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우리 아이들은 시험공부 중...

중2 아들은 중간고사 D-9 이고 대학 신입생인 큰 아들은 지난주 부터 시험이 시작되었다.

작년까지 시험 노이로제에 아이들의 시험기간이 되면 찾아오는 우울증,무기력감...

그러나 올해부터는 그런 증상은 없다.그저 담담하다.

큰 아이는 승부욕이 강해 시험을 보면 그 시험이 무슨 시험이 되었던지 스트레스가 심했다.

초등학교 시절이야 공부보다는 체험학습과 인성교육을 중시하는 학교를 선택해 보냈었기에

두 아이 모두 시험공부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어린시절을 보냈다.지금 생각하면 큰 축복이다.

어린 시절부터 시험의 노예가 되어 정작 공부할 시기가 되어 지쳐버리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가?

물론 둘째는 일년에 한번씩 보는 전국사립학교 평가시험을 보며 시험공부를 했던 기억이다.

주관식 설술형이 많았던 그 시험은 어려운 시험이었다는 기억 뿐이다.아무튼 성적에 신경쓰지 않았다.

큰 아이가 중학교 들어가면서 시험의 고통은 시작되었다.

극성스런 엄마들은 아이들 등수가 곧 나의 등수요.내 자존심이었다.그 시절 유행어이기도 했다.

중학교 첫 중간고사를 나와 함께 공부했고 중간고사 전교 3등 기말고사 전교2등을 했다.

초등학교 시절 성적에 대한 감각이 없었기에 참으로 만족스런 성적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2학기였다.그 성적 지킬 수 있을까? 이 엄마의 전교등수는 2등인데..

그 스트레스가 아이에게 전달되기 시작했다.그리고 불행은 시작되었다.

우리는 시험의 노예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아 그 시절 그 고통 어떻게 견디어 냈는지....

물론 IET를 비롯 교외 시험과 경시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시험에 대한 중독은 더 강해졌다.

첫 토플 시험을 보며 받았던 긴장감과 스트레스,수학경시의 추억,대학교 수시를 목표로 내신관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시험은 수능과 서울대 면접시험이었다.연,고대는 학생부가 뛰어나 면제받았다.

그런데........참으로 지금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감사하는 일은...

그 온갖 자질구레한 시험에서는 아이나 내가 그토록 고통을 받았건만 그 일생의 중요한 대학입학

시험을 치루며 수능시험 치던 날도,서울대 논술 면접을 보던 날도 우리는 최상의 컨디션에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칠 수 있었던 일이다.^^ 이것은 아이에 대한 믿음과 나의 간절한 기도...

시험을 끝내고 큰 웃음을 지으며 내게 이야기하던 모습도 처음이었다는 기억이다.

시험이 끝난 아이가 웃으며 걸어나올 때...그 기분은

아무튼 그렇게 고통스런 시험의 기억들은 모두 추억이 되었다.

요즘 두 아이들의 시험기간이다.

큰 아이는 고3때도 세우지 않던 밤을 일주일째 세우며 중앙도서관에서 공부를 한다.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이 아니라 서울대학교의 공부벌레들이라 했던가? 다를 것이 없다.

학기중에도 매주 수학시험과 보고서에 수학은 고등학생이 2년간 배울 분량을 두달에 배우고 이번

중간고사 범위이다.살인적인 공부양이라고 한다.물론 대학생들이 모두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니다.꿈이 있고 계속 공부해야 하는 진로가 확실한 학생들의 경우이다.

대학생들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고등학교 시절 공부 습관이 눈에 보인다고 한다.

재수를 하고 들어온 학생들은 한번에 뭔가를 끝내버려야 겠다는 근성이 부족하다고 한다.반면

고교시절 철저한 내신 철벽수비를 해서 수시로 들어온 학생들의 경우 2주도 꼬박 밤을 새워가며

공부해야 할 과제를 끝내버려야 하는 근성이 강하다고 한다.역시 공부는 머리와 근성으로 하는 것이다.

일주일간 김밥과 빵으로 때우며 공부해서 허기가 진다고 한다.어제는 학교 옆 사는 이모가 저녁에 고기를

사 주어 배불리 먹었다고 한다.하버드생들은 시험기간 동안 무슨 음료수.. 잠이 오지 않는다는 음료수를

마셔대고 피오줌을 싸며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금나나양의 책에서 읽었다.하버드 공부가 얼마나 치열한지를

알려주려고 금나나의 책을 권해주었던 기억이 난다.불이 24시간 꺼지지 않는 서울대 중앙도서관 3열에서

엄마와 연락도 끊고 공부를 한다.커피도 마시지 않는 아이는 무엇으로 잠을 이길까? 어느 날은 불쑥

먼길을 찾아가 도시락도 주고 싶지만...어차피 혼자서 견디어 내어야 한다.고등학교 시절 독서실로

뜨거운 도시락 배달하던 기억...이젠 해주고 싶어도 해 줄 수 없다.모든 것은 때가 있는 것이라고 했던가..

아.....참으로 다행인 것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니 중,고생 시절처럼 징징거리지 않기에

내 마음이 얼마나 편안한지...

수재들의 공부이야기를 가끔 들려주기도 하고.일단 가끔 듣는 아이의 목소리가 밝아서 행복하다.

공부 부족하다고 늘 엄살떨던 모습은 여전하다.아무튼 매사에 최선을 다해주기에 고맙다.

예전에는 고승덕씨의 공부 방법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는데,우리 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점은

고승덕씨는 '시험의 달인'이었다는 생각이다.학문을 하는 사람은 또 다른 방법의 공부를 한다.

난 우리 애들이 '시험의 달인'이 되는 것은 절대 반대다.고시스타일의 공부는 어차피 우리 애들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어려서 부터 공부하는 모습을 살피며 깨달았다.

아...이번 시험공부를 하며 큰 아이는 계속 공부를 해야 하나? 조금 회의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평생 이렇게 오로지 공부에 매달려살아야 하나? 그래도 아빠는 공부밖에는 없다는 결론이다.

시험이 끝나면 마주앉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분명히 내가 지는 대화가 되겠지만...

이번주 금요일 시험이 끝나는 날,우리는 인터콘티넨탈 호텔에 저녁 식사 초대를 받았다 .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아놔! 또 시험이야기에 공부이야기를 해야 하다니!

둘째는 중1 중간고사를 엄마와 함께 공부를 하며 공부방법을 배운 후 혼자 공부를 한다.

혼자서 잘해 나가지만 이번 시험은 내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주고 싶었다.

작년에 형 입시로 너무 소홀했기 때문이다.그래도 스스로 공부해 전교1등과 2점차로 전교 2등.

전교 1등이라는 타이틀이 우리에게 또 하나의 불행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완벽한 성취감을 느끼기에 전교1등 보다 더한 만족감이 어디 있을까...

둘째 아이에게 완벽한 성취감을 맛보게 해 주고 싶다.내가 해주고 싶다고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아무튼 최선을 다해보자는 것이다.

아...큰 아이에게 중학시절 늘 우리애는 왜 1등이 아니고 2등일까? 회의를 가졌던 기억이다.

엄마들의 마음속에 전교 1등이란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과거의 나처럼 아이들의 등수가 곧 내 성적이요,내 등수라는 어이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많다.그러기에 그당시 유행어가 되었겠지...성취감과 만족감은 오히려 아이들 보다 부모가 더 느낀다.

아...이젠 시험의 고통에 대한 내성과 내공이 생겨 덜 힘들다.

앞으로도 많이 치루어 낼 시험 이젠 편안한 마음으로 대비해 나가야겠다.

결코 내가 안달복달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기에...하늘이 하는 일이라고 믿고 싶다.

그러기에 내가 해 줄 수 있는 일은 아이들 마음에 평화를 주시라는 기도를 드릴 뿐 !

***********************************************************************************************

대학생이 된 큰 아이 고2 기말고사가 끝나고 쓴 글입니다.

이런 시절도 있었네요.ㅎㅎㅎㅎㅎㅎㅎ....

스테파노의 기말고사가 끝났다.

1학기 기말을 평균 99.7 로 마감하더니 2학기 기말은 평균 99.0 이라는 아름다운 성적으로 마무리 하였다.

휴...

등급제의 모순으로 전과목 만점을 받아도 수리(가)형에서 한문제 틀리면 끝장인 올해의 수능처럼

내신 시험 또한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시험이다.

초등학교부터 전국단위의 수학경시에 영어경시, 영어논술,토플 텝스등 무수한 시험을 치루고 좋은 성과도

많이 거두며 시험에 강한 아이로 키웠다고 생각했지만,고등학교 내신 시험 기간만 되면 우리는 무서운

홍역을 치루게 된다.

시험 일주일전에는 열이 오르고 심리적 불안감을 이기지 못해 나를 너무나 힘들게 한다.이번 시험 일주일전에도

어김없이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엄마,학교에서 머리가 너무 아프고 숨이 막혀 버릴 것 같아,자퇴하고 싶어"

아이의 전화를 받고 전혀 놀라지 않은 것은 그 고통의 무게를 나도 함께 느끼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나의 대답은 "오늘은 잠깐 쉬고, 그래...자퇴를 생각해 보자"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려서부터 주위의 주목을 받고 자란다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심리적 부담감을 주는 것인지...

주목을 받고 주위의 기대를 의식하면서 아이는 힘들게 힘들게 큰 바다속을 항해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위해 유학도 생각했지만 좋은 대안은 아니였다.

세상은 오로지 성적으로 모든 것을 평가한다.특히 입시를 앞둔 학생에게는 성적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영어에 자유롭다고 해도 공인성적과 내신, 수능성적이 아이의 영어능력을 평가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토플, 텝스를 만점에 수렴하는 성적을 가지고 있고,에세이 대회에서 금상을 받아도 학교 영어내신 시험에서

정관사,부정관사 하나 잘 못 써서 2등급으로 밀리면 끝장(?) 일 수도 있다.요즘 공부를 잘하는 최상위권은

'공신'이라 불릴 만큼 너무나 완벽한 실력을 가지고 있다.그래서 동석차를 없애기 위해 문제 배점도

2.7 3.5 점 등으로 난이도에 따라 차별화 시킨다.

시험은 최상위권 아이들에게 실수에 대한 완벽한 콘트롤을 요구하고 있다.이번 수능 수리(가)형의 비극이

대표적인 예이다.수학 괴수로 통하는 우리 아이도 중간고사 수학시험에서 실수를 하여 아니 실수보다는

심리적부담으로 인하여 잘 풀어낼 수가 없었다고 한다.그래서 기말에서 1등급으로 올리기위해 정석을 비롯

시중에 나와있는 고등학생용 수1 문제집을 10권 이상 반복해 풀어야 했다 아이는 1등급 선방이 불가능 할

거라고 두달간 무쟈게 고통을 받았다.하지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결국 기말 백점으로

1등급을 선방할 수 있었다.5세부터 신경 쓴 수학이 우리를 배신 할 수는 없었다.저력의 힘을 확인하였다.

시험 1주일 전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나는 아이의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 모든 즐거움으로 부터

나를 단절 시킨다.내가 나로 사는 것이 아닌 것이다.언제쯤 내가 나로 살 수 있을까....

한시도 떠나지 않는 아이들 생각...

어제는 모처럼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몇달만에 온가족 회식(?)을 했다.얼마만에 함께 먹는 가족식사인가...

시험기간 동안 "주님,아이의 환한 웃음을 보고 싶고,아이의 노래소리를 듣고 싶어요" 라고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했고 너무나 고맙게도 아이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데...나는 이제 조금씩 그 고통을 즐기는 법을 터득해 나가는 것 같다.

가장 힘들게 치루어낸 이번 시험기간 동안 마음이 너무나 편안하였다.

아이들은 '경쟁'에서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친구의 희생을 요구해야만 하고 그것을 괴로워한다.

누구를 이겨야만 살아남는 것이다.경쟁은 대체로 효율적이고 가장 좋은 결과를 낳지만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내일부터 일주일간 성탄준비를 하면서 한없는 해방감을 주체할 수 없을 것 같다.아마도 너무나 어두운 굴을

빠져나와 맑은 공기와 햇빛을 만끽하는 그런 기분인 것이다.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을 키우면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세상 어려운 줄 알고 길에 휴지를 던지는

사람에서 줍는 사람이 되고 누구에게 함부로 아이 얘기도 하지 못하고...오늘의 1등이 영원한 1등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터득했기 때문이다.

아이의 책상 위에 'The Secret' 이라는 책에 나오는 글귀를 써서 붙여 놓았다.

"상황에 집중하지 말고 원하는 것에 집중하라"

내년 5월 까지는 시험이 없다.아니구나...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이 있고 경제 경시대회가 있구나!

영어의 감을 유지하기 위해 2월 텝스도 봐야하구...이제부터는 '멘큐의 경제학'과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하니비님의 초/중등 영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