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습니다.

글쓴이 봉구맘

등록일 2002-01-26 13:17

조회수 1,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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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첨으로 가입하고 첨으로 읽은 글입니다.
근데 마치 책 한권을 읽는듯 했어요.
어떻게 이런 장문을 요목조목 일목요연하게 쓰실수 있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제아이는 아직 애기에요.
하지만 나름대로 앞으로 보낼 교육기관에 대해 관심이 많답니다.
그래서 남편 직장 때문에 얼마전 일산으로 이사 왔지만
애기가 유치원 다닐때 쯤 서울로 나갈 계획을 하고 있죠.

우선 제 소개를 하자면
저는 동시 통역사이고 애기 낳고 나서는 현재 아이들 영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대학때부터 10여년간 계속 해오던 일이고 해서
통역일이나 대학, 기업 강의들은 접고
그냥 과외만 하고 있죠.

아이에 관해서 모든면이 다 저보다 선배이시고 하니까
글을 통해 제가 오히려 배울점이 많았어요.
근데 영어 즉, 언어 교육에 대해서는
제 자신의 경험이나 지도 경험이 많아서 혹 도움이 될까 해서 글을 드립니다.

우선, 영어학원을 안보내시기로 한건 잘하신것 같네요.
말씀하신 문제점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언어교육을 주로 그 많은 학원에 맡기시는데
여러가지 측면을 고려해봐야 해요.
일단 수많은 학원에서 강의하시는 선생님들 대부분
영어 전공자가 아니고 물론 자질도 형편없죠.
그냥 다들 취직이 안되다 보니 영어는 대충 중,고등학교부터
쭈욱 배워오던 거니까 잘 모르는 어린아이들 정도는 가르칠수 있기에
학원에서 강의를 하게 되죠.
하지만 언어는 발음이 생명이고 원어민적 표현력은
영어권 나라에서 어린시절 교육을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구사 할수 없습니다.
우리 세대 어른들이 십수년간 영어을 배웠어도 제대로 못하는건
잘못된 교육방법과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선생님 밑에서 배웠기 때문이에요.
요새 사방이 영어 열풍이지만 과거와 별반 다를게 없어요.
현재까지도 제대로 된 영어 교육이 이뤄지고 있지 않으니까요.
어머니들은 그냥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면 그게 끝이죠.

그리고, 외국인도 믿으면 안됩니다.
우리나라까지 와 학원에서 상의하는 외국인들 대부분이 그나라에서
하류층이라고 볼수 있어요.
인성이나 교육수준도 대부분 낮죠.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 사람이 한국말 다 잘하죠
하지만 아무나한테 아이들 교육을 맡길 수 있는건 아니쟎아요.
우리나라가 너무나도 영어교육에 집착해서
무조건 외국인이면 사족을 못쓰는걸 간파하고
한량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로 몰린다고 하네요.
개중엔 영어권이 아닌 루마니아,러시아 사람도 있더라구요.
어머니들은 외국인이면 당연히 미국인이겠거니 하니까
학원에서는 인력 충당이 안돼서 아무나 데려다 쓰더군요.

물론 다 그렇다는건 아니고
대다수가 그렇다는 겁니다.
이외에도 하고 싶은말이 너무나 많지만
결론을 내리자면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가장 이상적으로
영어교육을 할수 있는건
제대로 된 한국 선생님을 초빙해서
아이들 그룹을 짜서 몇년간 꾸준히 영어를 배워서
여력이 되시면 초등학교 5,6학년때 쯤
미국이나 캐나다 쪽으로 방학떄 언어 연수를 보내는 겁니다.
호주는 발음이 다소 틀리기 때문에 가능한한 피하시구요.
아이가 어느정도 영어를 구사할수 있고
사리 분간할수 있는 고학년때 가면
자신의 영어 실력을 확인할수 있고
또 동기부여도 돼서
갔다와서 영어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게 됩니다.

제가 글솜씨가 없어서 제대로 설명했는지 모르겠네요.
혹 더 궁금하신게 있으시면 연락 주세요.
저도 사립학교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김형란님의 글입니다.
> 3. 우리 아이의 초등학교 첫 1년, 어떤 일들이 있었나.
>
> 1) 입학식 날
>
> 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 저희 어머님은
> 세상이 다 내 것인양 기뻤다고 하셨습니다.
>
> 네, 저도 참 기뻤습니다.
>
> 아이가 교실에서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
> 담임 선생님은 남자 선생님이셨는데,
> 무슨 업무가 그리 바쁘셨는지
> 선생님 책상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만 열심히 보고 계셨습니다.
>
> 저같으면 교실에 하나 둘씩 들어오는 아이들, 엄마들과
> 일일이 눈인사라도 했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며,
> 저 자신도 붙임성이 별로 없어
> 다른 엄마들과 변변히 얘기도 못하고 그저 멀뚱 멀뚱 서 있으려니
> 교실 분위기가 '머쓱', '썰렁'했습니다.
>
> 뒤이어 입학식 행사는 화려하게도 진행되었지만
> 저는 그저 멀찍이 앉아있는, 우리 아이의 뒤통수를 자꾸만 쳐다보았습니다.
>
> 2) 셔틀버스를 놓치다.
>
> 입학한지 한 달 남짓 지난 어느 날,
> 아이가 집에 올 시간이 한참 지나도 안 와서
> 시계와 전화기를 번갈아 쳐다보며 걱정하고 있었는데,
> 아이가 울며 전화했습니다. (비상금이 쓰인 첫 번째의 일입니다)
>
> 우리 아이의 행동이 좀 느린 편이라 늘 걱정이었는데
> 드디어 아이가 셔툴버스를 놓치는 일이 생긴 것입니다.
>
> 버스에 타지 않은 1학년 신입생 아이에 대해
> '학교'에서 부모에게 연락하는 둥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에 대해
> 이해가 안되고 화가 나는 것은 뒤로 미루고,
> 집에서 좀 먼 학교를 다니느라 학교 주변 지리를 잘 모르고 어설픈 점이 많은
> 우리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그것만이 걱정이었습니다.
>
> 전화에 대고 훌쩍거리며 셔틀버스를 놓치게 된 경위를 장황하게 설명하다가는,
> 전철타고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채 끝맺지 못한 상태에서
> 전화가 끊어져버렸는데, 전화는 다시 걸려 오지 않았습니다.
>
> 섣불리 마중나갔다가 길이 엇갈릴까 싶어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앉았다 일어났다 좌불안석으로
>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죄없는 손만 이리저리 비벼대며 30분 정도 지난 후
> 아이가 현관문을 '척' 열고 들어왔습니다.
>
> 눈물 자국이 말라 붙은 얼굴이었지만
> 아이의 얼굴은 너무나 일상적인 얼굴이었습니다.
>
> " 지현아~ 너무 놀랐지?. 우째 이런 일이~" 하며
> 미처 정리하지 못한 걱정스러움을 그대로 담은 얼굴로 아이를 쳐다보았더니
> 아이는 무상한 표정과 말투로
> "그러길래 멀리 학교 보낸 엄마 잘못이죠 뭐. 엄마, 나 배고파요"
> 하는 것이었습니다.
>
> 아이가 무사히 집에 돌아오자 이번엔
> 셔틀버스를 놓친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 아이가
> 울고 헤매다 집에 전화하기까지
>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은 채 방치되었었다는 사실에
> 의문을 가지고 화를 낼만한 여유가 생겼습니다.
>
> 어쨌든 아이는 무사히 집에 돌아왔으므로
> 셔틀버스 기사님께 전화드릴 때만 해도
> 제가 그렇게 흥분한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
> 사람은 누구나 실수라는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에
> 따져야겠다는 생각보다는
> 아직 낯설은게 많은 1학년 아이이니 좀 더 신경을 써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 아이가 셔틀버스를 안 탔다고
> 승차지도 하시는 교감 선생님등을 톻해 부모에게 연락이라도 되게 해주셨으면
> 아이가 놀라 울며 헤매는 일이 없었을 것 같다고
> 조금은 가볍게 말씀드렸습니다.( 적어도 그러려고 애는 썼습니다)
>
> 그런데 셔틀버스 기사님의 대답에 기가 막혔습니다.
> " 나는 교감 선생님이 손들어서 출발 신호보내면
> 문닫고 엑셀 밟고 출발하면 그 뿐이지 누가 타고 안타고를 챙길 책임이 없어요."
>
> 여인천하의 경빈처럼
> "뭬야? 책임이 읎어?" 하고 책상이라도 '탕' 내리치며
> 소리를 질러야 시원해질 것 같았습니다.
>
> 그래도 아직 어린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시는 분인데.....
> 교감 선생님께서 그 많은 아이들 챙기시는 것은 무리가 있고
> 그래도 아이들 면면을 가장 잘 아시는 분이 기사님이시고
> (학부모 시승 때 학부모들의 연락처를 기사님께서 받아 놓았었습니다)
> 아이들끼리도 같은 차에 누가 타는지 알고 있으니
> 출발전에 안 탄 사람 없냐고 한 번이라도 물어봐주시는 일은
>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겠느냐며 한번더 '교양'을 갖춰 말씀올렸지만
> 돌아오는 대답은 점점 더 저를 흥분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
> 주변지리도 잘 모르는 1학년 신입생인데
> 셔틀버스 놓쳐서 이리저리 헤매고 다니다가 무슨 사고라도 나면
> 학교 입장에서도 불미스러운 일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 마지막 '교양'을 쥐어짜서 말했지만
> "아 글쎄, 사고가 나건 말건 내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 담임한테 따지든지 해야지."
> 하는 대답에 저의 '교양'은 한계점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
> 한 마디, 두 마디 오고 갈 때마다 저의 분노는 점점 더 맹렬해졌지만,
> 기사분과 개인적으로 해결 볼 일이 아니라고 여겨져서
> 생각을 좀 더 정리하여 담임 선생님께 메일을 드렸습니다.
>
> 저는 교사의 경험으로도 그렇고
> 아이의 학교 생활과 관련한 그 어떤 '상담'이나 '문제제기', '항의'도
> 우선 담임 선생님께 말씀 드리는 것이 올바른 절차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 말이 안 통하는 담임 선생님이라도 이것이 올바른 순서입니다.
>
> 직접 교장실이나 교육청등에 전화하시는 일은 삼가야 하며
> 아이의 학교와 관련된 모든 일의 실마리를 푸는 것은
>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습니다.
>
> 감정조절을 잘 하려고 애를 쓰며 메일을 쓰긴 했지만
> 지금 생각건대 화난 엄마의 격해진 마음을 많이 감추지는 못했을 겁니다.
>
> 만약 담임 선생님께서도
> 적절한 조치를 취하실 생각이나 필요조차 못 느끼신다면
> 학교를 상대로 '전면전'이라도 펼칠 기세로 장문의 메일을 드렸는데,
>
> 담임 선생님께서 보내신 답신을 읽어보니
> 이 선생님께서 입학식날 컴퓨터 모니터만 쳐다보시던,
> 그 무덤덤하고 무뚝뚝해 보이던 그 선생님이 맞나?,
> 누가 대필이라도 해준거 아닌가? 하는의심이 들정도의
> 부드럽기 그지없는 문장들로
> 요즘 어린이 대공원에 오는 상춘객들이 너무 많아
> 매우 혼잡한 관계로 미처 다 챙기지 못해서 일어난 일로,
> 모든 것은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니고 오로지 담임의 책임이며
> 지현이 어머님의 지적으로
> 학교 아이들의 '안전'에 관해 새로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
> 맹렬히 끓어오르던 김이 순간적으로 '팍' 하고 빠져나가는 것이
> 그야말로 '봄날 눈 녹듯이' 였습니다.
>
> '사람 마음이 이리 단순하고 간사하단 말인가...'
>
> '사건' 다음 날도 아무 말 없이 아이를 버스에 태우고 돌아서려는 제게
> " 아줌마, 나는 책임 없으니까 교감 선생님이나 차량과에 따져봐요"
> 하며 한마디를 더 얹어놓던 기사분께서도 그 다음 날은
> " 셔틀버스 승하차 하는 곳이 1호차부터해서 차도 많고 애들도 많은데다
> 애들이 탔다가 내렸다가 왔다갔다 할 때도 있고 해서
> 미처 다 못 챙길 때도 있어요~"
> 하고 예상치도 않게 친절하게 말씀하시며
> 우리 아이에게도 아주 친절하게 대하시는 모습이어서
> '학교에서 모종의 '조치'가 취해진 모양이군'하고 짐작이 되었습니다.
> (유치원 때도 그렇고 '셔틀버스'라는 것이
> 늘 마음 한구석에 불안함을 머물게 합니다)
>
> 아무튼 그 일로 아이의 담임 선생님을 '다시'보게 되었고
> 아이의 일기장등에 써주시는 글들은
>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생각하시는 마음을 짐작케 했습니다.
>
>
> 3) 영어 학원과 피아노 학원을 그만두다.
> ( 오토바이 사고, 피아노 학원 땡땡이 치고 거짓말하다.)
>
> 영어 유치원을 졸업하면서
> 같은 학원내의 초등과정으로 자연스럽게 올라갔는데,
> 학교도 셔틀버스로 통학하고 영어 학원도 셔틀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던데다
> 입학하기 몇 달전부터 다니던 피아노 학원과( 주 5일)
> 영어 학원 (주 3일)의 스케줄을 맟추기가 쉽지 않아서
> 입학하고 얼마간 아이의 생활은 좀 고단했습니다.
>
> 본전 생각이 좀 나긴 했지만
> 피아노 학원비는 그대로 두고 주5회 레슨을 주3회로 하여
> 영어 학원 가는 요일과 엇갈려 놓았지만
> 학교에서 셔틀버스타고 집에 돌아오면 이미 세시가 넘어 있어서
> 아이의 일상은 빡빡하였습니다.
>
> 무엇보다도 노는 것을 엄청 좋아하는 우리 아이에겐
> 놀이터에 나가서 동네 친구들과 놀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줄어든 것이
> 가장 큰 불만이었습니다.
>
> 학원갈 때마다 미적대는 시간이 늘어갔고, 꾀병을 부리기도 했습니다.
>
> 아이가 먼저 원해서 가기 시작했던 피아노 학원도
> "선생님께서 ' 너 바보구나'라고 하셨다"며 학원에 안 간다고 하기도 했고,
>
> 레벨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반이 편성된 탓에
> 자기보다 윗학년 언니 오빠들하고 같이 수업을 받게된 영어 학원에서도
> 오빠들이 자꾸 괴롭힌다며 영어 학원에 안 가겠다고 하기도 헀습니다.
>
> 선생님들께 상담한 결과 아이의 말이 사실이기도 해서
> 선생님들께 아이의 상황을 설명드리고 협조를 구하여
> 선생님들과 제가 함께 아이를 다독거리느라 애를 썼습니다.
>
> 학원 갈 시간 되었다는 저의 말에
> 아이 얼굴에 방금 전까지 돌았던 생기가 사라지고
> Chrysanthemum 비디오에서 Chrysanthemum이 학교갈 때 그러는 것처럼
> 축처진 어깨로 학원 가방 질질 끌며
> 최대한 천천히 느릿~느릿~ 무거운 발걸음을 떼어놓는
> 아이의 뒷모습을 계속 보고 있기가 힘이 들기는 했지만,
>
> 첫 학교 생활에 적응하느라 좀 힘이 들어서 일시적으로 그럴 수도 있고,
> 좀 힘들다고 바로 바로 그만두게 하는 것도 그리 좋은 처사는 못되는 것 같아서
> 때로는 엄마가 아이를 격려하고 다독거리며 push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되어
> 아이를 달래어가며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하였습니다.
>
> 그러던 어느 날, 아이의 영어 학원 가방 앞주머니에
> 꾸깃꾸깃 뭉쳐있는 여러 개의 종이들이 있길래 펼쳐보니
> 굵고 빨간 색연필로 주욱~ 주욱~ 틀린 것이 표시되어 있는
> 영어 단어 시험 본 종이들이었습니다.
>
> 10개중에 예닐곱개가 틀려있는 온통 빨간 시험지를 꺼내들고 살피는 엄마를 보는
> 아이의 낯빛이 좋지 않았습니다.
>
> teacher을 techer 라고 쓰는 등 뭔가 비슷하게 그림은 맞았는데
> 어딘가 조금씩 틀여 있는 단어들이 저는 그냥 우습기만 했는데
> 맞은 것은 아무 표시 없고 틀린 표시가 무지막지하게 크게 좌악좌악 그어져서
> 빨갛게 보이던 그 시험지를 받아들 때마다 아이의 마음이 많이 상했었나봅니다.
>
> 선생님께 상담을 드렸지만
> 학원에서도 아이들이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지 파악하려고 단어 시험을 보는 것이니
>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면서
> 그 시험지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는 아이들의 마음은
> 잘 헤아려 주시지 않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
> 이 시험지들 때문에 마음이 많이 상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 영어 학원 가기 싫었던 진짜 이유는
> 수업이 전반적으로 아이에게 지루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그 즈음하여 학원버스 내려서 집에 오다가 넘어져서 찰과상을 입는 일도 잦았고
> 심지어는 학원버스 내려서 주위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걷다 오토바이에 치여
> 그야말로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고 코와 입이 터지고 퉁퉁 부어 아주 끔찍한 얼굴이 된
> 일등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자고 있는 아이 얼굴을 한참 쳐다보곤 했습니다)
> 학원 가기 싫은 아이의 마음과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
> 영어 학원에 가기 싫다고 할 즈음
> 그전까지 잘 보던 영어 비디오나 책들까지도 보기 싫어하기 시작해서
> 더 이상 달래가며 영어 학원 보내는 것은 아이에게 득이 되지 않겠다고 판단되어
> 하고 싶어질 때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하고
> 1학기를 마치기전에 영어 학원을 그만두었습니다.
>
> 영어 학원을 그만둔 후 피아노 학원은 그럭저럭 다니고 있었지만
> 대개 3시가 넘어서야 집에 오게 되는데,
> 간식 먹고 숙제와 준비물을 챙긴 뒤 좀 쉬다 피아노 학원 가는 길에
> 바로 집앞에 있는 놀이터와 거기서 놀고 있는 동네 친구들을 지나쳐 가야 하는 것은
> 아이에게 아주 큰 괴로움이었습니다.
>
> 해가 지기전에 집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 저의 '원칙' 중 하나였기 때문에
> 피아노 학원 다녀와서 해지기 전까지의 시간(아이가 바깥놀이 할 수 있는 시간)은
> 아이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길지 못했고, 아이는 늘 그것이 불만이었습니다.
>
>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피아노 학원 다녀왔다며 현관문을 들어서는데
> 뒤에는 오는 길에 만났다며 동네 친구들이 잔뜩 서 있었고,
> 아이의 얼굴은 발갛게 상기된 채 땀이 촉촉히 젖어 있었습니다.
>
> 왜 이렇게 땀이 났느냐고 묻자, 우리 아이는 선뜻 대답을 못하고
> 옆에 있는 동네 언니가
> "아~ 지현이가 피아노를 너무 열심히 쳐가지구요, 이렇게 땀이 났어요"
> 하고 대신 대답해주고 있었습니다.
>
> 제가 " 그래~?" 하고 되묻자,
> 뒤에 서있던 아이들이 "네, 맞아요 맞아" 하고 합창을 하며
> 과장되게 고개를 끄덕거리고들 있었습니다.
>
> 사태파악이야 되고도 남음이 있었지만
> 우리 아이의 첫 거짓말( 저의 공식 집계상, 현재 제가 기억하는 유일한 거짓말)에
>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 친구들 앞에서 진위를 따져묻는 것이 아이에게 큰 상처가 될까 싶어
> 우리 아이와 같이 온 아이들을 모두 들어오라고 하여
> 시원한 음료수를 한 잔씩 주었습니다.
>
> 우리 아이에게 음료수를 따라주며
> "어이구~ 얼마나 피아노를 열심히 쳤길래 이렇게 땀이 다 났을까~?,
> 얼른 마시고 밖에서 놀다 와라.
> 해지기 전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았네." 했더니
> 아이가 음료수를 마시다 말고 컵을 식탁에 놓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금새 울먹거리며
> "사실은요 엄마, 오늘 피아노 학원 안가고 친구들과 놀았어요.
> 피아노 학원 갈려고 했는데~
> 친구들이 놀고 있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요 흑흑흑..."
> 하며 제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하고 훌쩍거리기 시작하자
> 다른 아이들은 서로 눈짓을 주고 받더니 하나 둘씩 슬금슬금 나가버렸습니다.
>
> 아이의 마음은 참담했겠지만 저는 왜그리 웃음이 나오려고 하는지...
>
> 웃음을 참으며 피아노 공부하는 것이 싫어졌냐고 물으니
> 피아노를 계속 배우고는 싶지만 학원에 가기는 싫으니 엄마가 가르쳐 달라고 해서
>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다르고
> 또 엄마가 지현이를 가르칠 만큼 충분한 실력을 갖고 있지 못하니
> 충분한 실력과 가르치는 방법을 아시는 '선생님'께 배워야 하는거라고 말하였지만
> 그럼 아빠가 가르쳐 주시면 되지 않느냐며
>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을 강력히 내비치는 것이었습니다.
>
> 학원 선생님께 상황설명을 드리고
> 아이를 많이 격려하고 북돋아주십사 부탁말씀드리고
> 아이를 다독거려가며 여름을 그럭저럭 보냈지만
> 아이와 함께 미국 여행을 다녀오는 3주간 학원을 쉬고 나니
> 날씨가 선선하고 건조해지면서
> 해마다 되풀이 되는 손가락 습진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 ( 저도 겪어본 증상이지만 이게 생각보다 많이 아픕니다)
> 학교에서 열흘간의 스케이트 수업을 받고 난 후에는
> 스케이트를 너무나 배우고 싶어했습니다.
>
> 스케이트장에 다니는 일이 꽤 시간도 많이 걸리고 몸이 고된 일이기도 해서
> 피아노를 잠시 쉬기로 하였습니다.
> (저는 그만두자는 말은 안 하고 꼭 '잠시 쉬자'고 해둡니다. )
>
> 4) 스케이트 학습 - 올 한해 가장 잘한 일로 自評하다
>
> 아이의 학교에서 스케이트 수업 받던 때의 이야기를
> 다이어리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
> 수업 마지막 날, 전체 1학년 중 꼴찌의 기록이었지만
> '희망'과 '자기성취감'이 가득한 얼굴로 들어오던 우리 아이에게
> 제 옆에 앉아있던 다른 아이의 엄마가
> " 멋있었어, 넌 진정한 인생공부를 한거야"하셨을 때,
> 그 때는 '위로' 차원의 느낌을 더 많이 받았었지만
>
> 두고두고 생각해보니
> 그것은 정말 인.생.공.부.였을뿐만 아니라
> 아이의 학교 생활을 비롯한 모든 생활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이었습니다.
>
> 아이는 지금 석달째 스케이트를 배우고 있는데
> 아이를 따라 다니느라 힘도 많이 들고 돈도 많이 들어서
> 이정도에서 그만 배웠으면 하는데 아이는 계속 배울 작정인 모양입니다.
>
> 개인 레슨을 받은지 한 달정도 지났을 때
> 아이가 '힘들다'는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 4살짜리 작은 아이까지 데리고 큰 아이의 스케이트 수업을 위해
> 매일 저녁 아이스링크로 다니는 일은 제게도 아주 힘든 일입니다.
>
> 그런데 아이의 '힘들다'는 말이
> 영어 학원이나 피아노 학원을 그만두고 싶어할 때와는 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
> 스케이트를 그만 배우고 싶다기 보다는
> 자신이 바라던 만큼 실력이 잘 늘지 않는데 대해
> 속상해하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
> 저는 '진심으로' 아이를 격려하였고
> 아이는 '스스로' 지루한 연습과정을 참아내는 모습이었습니다.
>
> '배움'이라는 것이
> 때로는 지루하고도 힘든 시간들을 겪고서야 얻어질 수 있는 것임을
> 아이가 깨닫고 있었습니다.
>
> 아이의 이런 깨달음이 저에겐 너무나도 벅찬 기쁨이었습니다.
>
> 겨울 방학이 되어 외가에 놀러 갈 때,
> 자기 짐을 싸던 아이가
> 입학전에 몇 달 했었던 학습지들에서 하기 싫다고 안하고 놔두었던
> 덧셈, 뺄셈 식만 주욱 있는 페이지들을 따로 모으길래
> "그렇게 식만 써있는 문제들은 풀기 싫다면서 왜 그런 문제들만 모으니? "
> 하고 물었더니
>
> "수학시간에 보니까 제가 이해 못하는 내용은 없는데요,
> 다른 아이들보다 이런 문제들을 푸는 속도가 좀 느린 것 같더라구요.
> 우리 반에서 '눈높이 수학'같은 학습지 안하는 애는 아마 저밖에 없을걸요?
> 그래서 이런 문제들 푸는 연습을 좀 하려구요.
> 뭐든지 잘 하려면 힘들어도 참고 연습을 해야될 때가 있쟎아요."
> 하며 엄마가 해야할 대사까지 먼저 치고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
> 아이의 학교에서는 한자 교육도 실시하고 있는데
> 아이는 그다지 열심을 내지 않았었습니다.
>
> 그냥저냥 대충 해야될 만큼만 하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일년이 지났는데
> 2월에 이루어질 한자 급수 측정을 대비해 선생님께서 내주신 예상문제지의
> 대부분의 빈칸을 채우지 못했던 일이 아이에겐 꽤나 충격이었던지
> 그 날 저녁내내 한자교본을 들춰가며 꼬박 한 시간 반동안 앉아서
> " 짧을 '단'이라~, 아하! '단점'이라고 말할 때의 '단'이 바로 이 '단'이군"
> 하고 계속해서 뭐라고 중얼거려가며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
> 스케이트 수업에서 힘들고 지루한 연습과정을 자기 스스로 참아내고
> 그 결과로 '발전'이라는 것을 자신의 '몸으로' 느꼈던 기쁨의 경험은
> 아이의 모든 생활을 '자신감'과 '생기'로 가득차게 했습니다.
>
> 스케이트를 배우면서부터 아이의 몸과 마음이 '열린' 상태가 되었고
> 이렇게 '편안해진 심신'으로
> 아이는 학교공부나 숙제도 '스스로', 즐겁게' 하게 되었습니다.
>
> 무엇보다도 아이는 '밥'을 무척 잘 먹게 되었습니다.
> 시도 때도 없이 배고파, 배고파를 입에 달고 다니며 하루에 5끼를 먹을 정도여서
> 우리 식구들은 '배고파 공주'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습니다.
>
> 엄마인 저를 닮아 기가 약해서 입도 짧고 조금만 힘들면 짜증도 자주 내더니
> 스케이트를 배우면서 아이의 몸과 마음에 '포동포동' 살이 올랐습니다.
>
> 5) 우리 아이의 5개년 계획
>
> 다음은 우리 아이 스스로 세운 계획입니다.
>
> 겨울 방학 계획을 얘기하면서 5개년 계획이라는
> (이건 제가 붙인 재미없는 계획명입니다)
> 장기 계획까지 세운 이야기를 저에게 해주었습니다.
>
> * 이번 겨울 방학 계획
> (1) 수학 공부 하기
> - 연산식을 푸는 속도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좀 느리다고
> 스스로 평가한 것 외에,
> 수학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은 또다른 이유가 무척 재미있습니다.
>
> @ 저와 우리 아이의 대화
>
> " 엄마, 저 이번 방학 때 수학 공부 좀 해야겠어요"
> " 왜? 수학공부가 많이 뒤떨어진 것 같니?"
> " 아니요~, 선생님이 가르쳐주시는게 별로 없어서요"
> " (으잉?) 선생님께서 안 가르쳐주실리가 있니?
> 원리를 가르쳐주시고 너희들 스스로 풀어보라고 하시는 거겠지"
> "전에는 그러셨는데요, 요즘은 그냥 문제를 잘~ 읽어보고
> 차근차근 풀라는 말씀밖에 안하신다고요.
> 아무래도 방학 때 수학 공부 좀 해야겠어요"
>
> '푸하하하, 정말 훌륭하신 선생님일세,
> 배우는 자로 하여금 스스로 공부하게 만들다니.....'
> ( 방학식 다음 날, 아이의 담임 선생님께서 재혼식을 하셨습니다.
> '처음 시작'도 어려운데
> '다시 시작' 하는 것은 얼마나 더 힘들겠는가하는 생각에
> 아이로부터 들은 수업에 대한 불만을
> 조금쯤 접기로 했습니다.)
>
> (2) 한자 공부하기
>
> 어떤 분야든지 관련책이나 워크북, 관련 자료등을 제공해주면
> 관심을 보이고 대체로 스스로 하기를 즐기는 우리 아이의 특성을 이용(?)해
> 서점에서 파는 한자 공부 학습지중 하나를 사주었습니다.
>
> 예림당 출판의 '똑소리 한자'라는
> 다소 선정적(?)인 제목의 단계별 학습지로
> 옛날에 제가 풀었던 '일일한자'류의 학습지에 비하면
> 아주 재미있게 구성이 되어 있어서
> 아이가 꽤 재미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
> (3) 줄넘기 연습
>
> 우리 아이는 걷는 것도 느리게 시작한 것을 비롯해서
>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
> 놀이터에 나가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 시작하면서는
> 놀라울 정도로 '터프걸'이 되긴 했지만
> 또래 아이들에 비해 '몸놀림'이 미숙한 경우가 많습니다.
>
> 학교 체육시간에 줄넘기를 잘하던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 3단뛰기 시범까지 보이시던 담임 선생님 얘기도 하면서
> 아이는 줄넘기 연습에 열심입니다.
>
>
> * 우리 아이의 5개년 계획
>
> 저학년 때는 스피드 스케이트를 배우고
> 고학년 때는 피겨 스케이트를 배운다.
> (우리 아이가 이렇게 스케이트에 대한 열정을 불태울 줄은
> 정말 몰랐습니다)
>
> 학교에서 하는 특기 적성 활동으로
> 저학년때는 지금처럼 발레를 하고
> 고학년 때는 그림을 배운다.
> ( 학년마다 다른 활동을 해보지 그러느냐는 저의 제안을
> 그렇게 조금씩 하다말면 제대로 하는게 하나도 없을거라며
> 딱 잘라 거절합니다)
>
> 저학년때 배운 발레 동작을 고학년때 배울 피겨 동작에 응용한다.
> ( 그러나, 사실 제가 아는 바로는
> 발레와 피겨 스케이팅은 상호 보완이나 응용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니라
> 오히려 반대되는 운동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 이런 생각까지 하고 있는 아이가 그저 대견스러울 뿐입니다)
>
> 고학년때 그림 그리기를 배우기 위한 기초를 다지기 위해
> 방학중 특강 특적 활동(여름, 겨울 방학때마다 1주씩 실시됨)으로
> '그리기'를 수강한다.
> ( 이런 '주도면밀함'까지? 자기 딸에 대해 너무 모르는 엄마입니다.)
>
> 중단했던 피아노는 2학년이 되는 3월부터 다시 시작한다.
> ( 절대로 피아노는 다시 안 배울거라고 할까봐 아이를 못 믿어하며 걱정했는데
> 아이가 언제 다시 결심할지는 엄마도 모르는 일인가봅니다.)
>
> 자신의 시간들을 스스로 계획하기 시작한 딸아이,
> 그리고 그 계획들을 거침없이 읊어대는 딸아이를 보며
> 이제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 6) 전철 별곡
>
> 처음 셔틀 버스를 놓치고 엉엉 울며 전화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 그 날 혼자 전철을 타고 집에 온 이후로
> 몇 번의 ' 사고 '가 있었고 '일'을 한번씩 겪을 때마다
> 아이도 저도 점점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
> 전철타기에 익숙해지더니
> 날씨가 좋다거나 좀 놀고 싶다거나 하는 날엔
> 학교 바로 옆에 있는 어린이 대공원 앞에서 전화를 걸어
> 집에 있는 엄마를 불러냅니다.
> " 엄마, 오늘 날씨도 좋은데 대공원에서 놀다가요.
> 지선이 데리고 빨리 나와요. 알았죠?
>
> 한번은 아이가 전화도 없이 5시가 넘어도 안 오길래
> '내가 그동안 너무 방심했구나, 드디어 일이 났구나'
> 생각하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 뚝섬 유원지라며 전화가 왔습니다.
>
> 우리 아이와 또 다른 아이 한 명이
> 뚝섬 유원지를 배회하는 것을 수상쩍게 여긴 어떤 아저씨께서
> 아이들을 붙잡아두고 연락을 하신 것이었습니다.
>
> 아이에게 사고가 생길 때마다
> 항상 누군가 도와주시는 분들이 꼭 계시다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지만
> 세상에 그렇게 좋은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걱정입니다.
>
> 아이에게 어째서 뚝섬유원지에 가 있었던거냐고 물었더니,
> 매일 같은 방향으로만 전철을 타는 것이 좀 지루해져서
> 친구와 함께 '다른' 곳에 좀 가보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 ( 어허라~ 소심의 극치인 저에게 이런 딸이 있다는 것이
> 도저히 믿기지가 않는 일입니다)
>
> 또 한번은
> 역시 아이가 집에 올 시간이 한참 지나도 안왔지만
> 몇 번의 '사고'로 저도 좀 강심장이 되서
> '무슨일이야 있을라구' 하면서도 계속 시계를 흘깃거리고 있었는데,
>
> 아이가 현관문을 '척' 열고 들어서는데
> '늦은 아이'의 미안한 표정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
> 왜 이리 늦었느냐는 물음에 아이가
> "그렇게 됐어요."라고 어른 전용(?)의 대답을 하는데,
> 그 순간 제가 당황스러워하며 다음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있었더니
> 이런 엄마의 모습이 좀 안스러웠는지
> 그제야 아이가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
> "같은 반 친구가 셔틀버스를 놓치고 울고 있길래
> 저는 이미 경험이 있으니까( 허이구~ 울면서 전화했던게 불과 몇 달전인데)
> 그 친구한테 당황하지 말라고 안심시키구
> 전철 타고 가면 된다고 전철표를 주었거든요.
> 근데 그 친구가 혼자 전철타고 집에 못 간다는거예요.
> 그러니 어떻게 해요.
> 저는 매일 전철타고 다녀서 전철을 탈 줄 알지만 걔는 그렇지 않으니...
> 그래서 집에서 제일 가까운 전철역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 5호선 계릉역이라고 하는거예요.
> 그래서 노선도를 보니까 계릉역은 마천행이더라구요.
> 같은 5호선이라도 강동역에서 상일동행, 마천동행으로 갈라지쟎아요.
> 우리집은 상일동 행을 타야하고 계릉역은 마천행이라서 방향이 다르지만
> 그 친구가 혼자 못 간다고 계속 울어서 계릉역까지 같이 타고 갔는데
> 거기서도 집을 못찾아 간다면서 버거킹까지 가면 집 찾아갈 수 있다고 해서
> 버거킹앞까지 데려다 주고, 다시 전철타고 강동역에서 상일동행으로 갈아탈까하다가
> 혹시 잘못 갈아타면 어쩔까 싶어서 강동역에서도 우리 집에 걸어올 수 있으니까
> 강동역에서 그냥 내려서 집에 왔어요.
> 어휴~ 그렇지 않아도 배고팠는데, 이거 다 설명하느라고 더 배고파요.
> 엄마 뭐 먹을거 없어요?"
>
> 아이가 하도 따박거리며 경위 설명을 해서 그거 다 듣느라고
> "그래도 집에 먼저 전화를 해야 엄마가 걱정을 안하지"라는 말은
> 아이에게 먹을 것을 챙겨주고 나서야 생각나는 것이었습니다.
>
> 7) 아이의 담임 선생님
>
> 아이의 첫 담임 선생님.
>
> 제가 교사였지만 '선생님'을 처음 만나는 그 마음이
> 그렇게도 '설레임'과 '기대'로 가득찬 것일 줄은 몰랐습니다.
>
> 입학식 날 교실에 들어서며
> 아이의 첫 담임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까 궁금한 마음에 떨리기까지 했습니다.
>
> 첫 날 컴퓨터 모니터만 쳐다보시던 남자 선생님에게 사실 좀 실망했었습니다.
>
> 뒤에 서있던 다른 엄마들도
> "여선생님이 더 꼼꼼하게 챙겨주실텐데...."하며 실망과 서운함을 나타냈습니다.
>
> 하지만 우리 아이는 아빠와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 '남자' 어른의 모델이 없었기 때문에
> 저는 담임 선생님께서 남자분이신 것이 한편으론 더 좋기도 했습니다.
>
>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 엄마의 '세심함'과 아빠의 '여유로움'이
>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바람직하다고 느끼지만
> 저희 집은 아이들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유로
> '아빠의 자리'가 많이 비어있음이 늘 걱정스러웠던지라
> 아이를 가르치셨던 세분의 '영어나라' 선생님중
> 두 분이 남자분이셨던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었습니다.
>
> 1년이 지난 지금
> 우리 아이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여주셨다고도,
> 대단하고 화려하게 학급을 운영하셨다고도 말할 수는 없지만
>
> 우리 아이가 '학교'라는 곳에 처음 들어간 1년동안
> 우리 아이의 '몸과 마음이 늘 평안'했으므로,
> 그리하여 '학교가기'가 아이에게 '편안한 일상'이 되었으므로
> 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생각했고
> 저는 아이의 첫 담임 선생님을 좋으신 분으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
> 한번은 학부모 소집 행사가 있어서 아이와 함께 등교한 적이 있었는데,
> 저와 함께 손잡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며 교실로 걸어가던 우리 아이가
> 저만치 앞에 가는 담임선생님의 뒷모습을 보더니
> "어? 우리 선생님 저기 가신다" 하더니
> 저와 흔들~흔들~ 잡고 가던 손을 거의 내팽개치듯이 놓아버리곤
> 뒤도 안돌아보고 휑하니 선생님께 달려가는 것이었습니다.
>
> 하던 얘기 끝도 못맺은 저는
> 선생님께 달려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잠시 황당하게 서있다가
> ' 아! 아이의 학교 생활이 일단은 성공적이구나'
> 하는 생각에 아이에게 내팽개쳐진 제 손의 민망함도 잊은채
> 선생님을 따라잡으려 열심히 뛰어가는 아이의 모습이 기쁘기만 했습니다.
>
> 아이의 첫 담임 선생님께서는
> '다정다감'이나 '세심함'이 넘치지는 않으셨지만
> 여유롭게 아이들을 지도하시는 분이셨습니다.
>
> 그래서 저는 '스승의 날'에
> 선생님께 이런 글귀를 담아 e- card를 보내드렸습니다.
>
> "아이들에게 '여백'을 많이 주시는 선생님의 지도 방식에
> 마음으로부터의 지지를 보냅니다."
>
> 제 경험으로 목을 많이 쓰시는 선생님들에겐
> 쉬는 시간 차 한잔이 아주 소중한 '휴식'이라고 여겨져
>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서 다과를 즐기실 수 있는 찻잔세트를 하나 사서
> 스승의 날 다음 날에 과자와 함께 아이손에 들려 보냈습니다.
>
> '이론'으로 충분히 무장했다고 생각했었는데
> 막상 스승의 날이 다가오니 좀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
> 하지만 '시작'과 '습관'은 아주 무서운 것이므로
> 제딴에는 잔뜩 힘을 주고 있었는데
> 아이 학교의 스승의 날 풍경은 그리 걱정할 만한 일이 아니어서
> 쓸데없이 힘주고 있었던 게 머쓱해지기도 했습니다.
>
> 다만 스승의 날에 휴교하고
> 선생님들끼리 발야구와 축구 시합을 한다는 계획을 아이에게 전해듣고,
> 선생님들께서 한편으론 속편하시면서도 마음 한 구석 얼마나 쓸쓸하실까 하는 생각에
>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해오는 것이었습니다.
>
> 8) 공개수업
>
> 아이의 학교에서
> 교과 관련 공개 수업이 두 번,
> 특기 적성활동 관련 공개 수업이 한 번 있었습니다.
>
> 아이가 공부하는 교실에서의 공개 수업, 정말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
> 처음 공개 수업은 입학한지 얼마 안되었을 때여서 더 기대가 되었는데,
> 수업 주제는 '내가 되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
> 자기가 되고 싶은 것을 발표도 하고,
> 다른 친구들이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들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
> 그런데, 몇몇 아이들의 '준비된' 대답과 발표는
> 저런 것까지 집에서 미리 예습(연습)을 시켜주는 부모들도
> 있구나싶어서 좀 놀랐습니다.
>
> 표정도 별로 변하시지 않으신채 우스갯소리를 잘 하시는 담임 선생님께서는
> 그런 '준비된' 대답에는
> "음~ 집에서 아주 연습을 많이 했구나"하고 말씀하셔서
> 뒤에 있던 엄마들이 웃곤 했습니다.
>
> 우리 아이는 유치원때부터도 그리 손을 자주 드는 아이는 아니었는데,
> 그 날도 다른 아이들이 거의 다 발표하고
> 수업이 마쳐갈 즈음 드디어 손을 들었습니다.
>
> 아이가 뭐라고 말할지 정말 기대되더군요.
>
> 그런데 우리 아이가 발표를 하자 다른 엄마들이 "와~~" 하고 감탄을 했습니다.
>
> 발표 내용이 너무 좋아서였을까요?
>
> 하하하, 그게 아니구요, 목소리가 크고 당찼기 때문이었습니다.
> '자신있고 힘있는 목소리',
> 초등학교 1학년 아이에게 이것은 아주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
> 엄마들이 모두 저마다 자기 아이가 제일 발표를 잘했다고 생각하겠지만
> 저는 우리 아이의 발표가 가장 맘에 들었습니다.
>
> " 저는 화가가 되고 싶습니다.
> ( 침 한번 꿀떡 삼키고) 왜냐하면 저는 그림 그리는 것이 무척 좋기 때문입니다"
>
>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가난한 사람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는 의사가 되겠다는 아이보다
>
> 사회의 질서와 정의를 바로 잡기 위해 판사가 되겠다는 아이보다
> 그저 그림 그리는 것이 좋으므로 화가가 되겠다는 우리 아이의 단순한 대답이
> 저는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 (고슴도치 엄마를 누가 말리겠습니까? *^ ^*)
>
> 두 번째 공개 수업 때도
> 우리 딸은 또랑 또랑한 목소리로( 거기다 전혀 버벅댐이 없는 침착성까지)
> 엄마들의 입에서 "오우~" 하는 감탄사를 자아냈습니다.
>
> 목소리도 작고(기운 없고) 말하는 것이 명료하지 못하고 버벅댈 때가 많은
> 엄마와는 아주 딴판인 딸입니다.
>
> 아이 아빠는 부계 유전이라고 주장하지만
> 저는 이 '차이'가
> 이야기 책을 읽거나 글쓰기 대회에 나가는 것이
> 학교 공부에 방해된다고 생각하는 아버지밑에서
> 교과서와 자습서 외의 책읽기를 일찌감치 차단당했던 아이와
> 무지막지하게 책을 읽어대며 보고 듣고 읽고 느낀 내용을
> 엄마에게 조잘조잘 읊어대기를 즐기는 아이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 ( 우리 큰 아이가 집에 없으면 저는 아주 허전하고 심심합니다)
>
> 세 번째의 공개 수업은 우리 아이의 특기 적성 활동인 '발레'수업이었습니다.
>
> 아이의 발레 수업은 저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
> 아이들은 교실에서보다 훨씬 생기있어 보였고,
> 선생님과 12명의 아이들이
> 진지하게 기본 동작을 익히기도 하고
> 아이들이 선생님을 따라다니며 장난스럽게 자유로이 군무를 추기도 하는 모습들이
> 너무도 예뻐서 엄마들은 그 모습에 홀딱 반해버렸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 그런데 발레 수업에서 우리 아이는 아주 지진아였습니다.
> 그것도 말많은 지진아였습니다.
>
> 우리 아이는 전반적으로 운동능력이 또래에 비해 떨어지는 편인데
> 그 날 발레 동작하는 모습을 보니 유연성이 참 부족하다고 느껴졌습니다.
>
> 선생님의 동작을 따라하는 우리 아이의 동작들이 너무나 어설퍼서 웃음만 나오는데
> " 어우~ 선생님 너무 힘들어요", " 여기가 너무 땡겨요"
> "이게 인간이 할 수 있는 동작인가요?" 등등등 말은 어찌나 많은지
> 제가 선생님이었으면 기어코 꿀밤 한 대 '콕' 쥐어박았을 것 같았습니다.
>
> 그런데 지도 선생님께서는 아이의 눈높이와 마음 깊이에 맞는 너무나도 예쁜 유머로
> 아이를 다독거리며 지도하고 계셨습니다.
>
> 뒤에서 지켜보는 내내 민망하고 죄송스러워서 몸둘바를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
> 그렇게 발레 공개 수업을 지켜보고 나서
> 내년에는 특기 적성 활동으로 다른 것을 하고 싶어할거라고 생각했는데
> 아이가 저학년 때는 발레를 계속 할거라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는 것이
> 참 의외였는데,
>
> 다른 아이들보다 잘 못하지만 스케이트 연습에 열심인 것이나
> 정말 못하는 줄넘기지만 즐겨하는 모습을 보면
> 잘 하지는 못해도 스스로 즐기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 '달팽이', '왼손잡이'등을 부른 가수 '이적'의 엄마인 여성학자 박혜란씨가 쓴
>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이라는 책의 한 내용이 떠오릅니다.
> (저와 육아 스타일이 많이 다른 분의 '아이 키우기' 얘기지만
> 그래서 더 관심이 갔던 책입니다.
> 특히 아들들을 키우시는 분들은 한번 읽어보세요)
>
> '이적'이 어렸을 때 수영을 배우러 다녔답니다.
> 그것도 아주 오래도록 배우러 다녔답니다.
> 그렇게 오래 배우러 다니는 동안에 아들네미가 수영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가
> 하루는 아들과 함께 수영 배우러 다니는 아이들의 엄마들과 함께 수영장에 가서
> 아들의 수영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답니다.
> 그런데, 아들이 오래도록 수영을 배우러 다녀서 아주 수영을 잘할거라고,
> 그래서 수영하기를 좋아하게 되었고 또 계속해서 배우게 되었을거라고 생각했던
> 박헤란 씨의 아들 '이적'의 수영하는 모습은 어째 좀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어서
> 같이 간 엄마들이 모두 다 웃었고 박혜란씨는 아주 민망스러웠답니다.
>
> 그래서 엄마 박혜란은 좀 실망하고 민망스럽기도 했지만
> 정작 아들 '이적'은 그저 헤헤거리며 happy 하기만 했답니다.
>
> 그래서 박혜란씨는 깨달았답니다.
> 아들이 그저 수영을 즐기고 있었음을.
>
> 대체로 잘하는 것이어야만 (좀 더 정확히는 남보다 잘하는 것이어야만)
> 즐기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 우리 아이의 경우를 보더라도
> 그 관계가 반드시 성립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
> 9) 적확한 어휘와 용례, 맞춤법에 민감해지는 아이
>
> 우리 아이는 워낙 단어의 정확한 의미와 용례등에 민감한 편이었는데
> 학교에 들어가면서 '증세'가 더 심해졌고,
>
> 특히 한창 '사고뭉치 맞춤법 박사'라는 만화책을 읽을 때는
> 메뉴판에 '육계장'이라고 쓴 동네 식당 주인 아저씨가
> 우리 아이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고,
> '써비스'라고 쓴 간판등 동네 간판들이 우리 아이를 분노(?) 하게 만들었고
> 무심결에 '효꽈적인'이라고 발음한 저도, 모자를 '잊어'버렸다고 말한 할머니도
> 모두 아이에게 지적을 당해야 했습니다.
> ( 육개장,서비스,등이 바른 표기이고, 물건에 대해서는 '잃어'버렸다고 말해야하고,
> 효과는 '효꽈'가 아닌 '효과'로 발음해야 한답니다)
>
> 한번은 윗층에 사는 아이 친구가 놀러 왔는데
> 점심때가 되었길래 같이 점심먹자고 하였더니
> 그 아이가 " 우리 엄마한테 '검사'받고 올게요"했는데
> 우리 아이 발끈해서
> " '검사'가 아니고 '허락'이지.
> '검사'는 뭔가를 하고나서 받는 것이고, '허락'은 뭔가를 하기 전에 받는거라고~"
> 하며 혀를 끌끌 찼습니다.
>
> 며칠전엔 저녁 밥 먹다가 갑자기
> " 엄마, '증거'와 '단서'의 차이가 뭐죠?"( 허걱!) 라고 묻는데,
> 뭔가 차이는 있는 것 같은데 정확히 설명해줄 만큼 정리를 할 수가 없어서
> 제 숙제가 되었습니다.
>
> 엄마도 공부해야합니다.
>
> 10) 딸아이의 친구를 내치다 - 올 한해 가장 절망스러웠던 기억
>
> 딸아이의 친구에게
> 다시는 우리 집에 오지도 말고 우리 아이를 만나지도 말라고
> 매몰차게 말하며 내쫒아버린 적이 있습니다.
>
> 이 일은 저에게 완벽한 '실패'와 좌절'과 '참담함'을 안겨 주었습니다.
>
> '아이의 친구'란 과연 무엇인가?하는 깊은 질문을 저에게 던졌습니다.
>
> 아이에게 있어 '친구'란 아주 크고도 중요한 '에너지원'인데,
> 우리 아이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 남의 아이를 이렇게 내칠 권리가 나에게 있는가?,
> 여기까지가 겨우 나의 한계인가? 등등등,
> 너무도 복잡하고 착잡한 생각에 며칠을 머리 싸매고 고민했고
> 지금까지도 그 생각을 되새김질 하고 있지만
> 아직까지도 명쾌한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
> 그러나 그 아이가 우리 아이와 함께 우리 집에 머무르는 시간동안
> 저와 우리 큰 아이, 작은 아이의 마음은 그야말로 '부글부글' 끓고 있어야 했고
> 우연히 저희 집을 방문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 그 아이를 보고 있은지 5분을 채 못 넘기고
> " 저런 애를 왜 그냥 놔두느냐, 당장 내쫓아라"고 했습니다.
>
> 그래도 늘 '교육'이라는 것을 붙잡고 사는 '엄마'로서, '교사'로서
> 아이의 친구를 내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기는 가운데
> 고통스럽기까지한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
> 그러나 그 시간들은 그야말로
> 그저 '견디고 버티는' 것 이상의 아무 의미도 없는 시간들이었고,
> 제 그릇이 너무도 작아서 '그 아이'를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
> 그 아이가 저희 집에 머무르는 시간동안 있었던
> 몇가지 일들에 관한 기억을 떠올려 여기 올려두는 것은
> 그 아이의 일사일언을 시시콜콜 말하고자 함이 아니라
>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과 사귀게 될 '친구' 들은
> 현재 이런 모습이 아닌지, 미래에 이런 모습이 되지는 않을 것인지,
> 그럴 때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 선배 엄마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나
> 다른 분들의 생각을 듣고자 함입니다.
>
> 집에서 먼 사립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 학교를 가고 또 집으로 오는데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서
> 친구들과 놀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학교 갔다 오면 무조건 나가 놀아야겠다고
> 하도 당당하게 아이가 못을 박듯 말을 해서
> 딱히 반대할 이유도 없었지만 아이가 결정한대로 따르기로 했습니다.
>
> 우리 아이는 항상 친구들을 몰고 다닙니다.
> 놀이터에 나가 놀다가도 늘 아이들을 끌고 몰려오는 곳은 저희 집이 됩니다.
> 다른 아이의 집에 놀러갔다가도 잠시 후 또 저희 집으로 몰려옵니다.
>
> 남자 아이들이 한 명이라도 오는 날엔
> 장구 가죽이 찢어져 있거나, 시계 배터리가 나뒹굴거나,
> 카세트 테잎 넣는 곳이 부서져 있거나, 그네 봉이 무너져 내리거나 등등등,
> 저희 집 가재도구중 한가지 이상은
> 반드시 부서지거나 망가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고,
>
> 두 딸과 함께 '속닥속닥, 꼼지락꼼지락, 조물조물'에 익숙해져있는 제게
> 이 방 저 방 어지럽게 들락거리는 아이들의
> '끼야아아~', '우당탕 쾅쾅, 퍽!' 하는 소리들이
> 처음엔 '혼돈' 그 자체였지만 서서히 내성이 생겨가고 있었습니다.
>
> 그러던 중 우리 아이가 같은 동네에 사는
> 같은 학교 상급생 언니 하나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
> 이목구비도 반듯하게 생겼고 키도 크고 말도 잘하는 아이였는데
> 방과후에 그 아이를 봐주시는 아이의 친할머니께서
> 아이의 아빠는 신문기자이고 엄마는 외국인회사에 다닌다고 자랑을 하시며
> 그렇지 않아도 손녀가 친구가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잘됐다며 반가와하셨습니다.
>
> 같은 또래 친구는 아니었지만
> 아이에게 같은 학교 다니는 친구가 생긴 것이 기뻤습니다.
>
> 그러나 그 날 이후 그 아이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 우리 큰 아이는 물론 온 집안 식구들이 상처받고 기가막혀야 했고,
> 그 아이만 오면 우리 작은 아이는 5분에 한번씩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
> 어쩌다가 그런 일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 그 아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 요즘말로 가히 '엽기적'이기까지 했습니다.
>
> 그 아이는 '이기적'이라는 단어 그 자체처럼 느껴졌고,
> '인간'으로서 가지는 아주 기본적인 '측은지심'도 없었습니다.
>
> 큰 아이들과 섞여 놀다보면
> 작은 아이들이 치이거나 몸이 다치는 경우가 있게 마련이지만
> 그 아이는 어떻게 하면 아이를 울릴 수 있는지 알고 있는것처럼
> 의도적으로 4살짜리 작은 아이와 한학년 아래인 우리 큰 아이를 괴롭히거나
> 마음 상하게 해서 울려놓고 그 울음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
> 그 아이는 늘 무언가를 들고 다녔는데,
> 집에 갈때쯤해서 그 물건을 잊지말고 잘 챙기라고
> 제딴에는 생각해서 얘기해줄 때면
> "제가 뭐 바보인줄 아세요?"해서 저를 아연실색케 하고는
> 우리 아이쪽을 돌아보며 " 너네 엄마, 정말 한심하지 않냐?"합니다.
>
> 다음은 '반짝이 풀 사건' 관련 우리의 대화내용입니다.
>
> " 야, 너 돈 있지? 우리 문방구 가자"
>
> " 싫어, 저번에도 나보고 편지지 사라고 해서
> 나는 당연히 언니랑 나랑 반반씩 나누는 줄 알고 샀는데
> 언니 혼자 다 가졌잖아."
>
> " 우리 지현이는 반짝이 풀이 필요없는 것 같으니
> 정 필요하면 집에가서 부모님께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 사도록 하는게 좋을 것 같다."
>
> " 아줌마가 모르셔서 그러시는데요, 얘도 어차피 반짝이 풀이 필요해요.
> 돈이 아까우셔서 그러시는가본데요 지금 안 사시면 후회하실텐데요. "
>
> " @*@ "
>
> " 언니 지갑에 돈도 있고 또 언니가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 왜 자꾸 내 돈을 쓰라는거야?"
>
> " 너 나랑 놀고 싶지 않은 모양인데
> (집에 가는척 하지만 절대 가지는 못하고 미적대며)
> 후회하지 마.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어. 내가 복수의 쓴맛을 보여주마"
>
> 오오우~~ 도데체 이 아이는 마음에 무슨 생각을 담고 사는 아이인지,
> 이 아이의 말들을 저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
> 한번은 그 아이와 우리 아이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는데
> 그 아이의 할머니께서 과자를 사오셨습니다.
>
> 그 아이가 과자(칸쵸)를 먹고 있으려니
>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코흘리개 꼬맹이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 ( 과자에 대한,특히 남이 먹고 있는 과자에 대한
> 아이들의 열망을 상상해보십시오)
>
> 쳐다보는 아이들을 개의치 않는 정도를 넘어서
> 그 아이는 약올리듯 '쏙쏙' 과자를 하나씩 입에 넣고 있었는데,
> 그 아이의 할머니께서 과자 몇 개를 집어 꼬맹이들 입에 하나씩 넣어주셨고,
> 그 꼬맹이들의 얼굴은 과자 하나로 '혜~'하고 행복해졌습니다.
>
> 그런데 그 아이는
> " 나 먹으라고 돈주고 사놓고
> 왜 다른 얘들까지 주는거야? 나 먹을 것도 없는데?"
> 하며 더 이상 과자를 못주게 했고,
>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그 아이의 등짝을 후려치며
> "이 치사한 놈아, 먹는거 갖고 그러는거 아니야.
> 이 쳐다보는 애기들 눈들 좀 봐.얼마나 이쁘냐? " 하셨습니다.
>
> 이렇게 건전한 사고방식과 넉넉한 마음을 가지신 할머니께서
> 그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돌봐주셨다는데,
> 어찌 이리 '인지상정'과 '측은지심'이라곤 눈꼽만큼도 없는 아이가 되었을까?
> 하는 생각에 고개가 갸우뚱거려졌습니다.
>
> 할머니에게 등짝을 얻어 맞은 아이는
> " 아퍼~ 우리 엄마 아빠가 나 잘보라고 돈도 주는데 왜 때려~.
> 그럼 여기 놀이터에 있는 애들 전부 과자를 주지 그래?
> 아니, 여기 길동에 사는 애들 전부 불러다 과자를 주지 그래?"
> 하고 따박따박 대들어서 저도 할머니도 서로 민망해졌었습니다.
>
> 그 아이의 할머니께서는 자기 일 한답시고(할머니의 표현)
> 돌도 안된 애를 위생상태도 좋지 않은 허름한 놀이방에 보냈었다고
> 며느리 탓을 하셨고,
>
> 할머님의 딸네한테 사정이 좀 생겨서
> 그 쪽의 두 돌 지난 손녀를 그냥 봐주신 적이 있었는데,
> 초등학교 2학년 짜리 그 아이가
> " 나 잘보라고 돈 준건데 나를 돌봐야 할 시간과 노력을
> 쟤를 보는데 쓴다는 건 말도 안돼"
> 하며 그 아이를 하도 못 살게 굴어서
> 결국 이삼주를 못 넘기고 딸네 집에 손녀를 도로 데려다 준 일도 있다며,
> 혼자 커서 그저 자기밖에 모른다고 한 걱정을 하고 계셨습니다.
>
> 또 한번은,
> 그 아이와 우리 아이가 놀이터에서 함께 놀다가
> 교회에서 노방전도 나오신 분들을 만나
> 그 분들이 아이들과 함께 저희 집까지 오신적이 있었는데,
> 그 때 그 분들이 이미 놀이터에서 그 아이에게 질리셨는지
> 그 아이를 아예 쳐다보려고 하지도 않으시는 듯 하시면서
> 저하고만 말씀을 나누시며 우리 아이에 대한 이야기만 하시자
> 그 아이는
> "왜 얘(우리 아이)에 관해서만 얘기해요?
> 아줌마 전 안보이세요? 참, 이 아줌마 웃기네?
> 아줌마 제 말 안들려요?
> ( 우리의 대화에 겹쳐 동시방송으로 이 말들을 계속 반복. 가히 엽기적)
> 이 아줌마 어떻게 된거 아니야?"
>
> 자기가 중심 인물이 못되는 상황에 대해서
> 아이는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 있는 듯 보였습니다.
>
> 그 아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저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어서
> 육아지침서등에 나오는 그 어떤 이론이나 방법들도,
> 저의 경험에서 터득한 어설픈 대화나 협상의 기법등도 미처 적용해볼 겨를도 없이
> 저의 인내는 '너덜너덜' 닳아져 가고 있었습니다.
>
> 저희 친정 어머님께서 저희 집에 오신 어느 날,
> 그 아이를 지켜보던 저희 친정 어머님께서( 별명이 헌병대장이십니다)
> "저 아인 아무래도 안되겠다. 지현이까지 마음이 비뚤어지겠다"시며
>
> "얘, 얘, 너 때문에 내 머리가 다 아프다.
> 나도 우리 손녀랑 애기 좀 하고 싶으니 오늘은 이만 니네 집 가라"고
> 다소 고압적으로 말씀하시자 그 아이는 또 의외로
> " 네" 하고 물러나는 것까진 좋았는데
> 신발을 신으며 친정 어머님이 큰 맘먹고 사셔서 아끼시는 구두를
> 아이가 '꾸욱' 눌러 밟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 (신발을 신으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일거라고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 그것은 '고의'였습니다)
>
> 친정 어머님께서 신발을 그렇게 밟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화를 내시자 아이는 태연하게
> "밟은 거 아닌데요.
> 신발이 너무 더러워서 제 양말로 좀 닦아드린건데 뭐가 잘못됐나요"
>
> 그 무서운 우리 어머님도 말문이 따악 막히시는 모습이었습니다.
>
> 저희집에서 놀다가 식사때가 되어 밥을 챙겨주면
> 반찬은 안 먹고 밥만 꾸역꾸역 먹곤해서 왜 밥만 먹느냐고 물어보면
> "저는요 맛있는 반찬이 하나라도 있으면 먹는데요, 맛있는게 하나도 없어서요
> 할 수 없이 밥만 먹는거에요."
> 하면서 우리 아이를 돌아보며
> "야, 너는 맨날 이런거 먹고 사냐?"
> 하며, 아직 절반도 밥을 못먹은 우리 아이에게
> 자기는 다 먹었으니 빨리 놀자, 너 밥먹는거 기다리고 있으면
> 내가 놀아야 할 시간이 낭비되니 빨리 먹으라며
> 우리 아이가 밥먹다 체할 정도로 계속 옆에 붙어서서 채근합니다.
>
> 그렇게 재촉하면 밥먹다 체할테니 방에 가서 좀 기다리고 있지 그러느냐고 하면
> " 제가 얘 밥 먹는거 구경하러 이 집에 온 줄 아세요?
> 전 여기 놀러왔다구요. 전 시간 낭비하는게 딱 질색이거든요." 하는데,
>
> 순발력이 떨어지는 저는 그 아이의 한마디 한마디가
> 둔중한 '망치'처럼 계속해서 제 머리를 내리치는 통에
> 미처 뭐라고 말할새도 없이 그저 입 따악~ 벌리고 놀라기만 하고 있었습니다.
>
> 어느 날도 그렇게 밥 먹는 우리 아이 옆에서 채근하더니
> 갑자기 물컵의 물을 우리 아이의 밥그릇에 주우욱~ 붓는 것이었습니다.
>
> 돌발적인 그 행동에 너무 놀란 제가
> " 얘 너 지금 뭐 하는거니? 하고 물으니, 우리 아이의 귀에 대고
> " 야, 밥이 물에 젖어서 더 이상 못 먹겠다고 말해"하며 속닥거리는 소리가
> 저에게까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
> 저는 9살짜리 아이에게서 '사악함'이라는 단어마저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
> 제가 그러면 못쓴다고 좀 강도높게 나무랐습니다.
> ( 사실 저의 경악스런 감정을 제대로 조절하거나 배제하지 못했습니다)
>
> 그런데, 우리 아이를 사귄지 한 달이 넘도록
> 일요일까지 해서 저희 집에 거의 매일 놀러오는 동안
> 늘 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토'를 달던 아이였는데
> 저의 이런 강도 높은 나무람에는 " 죄송해요" 하는 것이었습니다.
>
> 물론 진심으로 반성하는 얼굴은 전혀 아니었고 '입'만 '죄송'이었긴 해도
> 이렇게 갑작스런 태도 변화는 정말 의외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
> 아이의 '인격'을 최대한 존중해주려고
> 거의 '사리'가 생길정도로 참아가며 예를 갖춰 말해줄 때는
> 그야말로 말이 씨도 안 먹히지만
> 이거 너무 아이의 인격을 무시하는 거 아닌가 걱정하며 하는 강압적인 말에는
> (무표정한 얼굴로 입만 움직여서) 갑자기 절벽에서 뚝 떨어지듯
> "네" 하거나 "죄송해요" 라는 말 한마디로 저의 말문을 막아버립니다.
>
> 그 아이가 우리 집에 놀러오면서부터는
> 우리 아이와 놀기위해 저희 집에 놀러 왔던 아이들도 그 아이에게 질리고 치여서,
> 놀러왔다가도 가버리곤 하더니
> 나중에는 아예 저희 집에 놀러오질 않게 되었습니다.
>
>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일은
> 우리 큰 아이가 그 아이 때문에 마음도 많이 상하고 울기도 여러번 하면서도
> 도무지 그 아이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것이었습니다.
>
> 다른 아이들에게서 못 참겠는 부분이 있으면 '꼭꼭' 지적하고
> 어떤 때는 너무 심하게 친구를 구박하는 것 같아
> 저에게 꾸지람을 들은 적도 있는 아이인데,
> 왜 그 아이에겐 그러지 못하는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
> 어떤 때는
> 저를 질리게 하던 그 아이의 말투가
> 어느새 우리 아이의 입에 배어 있기도 해서
> 저는 대책도 없이 안절부절 조바심만 내면서
> 뭔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 그러던 중 '인간개' 사건은 드디어 저를 '한계'에 다다르게 했습니다.
>
> 아이들이 좀 크면 장난감 놀이보다는 역할 놀이를 주로 하게 되는데
> 그 아이는 항상 자기는 부잣집 딸이거나 공주로 설정하고
> 우리 아이에게는 가난한 집 딸이거나 시녀의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
> 여기까지는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 그런데 어느 날,
> 간식을 들고 아이들이 노는 방에 들어갔다가
> 기가막힌 장면을 목격하고야 말았습니다.
>
> 그 아이가 긴 줄로 우리 아이의 목을 둘러 묶고 그 줄 끝을 침대 기둥에 묶고는
> 우리 아이보고 너는 이제부터 '개'이고
> 그것도 주인한테 미움받아 밥을 굶고 있는 멍청한 '개'라는 역할을 부여하면서
> 놀이용 텐트를 우리 아이 옆으로 옮겨다 놓고는
> 여기가 개집이니 이 안에 들어가서 '왈왈왈' 짖으라고 강요하고 있었습니다.
>
> 우리 아이는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 " 왜 맨날 언니만 좋은 역할하고 나는 나쁜 역할만 하라는거야?
> 안해, 싫어" 하면서 씩씩거렸고,
> 그 아이는 우리 아이의 반항(?)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 계속해서 자기 생각대로 할 것을 강요하였는데,
> 점점 그 강도가 심해지는 모습이
> 그 아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보지 못한 기억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
> 제가 그 아이를 내쫓아버린 날은
> 우리 아이가 스케이트 강습을 받으러 가는 날이었습니다.
>
> 거의 매일 학교에서 오자마자 저희 집에 놀러오던 아이였지만
> 그 날은 평소보다 좀 늦게 와서 아주 조금밖에 놀지 못했는데
> 우리 아이가 스케이트강습을 받으러 가야했습니다.
>
> 그런데 그 아이는 우리 아이에게 자기와 놀아야한다며
> 우리 아이 팔을 잡고는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
> " 미안하지만, 지금은 우리 지현이가 스케이트 강습을 받으러 가야하거든.
> 내일 또 놀러오면 되쟎니"
> "전 얘랑 놀아야 되는데요"
>
> " 글쎄 니가 우리 지현이랑 더 놀고 싶은 것은 알겠는데,
> 아까도 말했지만 지금 우린 스케이트장 가야하거든"
> "전 놀아야되요. 제가 놀려고 왔는데 이렇게 못 놀고 가면 전 좀 우울하거든요?"
>
> "얘, 항상 니가 하고 싶은대로만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쟎니?
> 우리는 스케이트를 타러 가기로 되어있고,
> 스케이트 선생님과도 시간 약속을 한 것이기 때문에
> 지금 우린 빨리 준비해서 나가야 하거든"
> "어쨌든 전 얘랑 놀아야 하거든요."
>
> "-_-......."
>
> 제 35년 생애에 어른 아이를 통털어 이렇게 요령부득인 인간은 처음이었습니다.
>
> 마침 집에 놀러온 아이들 고모까지 거들었지만
> 우리의 대화는 이런 식으로 계속 헛바퀴를 돌리고 있었고( 장장 20여분간)
> 저는 더 이상 참을 힘도 없었고 참아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 '내 아이의 친구'까지를 포함해서 '교육'이 완성되는 것이라는 '이론'을
> 실천으로까지 옮기는 것이 이 아이에 대해서만큼은
> 저 자신이 너무나 역부족임을 느꼈고
> 적어도 우리 아이만이라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
> 저는 그 아이의 양 어깨를 두 손으로 꽈악 잡고
> 그 아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 " 얘, 너 , 아줌마 말 잘들어.
> 지.금. 당.장. 우.리.집.에.서. 나.가.줘.
> 그리고, 다.시.는. 우.리.집.에 오.지.도. 말.고, 우.리. 지.현.이.랑 만.나.지.도 마.
> 알.겠.니?"
> 하고 한마디 한마디 꽈악꽉 눌러서 말했습니다.
>
> 늘 제 말을 되받아치던 아이였는데,
> 그때는 갑자기 아이가 울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 "아줌마 잘못했어요. 이제 안 그럴게요. 제발요"
>
> 저는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 "미안하지만 내가 너를 감당할 수가 없다. 당장 나가주면 좋겠다"
>
> 그 아이도 더 이상 여지가 없음을 느꼈는지 현관문밖으로 나가서는
> 혼자 엘리베이터 못 탄다며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 ( 그 아이는 전화거는 방법도 알지 못했습니다)
>
>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서 내려주고 돌아오려 하자
> 그 아이는 또 집에 혼자 못 간다고 울며
> " 제가 우리 할머니 집에( 아이걸음으로 2분거리) 가다
> 사고라도 나면 아줌마가 책임질거예요?"
> 라고 말해서 마지막으로 한방 더 제 머리를 쳤습니다.
>
> 해지려면 아직 먼 시간에
> 같은 골목에 있는 집에 사는 초등학교 2학년짜리 멀쩡한 아이를
> 집에까지 꼭 데려다주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 우는 아이를 그대로 놔두고 집으로 와버렸습니다.
>
> 집에 다시 와보니
> 우리 큰 아이도 아이의 고모도 질린 얼굴로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
> 제 얼글을 보자 우리 아이가 눈시울이 빨개지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 '엄마'로서 이 정도로밖에 대처를 못해온 것에 대해 저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러웠고
> 아이에게도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
> 아이도 이미 상처를 받을대로 받았으므로
> 여러 말을 더 얹어서 아이의 마음을 더 쓰리게 하고 싶지는 않아서,
> 울고 있는 아이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주며 눈을 맟추고 이렇게만 말했습니다.
> " 지현아, 싫.을. 때.는. 싫.다.고. 말.해."
>
> 저도 못하는 일을 아이에게만 하라고 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파오려는데 아이가
> "저도 알아요"
> 하며 엉~엉~ 목놓아 울었습니다.
>
> '아~ 이 얼마나 한심한 엄마입니까?"
>
> 초등학교 아이를 가진 친구들이나 동료 교사들과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 그 아이와의 일을 이야기 했는데,
> 제가 일찍이 겪어보지 못했던 이런 아이들이 요즘은 분명히 존재하고
> 더욱 염려스러운 점은
> 이런 아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음을 느낀다는 것이었습니다.
>
> 아이의 친구들 중 이런 아이 한둘이 있어서
> 마음고생했거나 하고 있는 중인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
> 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제 친구는
> 그 아이에 대해 그 아이의 부모도 함께
> '상담 치료'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하며,
> 그 아이의 부모가 필요성을 못 느끼는 한
> 아이의 친구 엄마인 저혼자서는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라며
> 아이의 친구를 내쫓은 일로 괴로워하고 있는 저를 위로했습니다.
>
> 4살차이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싸우는 두 딸 때문에 힘들기도 하면서도
> '혼자'인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아이의 삶'을 채워주려면
> 더 신경 쓸 일이 많겠다싶은 생각에
>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싸우는 모습마저 참으로 다행스럽게 느껴졌습니다.
>
> 아이의 '친구'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해보아야하겠습니다.
>
> 그 아이가 우리집에 놀러오지 않게되자
> 다른 아이들이 다시 저희 집에 놀러오기 시작했는데
> 우리 동네 아이들이 이렇게 '천사'였단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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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14570

 토마스비디오는.......

준호엄마.. 2002/01/25 1,176
14569

 ◆◆ 우리 아이의 초등학교 첫 일년, 어떤 일들이 있었나...

 답글 5개 ▼
김형란 2002/01/25 1,753

   도움많이 되었습니다.

허니 2002/01/27 1,112

     도움많이 되었습니다.

형우지민.. 2002/01/27 1,078

   ◆◆ 우리 아이의 초등학교 첫 일년, 어떤 일들이 있었나.

효영맘 2002/01/26 1,181

   ◆◆ 정말 잘 보았어요. continue.....

ssn9599.. 2002/01/26 1,131

   놀랍습니다.

봉구맘 2002/01/26 1,164
14568

 영어사전 추천해주세요.

 답글 1개 ▼
사랑과우.. 2002/01/25 1,164
14567

 The Gruffalo 책속에서 발견한 rhyme무더기

홍똘맘 2002/01/25 1,482
14566

 ◆◆첫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게 된 엄마들에게

 답글 6개 ▼
김형란 2002/01/25 1,985
14565

 전 오늘 collage를 하고 놀았답니다.

 답글 2개 ▼
홍똘맘 2002/01/25 1,461
14564

 토마스 비디오 살수있는 방법좀 알려주세요.

 답글 2개 ▼
eun7388 2002/01/25 1,087
14563

 이런거 물어봐도 되나요?

준맘 2002/01/25 1,134
14562

 드디어 Eric Carle의 작품과 친구가 되었어요.

도윤엄마.. 2002/01/25 1,204
14561

 지니컴 효용성 설명좀...

jhswin03.. 2002/01/25 1,085
14560

 CD롬과 영어교육사이트 알려주세요

주시맘 2002/01/25 1,096
14559

 애플님,리디아님 넘 감사합니다.그런데 에고.......

 답글 3개 ▼
세진맘 2002/01/25 1,194
14558

 동화책 프린트 하세요

 답글 4개 ▼
apple 2002/01/25 4,121
14557

 44차 공구 : The Grouchy Ladybug 문제에 관하여 사과드립..

JYbooks 2002/01/25 1,714
14555

 아서 챕터북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답글 1개 ▼
김수진 2002/01/25 1,168
14554

 중고서점이나 싸게 책 구입할곳 알려주세요..

 답글 1개 ▼
다은맘 2002/01/25 1,096
14553

 옥스포드리딩트리 는 어떤가요

 답글 1개 ▼
성은맘 2002/01/25 1,093
14552

 좋은 영어교재 추천해 주실 분

 답글 1개 ▼
미니맘 2002/01/25 1,147
14550

 도움 주셔요

 답글 1개 ▼
김기숙 2002/01/25 1,334
14549

 good night moon(보드북)활용방안좀.....

 답글 5개 ▼
아이사랑.. 2002/01/25 1,145
14548

 홍똘맘님께 여쭙니다...

 답글 1개 ▼
꿈틀맘 2002/01/25 1,186
14547

 원이맘님 감사...

혜야맘 2002/01/25 1,073
14545

 시디롬 구입하려는데요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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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02/01/25 1,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