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참관수업 후기..2003/5/29 2003-05-29 23:23
2474
http://www.suksuk.co.kr/momboard/BFA_044/34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블로그 네이버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쑥쑥닷컴 - 파일 다운로드

파일을 다운로드 합니다.

댓글 남기기
오늘은 은창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일년에 한번 있다는 어머니 참관수업이 있었습니다
은송이때문에 고민고민하다
친구 영국이에게 며칠전 부탁을 했더랬습니다
그 집도 이제 16개월된 딸아이 지혜가 있어
좀 망설여졌지만 하루 걸러 가는 집이고
딱히 다른 방법도 없어 부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아침 10시가 그리 빠른 시간도 아니건만
무어 그리 할일이 많은지..
결국은 은송이 업고 영국이네로 뛰었습니다
이층집 계단 집 위에 덜렁 은송이 내려놓고 내려오니
가방 속 여벌 팬티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다시 두칸씩 뛰어올라가 팬티 던져주고는
얼른 택시타고 가니 늦지는 않았습니다^^;;

이름표 찾아 달고 제일 먼저 한일은
평소 친하다고 은창이가 노래하던 친구녀석들을
보는 일이었습니다
개구진 녀석, 순하게 생긴 녀석...
입맛도 가지가지다 싶도록
다양한 성향의 친구들이 있더군요..

먼저 영어수업을 함께 했습니다
우와~ 키도 크고 늘씬늘씬에 한 미모하는
선생님이 엄청 유연하게 몸을 흔들어대는데
아이들 혼이 다 빠지겠더군요^^
표현이 좀 그렇지만
오픈축하도우미 언니들 차림의 그 영어선생님...
정말 아무나 소화하기 힘든 그 차림이 그러나
어쩌면 그리도 잘 어울리던지...
갑자기 스승의 날 어머니 일일수업에
무슨 용기로 손을 번쩍 들어 일일교사,
그것도 스토리텔링을 한다고 했는지
엄청 후회했습니다...
물론 그 일로 저는 스타되었습니다^^
아침에 유치원버스가 은창이를 마지막에 태우는데
은창이랑 저랑 서 있으면 버스 안의 아이들
손 흔들고 소리소리 지르면서
저를 반겨줍니다^^
"와아~은창이 엄마다~"
그러면 저는 또 신이 나서 V자를 날려 주지요^^
하지만 이제 그런 일을 없을 듯 싶네요^^;;

다음은 오늘의 하일라이트~
우체국관련 각 영역 수업이 있었습니다
머리가 나빠서인지 선생님이 설명할 때는
무슨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감을 못 잡겠더니
남들 하는 거 보니 뭔지 알겠더군요..
개인 우체통을 만드는 순서가 있었는데
저는 미리 준비한 여러 상자 중 크기가 제일 적당한
핸드폰 상자를 집어서 열심히 은창이랑
시트지 붙이고 그림 그리고 했는데
편지 넣을 구멍을 칼로 뚫는데
도저히 안 뚫리는 겁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상자 안에 플라스틱고정세트가
그대로 들어있어서
그 무시무시한 칼도 들어가질 않더란 말이죠..
결국은 맨 위에 커다랗게 칼집을 내어
그 플라스틱세트 꺼내서 다시 셀로판 테잎 붙여서
마무리했습니다...
현금카드도 발급? 받아서는 며칠전에 저금한 돈 이천원을 인출해서
과일화채 만들 재료인 수박과 참외를 사서
함께 조물락거리면서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은 즐거운 체육시간~
체육선생님 정말 멋지더군요
집에서 늘 피로에 절은 30대 중반의 삐쩍마른 낭군만 보다가
구릿빛으로 잘 구워진? 스포츠머리의 체격 좋은 선생님을 보는 순간
저도 갑자기 운동이 마구마구 좋아지더란 말이죠...
참 나이도 젊은 것 같은데 넉살이 어찌나 좋은지
모인 엄마들 배꼽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터널 통과 게임도 재미있었고
막판 승부를 위한 줄다리기...
아...몇년만에 잡아보는 동아줄인지...
열심히 하다가 겨드랑이가 벗겨지는 아픔이 있었건만
저희 개구리팀은 지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집에 와서 은창이가 이야기하는데...
"엄마 되게 웃기더라...
막 소리치면서 머리는 막 날리고...
그러면서 나중에 졌지?...."

은창이보다 제가 더 재미있고 즐거운 참관수업이었네요^^
영국이네 집에 와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유치원 선생님 하고 싶다고
막 떠들어댔습니다
그렇게 다소곳하니 예쁜 스커트 입고 앉아서
아이들 책도 읽어주고
가지런히 제자리에 놓인 아이들 물건들도
너무 앙증맞고
쪼르르 낮은 세면대며 심지어 변기까지도
어쩌면 그리도 귀엽고 예쁜지...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 옆에는
나무로 된 미끄럼틀도 있는데
그거 타고 쭈르르 내려오면서
딱 그 나이되어서 나도 유치원 가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답니다....

저의 이런 심오한? 생각을 알기나 하는지
영국이는 그러더군요..
"또 감상에 젖네...야 오늘 비온다더라..
얼른 집에 가서 빨래나 걷어라..."

삼십여년을 살면서 한번도 선생님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요즘 무지하게 선생님이 하고 싶은
늘 뒷북 치고 현실감도 떨어지는 오누이맘입니다..
그래도 오늘 정말 신나고 재미있었답니다^^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로그인 후 덧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