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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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나무여~!소나무여~! 그대는 참 변덕(?)스럽기도 하구나~!
이게 왠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구여?
오늘 저희 딸이 부른 노래의 소절입니다요..^^
오늘 외할머니와 딸 미지와 저는,(저희는 요즘 외갓댁에 사랑방 손님이 되어 기거하고 있습니다..)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크리스마스 나무 장식을 거행(!) 했답니다.
이 거사를 거행하기 전 저희 친정 어머니와 저는 머리를 맞대고 무척 고심했었습니다. 할인매장에 가서 돈을 좀 들여 새로운 장식품으로 미지를 한번 거하게 홀려 주느냐 마느냐...결국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미지 나이를 거론하며, 내년 크리스마스를 기약하며(그러나..우리 모녀는 또 내년에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겠지요..) 잔돈을 굳히기로 합의 봤지요..(참으로 비정한 짠돌이 모녀 아닙니까? ^^;)
우리 딸과 드디어 처음으로 함께(!!!) 크리스마스 나무 장식을 했습니다..
얼마나 그 모습이 진지하던지..경건하기까지 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성탄절이 뭔지도, 크리스마스 나무가 뭔지도 몰라 어리버리하던 녀석이 저렇게 똘망한 눈망울로 열심히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만들고 있다니요...거기다 가끔씩 제 할머니께 "이~건.."하며 점잖게 참견까지 제법 하면서 말이예요...후훗..아이들 크는걸 보면서 시간 가는걸 안다란 옛말이 생각나네요...
우리 딸이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면 바니 크리스마스 비디오를 봐서인지,
(저희 집에 크리스마스 비디오는 달랑 그것 하나밖에 없답니다..진짜 짠돌이 엄마죠? ^^;) 나무 장식을 하면서 영화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장식하는 내내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더군요..(아마도 '그래야 한다.'라고 오해하고 있는듯이 보이지만 그 오해가 하도 귀엽고 그 모습이 진지해 보여 당분간 안 말릴려구요....^^..게다가,사실 나무 장식하는것두 지루한(?) 노동이라면 노동인데 노래 흥얼 흥얼 같이 부르면서 일하니까 별루 안 지루해지더라구요...^^)
우리 딸이 1시간여 작업(?) 시간동안 쉬지않고(!) 부른 건 메들리판(?) 단 2곡!
" Jingle bell" 과 "Oh~! Christmas Tree"(우리 나라에선 오~! 소나무야~!로 잘 알려진--어릴때 우린 소나무야..로 배웠쟎아요...그래서 전 한때 제가 미국에 가서 진짜 전나무를 보기 전까진 소나무가 크리스마스 장식하는 전나무랑 똑같은 나무로 철썩같이 믿고 있었지 뭡니까...이런~! 개사하시던 분이 잠시 조셨던걸까요...^^;) 였습니다. Jingle bell 은 앞의 전문은 다 빼먹고 마치 앞부분은 첨부터 아예 없었다는 듯이(저도 한동안 착각했답니다. 이 노래가 원래 이렇게 시작하는 것인줄 알고..너무나 당당하게 불러 제껴서 -참고로 저희 딸 노래부를 때는 아저씨들이 술 드시고 거리에서 어깨동무하고 고성 방가하시는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 자신만만한 흥취와 자신밖에 도저히 알아 먹을 수 없는 가사..그리고 중간 중간 맘대로 잘라 먹었다가 은글슬쩍 다시 클라이 막스로 가는....길거리에서 애가 낮에 그러고 다닐때면 제 얼굴이 뜨겁습니다..동네 창피해서..^^; ) "Jingle bell, jingle bell,~~~~w~ay" 이 부분만,
"oh~!Christmas tree( 오~! 쿠리스마스츄위~-이 부분은 아주 빠르게 발음해야 합니다..저희 딸 발음을 흉내내려면...-) oh~! christmas tree~! you....so..changing( 원 가사: your green so unchanging..뭐 이런 비슷한 걸겁니다..) 딱 이 한 소절입니다. 한순간에 한겨울에도 지조있는 evergreen 이 변덕스런 나무가 되는 순간입니다...하.하^^
솔직히,
고장난 축음기(?) 틀어논 것처럼 똑같은 곡조에 똑같은 가사만 끊어졌다 이어졌다 메들리로 한 시간여를 듣고 있자니, 첨에 어미로서 귀엽고 기특했던 마음은 점점 사라져가고, 슬슬 어서 빨리 저 고장난 전축을 끄기 위해서라도 후다닥 해치워야겠다..라는 생각에 맘이 급해지더군요..^^;
쨔잔~!
완성하고 보니 (1시간여동안 만들었지만, 사실 꼬마 아기 키 정도만큼 작은 나무랍니다..^^': 워낙 손재주 없는 우리 모녀,허둥 지둥 상자 찾으랴 조립하랴..이러느라 이렇게 장시간 작업을 했지만요..)
돈 안들인만큼(?) 나무 위에 수북하게 쌓인 이불솜밖에 눈에 뵈는게 없더군요..
..외국처럼 멋진 tree skirt도 없어서 아래두 휭하고..(내일 아침엔 서랍을 뒤져 철지난 식탁보라도 꺼내 좀 가려봐야 겠습니다..^^) ....우리 딸이 다른 화려한 나무들이랑 비교해서 눈치채고 실망하기라도하면 어쩌나...은근히 걱정하고 있었는데, .....미지는 너무나 기뻐합니다. 역시 동심의 세계는 순수하다고 눈시울을 적시며 감동하며 우리 모녀, 다시 한번 우리의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자축을 합니다....
여러분, 모두 따뜻한 성탄절 맞이하세요.....
| oh~! Christmas tree~! Oh~! christmas tre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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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미지콩 등록일 2001-12-15 01:30 조회수 1,5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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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Christmas tree~! Oh~! christmas 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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