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저와 너무 비슷한것 같아 조금 위로가 됩니다.
제가 너무 과소비일까 아님 남들도 그럴까 생각했었는데..
우리딸에게 맞은 책을 사다보면 많은시행착오가 생겨요.
위로받고 나가요.> +저거 못 보던 거네... 너 또 사고 쳤냐....
> 유심히 보지 않는 것 같아도 남편은 은조방에 못 보던 장난감이나
> 책이 눈에 띄면 나를 흘겨본다. 도끼눈으로....
> 그래도 은조가 그 신기한 책들을 끼고 다니며 모라고 웅얼웅얼 영어 비슷한 소리를 내면 좋아서 입이 귀밑에 걸려 있는 팔불출이다.
> 우리 남편은 프로그래머로 대기업에 부림당하는 대리이다.
> 대리 월급이라고 해봐야 빤하다.
> 매달 들어가는 금융비용이며 생활비며 감당하느라
> 허리띠 졸라매고 사는 불쌍한 가족이다
> 그래도 난 하나밖에 없는 딸, 앞으로도 하나밖에 없을 딸을 위해서라면 장난감이든 책이든 별 아낌없이 소비를 하고
> 그런 나를 남편은 철부지 보듯 하며 현금카드,신용카드 몽땅 뺏어간다는 협박도 여러번 해댄다.
> 사실 우리집은 동네 여느 놀이방보다도 시설이(?) 좋다.
> 동네 아이들이 오면 입을 다물지 못해하며 놀다 가곤 한다.
> 난 원래 형제 많은 집 가운데 낀 딸로서 소시적에
> 가지고 싶은 것, 가져야 할 것의 터무니없는 부족함속에서 자랐던터라
> 좋은 아이 물건을 보면 내가 먼저 욕심이 생긴다.
> 마치 그 시절을 보상받으려는 듯이.......
> 결혼하고 3년만에 거의 1억 가까이 모았다는 내 친구는 나보고 심하다고 한다. 그 친구는 하나밖에 없는 딸 돌사진도 안 찍어주면서 그 돈을 모았고 통장에 잔고 한푼 없는 난 우리 은조 돌사진 40만원짜리로 찍어주었다. 그래도 난 그 친구에게 당당히 말한다.
> 나는 빠듯한 살림이지만 옷도 안사입고 미장원도 안가고 그렇게 아낀 돈으로 우리 딸 책 사준다고...
> 나한테 들어가는 돈 아껴서 아이꺼 사주는게 잘못된거냐고 말하면서도 씁쓸하다.
> 사실 결혼전 내 취미는 cd 모으는 거였지만 근래에 날 위해서
> 단 한장의 cd를 산 적도 없다. 보다 못한 남편이 몇 장 선물한것이 고작이고....
> 그리고 얼마전 쑥쑥 공구에서 버니랑 텔레폰북이랑 사야지 하고 기분 좋아져 있는데.. 남편이 내게 경고를 해왔다.
> 자기 이번에 보는 자격증 시험이 책값만 160만원이고 강의 수강료가 몇십만원이고 시험보는데 몇십만원이고 어쩌고 저쩌고....
> 이제 은조책 그만사고 자기책 좀 사달라고 우는 소리를 한다.
> 나는 아무 할말이 없어서 그냥 애들책이 몇푼이냐 한다고 그러냐고 했지만 속이 무척이나 상했다.
> 사실 생각해보면 그동안 이뿐 딸한테 콩깍지가 덮여서 우리 불쌍한 남편을 좀 소홀히 생각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 남편이 공부 좀 한다는데 책 살돈이 없는 현실이 한심해 졌다.
> 사실 남편은 대학원을 다니고 싶어하는데 형편이 안되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 우리가 너무 가난한건지... 내가 너무 철이 없는 건지....
> 그리고 한번 더 반성하며 생각한다.
> 과연 나는 내가 소비하는 만큼의 효과를 보고 있는지...
> 단지 소비를 하고 그 물건이 우리 딸에게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 나의 역할을 다했다며 게으름을 피웠던건 사실이다.
> 워낙 나라는 주체가 소비를 즐기는 편이기도 하지만...
> 왜 유아영어와 소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여야 하며...
> 나는 우리 은조에게 좀 아름답고 진짜 책다운 책을 접하게 해주기 위해 앞으로도 얼마나 오랫동안 입고 싶은 옷, 신고 싶은 구두 참아야 하고 동생에게 구박먹으며 옷 빌려입어야 하는 걸까... 그 끝이 있을까 싶다.
> 그래도 내가 이러길 멈출 수 없는 이유는 ....
> 우리 딸.. 그 아름다운 동화책들을 보며 "오우!!!" 하고 고 조그만 입으로 환호성을 지르며 즐거워하고 시장에 갈때조차 책을 끼고 나가는데 어쩌랴...
> 그리고 붙임성도 좋고 감수성도 풍부하고 예쁜것들을 좋아한다.
> 낙엽 줍는 것도 좋아하고 꽃향기 맡는것도 좋아한다.
> 난 그것이 어려서부터 예쁜 책과 글들을 읽어서라고 혼자 생각한다.
>
> 고기 먹이고 우유 먹이고 키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 마음의 양식을 키우는 일도 중요하답니다. @ㅜ.ㅜ@
>
> 지금은 유아영어의 과도기적인 시기라 우리는 모두
> 어쩌면 너무나 비싼 대가로 아이의 영어에 도움울 주고
> 있는 것이겠죠...
>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 아이에게 영어를 접하게 해준다는 것이
> 어느 누구에게라도 사치가 아닌일로
> 다가오는 그런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 [일반][RE]한숨이 나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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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faith 등록일 2000-10-15 17:44 조회수 1,4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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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오늘도 사고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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