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많은 그림책에서 일반 동화로 넘어가는 시점. 초등1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어요.
작년 가을 저의 고민이 그것이었거든요.
제 딸은 7살이었지만 글씨에 편집광(?)적인 태도를 지녀서
집에 있는 동화책 400여권과 도서관, 유치원에서 빌려 읽은 책을 합치면
몇권을 읽었는지 저도 가늠하기 힘들정도로 그림책을 질리도록 봤나봐요.
그림은 너무 많고 글씨는 너무 적어서 얘기가 금방 끝난다고 투덜대더군요.
저도 크기가 제멋대로인 그림책들이 삐죽삐죽 책장에 꽂혀있는 모습이며,
얇디얇은 그림책 몇권만 뽑아내면 전체가 옆으로 풀썩 쓰러져 보고난 책을
꽂을때마다 아이힘으론 감당이 안돼 제가 책장 정리를 해줘야 하는일에
진력이 나 있어서 잘됐다 싶었지요.
그래서 초등 저학년용 책을 사다 주었더니, 화려한 그림책과는 전혀 다른
어정쩡한 그림과 글씨의 양에 아이가 적응을 못하더라구요.
그림책과 일반 동화책 사이를 왔다갔다 하던 아이에게 저 또한 아무 도움이
못되어 주고 있었는데 뜻밖의 일로 해결이 되었지요.
작년 겨울 방학...영화 해리포터의 열풍이 해결의 열쇠가 되었어요.
매일 TV에서 선전을 때려 관심이 가던 차에 엄마 책장의 한 가운데서
그 책을 발견한 아이는 겨울 방학동안 10권을 모두 읽어 내었구요.
해리포터는 엄마책장에서 아이책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그 담부터 딸은 어떤책이든 문제없이 읽어내게 되었답니다.
지금은 후배에게 그림책들을 넘기고 받은 돈으로 새 책들을 책장에 조금씩
채워 주는 중...근데 요즘 또 새로운 고민이 생겼어요.
린드그렌의 삐삐, 로알드 달의 여러 책들 같은 어른 골탕먹이기 책을
왜이리 좋아하는지...만화로 된 그리스로마신화를 내내 끼고 다니고.....
왠지 독서의 방향이 이상한 쪽으로 집중된다 싶어 걱정이 되네요.
벌써 어른에게 반항하고픈 시기가 된건가 싶고......
그래도 제일 좋아하는 책이 안네의 일기라고 대답하니 조금 안심이 되지요..^^*
일반 동화만 보기엔 아직 어리다 싶어서 그림책을 치울때 50여권 정도를 골라
아이책장에 남겨두었는데 거의 손을 안대고 있어요.
아이가 책을 잘 읽는다고 해서 그림책을 일찍 치워 버리면 안된다고...
상상력이 부족해 진다고...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있는데,
아이는 그림 때문에 상상이 방해가 된다고 하니..어째야 좋을지.....ㅡㅡ;;
나쁜 어린이표....이 책을 읽은 딸은 느낌을 간단히 요약하더군요.
"우리 선생님은 이렇게 친절하지 않아. 그런 수첩 들켰다간 손바닥 맞고
엄마 학교로 오라구 할껄."
쑥쑥몰
> 
주명맘님의 다이어리를 읽다가....주저리주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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