한 학년에 한권 씩 3년 동안 세권입니다.
지금까지는 여섯권이었죠)
문제집을 선행하고 심화 나가다 보면 문제는 잘 풉니다.
그러나 그 바탕, 배경지식이 좀 아쉽죠.
물론 따로 수학 관련 서적의 독서를 통해 보충할 수 있지만 교과서만 구석구석 꼼꼼하게 읽어도 대충이라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학 1년 맨 처음에 집합을 배울 적에 벤 다이어그램을 배운다면
대부분의 교과서에서는 벤 다이어그램이 벤이라는 수학자가 1880년에 만들어낸 것이고... 어쩌고 저쩌고...
뉴튼이 중력만 알아냈을까요?
적분에서도 뉴튼의 공로가 큽니다.
고대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수학만 잘 했을까요? 우리가 지금도 쓰고 있는 도레미파솔라시... 이것도 다 피타고라스 할아버지 덕분입니다.
실제로 고등학교 문이과 모두 피타고라스의 이 발견...
길이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는 내용으로 지수 로그의 응용 문제가 잘 출제됩니다.
직각삼각형에서의 피타고라스의 정리만 들어봤던 학생이라면,
더구나 수학에 원인 모를 공포를 갖고 있는 아이라면 저런 응용 문제는 문제를 다 읽기도 전에 맘 속으로 포기를 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ㅠ.ㅠ
제가 수학인물사나 수학사를 공부해서 아냐구요?
아뇨, 중고등 교과서만 꼼꼼히 읽어도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좀 더 욕심을 내자면 교과서에서 수학자나 수학사에 대한 단편적인 지식에 아쉬움을 느끼는 학생이 관련 서적을 찾아 읽는다면 그야말로 제대로 된 일파만파식 확장 교육이 되는 것이죠.
교과서만 잘 읽어도 왠만한 수학자의 간단한 프로필이나,
그들의 수학사에 길이 남을 업적들,
생활 속에서 연계 될 수 있는 수학 관련 지식들 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문제집이 공식에 대한 기본 배경이나 그 유도 과정을 간단하게 다루고
그에 따른 문제 해결에 촛점을 맞춘다면 교과서는 그 반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1 2학기에 배우는 구의 부피, 겉넓이 같은 경우...
문제집에 따라 그 도입 과정이 소개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포커스는 그 결과물인 공식을 이용한 실제 문제 풀이가 주된 관점입니다.
그러나 교과서는 그게 아니죠.
구의 부피를 구하기 위해서 초등때 배운 원기둥의 부피에서 출발해서 유도해 내는 과정을 소개하기도 하고
고등때 배울 적분의 구분구적을 염두에 둔 삼각뿔로 아주 작게 잘라서
그 삼각뿔들의 부피를 합해서 부피를 구하는 과정으로 소개하기도 합니다.
그냥 공식만 외워서 문제만 잘 풀면 되지 않느냐?
아니죠... 그렇게 하면 2% 부족합니다.
특히나 향후 이과 지망생이라면 98% 부족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유도해 내는 과정... 그 것도 두 가지...
하나는 기존의 배경 지식으로 부터 유도해 내는 과정
하나는 새로운 방법으로 접근해서 유도해 내는 과정...
이 두 가지 모두를 중등 수학에서 자연스럽게 체화 시켜야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교과서가 어느 문제집 못지 않다는 것이죠.
개념원리가 그나마 문제집 중에선 낫지만 그래도 교과서만은 못하죠.
단 출판사 별로 접근 방법이 다르기에 제 생각엔 최소한 두종류 이상의 교과서를 보기를 권합니다.
뛰어난 아이들에겐 후루룩~~ 하루 이틀이면 재밌게 읽어낼 수 있는 논픽션 정도입니다.
고등 이과 수학은 그 양이 방대하다 못해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의 대부분의 평범한 학생들에겐 그 중 60~70%만 소화해 냅니다.
인서울 경계권의 중상위 그룹이죠.
그렇지만 최상, 극상을 치달으려면 100% 소화로는 부족합니다.
120% 소화해야만 합니다.
전 그 20% 부분을 문제집 외적인 부분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독서나 다른 체험에서 얻어질 수 있는 창의적이고 직관적인 수학적 능력을 기르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또 너무 막연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시각의 교과서만이라도 쥐잡듯 잡으란 이야기입니다.
문제해결 능력은 교과서가 아닌 문제집으로 기르고
문제해결 이전의 수학적 사실이 발생하는 상황과 거기에서 만들어지는 수학적인 개념 도입, 전개, 결론적인 공식의 도출 과정,
즉 진짜 수학적 사고의 프로세스는 교과서를 통해 충분히 익히라는 이야기입니다.
모자라건, 평범하건, 특출나건...
그 모두에게 교과서의 과정은 기본적으로 반드시 체화시키고
한 발 더 나가서 중학 3년 전체 교과서를 아이 스스로 해쳐 모여 분해 조립 재구성 할 수 있으면 더 좋고
두 발 더 나가서 고등 3년 전체 교과서 마저도 그렇게 할 수 있고
세 발 더 나가서 중 고 6년을 통째로,
네 발 더 나가서 초 중 고 12년 전체 교과서 내용을 아이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게 된다면
수능 정도는 별 어려움 없이 무난하게 치뤄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입니다.
이상 하니비님에게 감히 딴지 걸기였습니다 ㅋㅋㅋㅋ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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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자님의 글이 저의 댓글을 유도하시는 군요
참고로 전 몇년째 눈팅맘 ㅎㅎㅎ
이글을 보니닌깐 저의 중 고교 시절이 떠오르네요
기억하기론 전 중학생초창기까지만 해도 수학잘한다는 칭찬(?) 을 들었었고, 고교시절에 봤던 적성검사에서는 수학이 90점인가 %인가를 넘는다고 저더러 천성 이과타입이라고 했는데 정작 저는 수학을 무지무지 혐오했더랬죠 감수성 예민한 시절 선생님영향도 있었지만 제가 정말 싫었던건 어느날 갑자기 기본개념 설명도 없이 싸인,코싸인 얘기에 지금도 배웠었나 싶기도 한 적분, 미적분 얘기에 내가 전날 졸았었나? 왜 갑자기 이런게 나오는데 난 이해가 안되지? 마구마구 쏟아져 나오는 공식은 왜 이해도 없이 외우기만 해야하나???? 이런 고민에 결국은 수학을 혐오하게 까지 되었던 것 같아요
갑자기 수십년전 얘기를 하니 머리가 핑~ㅋㅋ
아이들 수학을 가끔씩 봐주는데 초5짜리아들이 제법해서 경시대회문제를 제게 들이미는데 저는 넘 재밌는거 있죠 ㅎㅎ
농담으로 남편한테 "나 수학이 넘 재밌어, 나 수학천재같아 (자뻑 *^^*) 다시 수능공부해볼까 ㅋㅋ"
다행히 울 아들 수학을 아직까진 수월해하고 잘 하는 편이지만 크면서 제꼴날까 두렵기까지 ㅜ.ㅜ
요즘이야 도움을 받을 곳이 한두곳이 아니니 저희때와는 다르겠지만 ...
놀자님의 글을 읽으며 백번공감가기에 한두자 적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