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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영어 게시판

  
무컴지대

글쓴이 시온맘

등록일 2002-01-31 06:21

조회수 1,379

http://www.suksuk.co.kr/momboard/BEB_001/35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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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에서 좋은일이 많았던 2002년의 첫달 이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게시판수상자로 선정되어 아주 멋진 책선물도 받고

컨텐츠공모전에서도 너무 맘에 드는 책을 받아서 아이들과 함께

벅찬 환희를 만끽하는 중입니다( 제가 이정도인데 더 큰상 받은 분들은

어땠을까요?) 그런데 그 이후 게시판에 나타나지도 않은 저는 양심에

털난 사람일까요? 물론 그런건 아니랍니다.

한 열흘간 무컴지대를 살았습니다.

그동안 못했던거 많이 해 보는라 그 열흘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우선은 서점에서 한아름 책을 사왔습니다. 그간 아이들을 위한 책은 매달

5~8권 정도씩 샀지만 나 자신을 위해 이렇게 책을 많이 사본건 얼마만인지 모르

겠습니다. 계 탔나구요? 아니요. 그냥 보고 싶은 책이 있길애 컴 못쓰는 동안

읽기로 했죠. 특히 한비야씨의 중국견문록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고 다 읽고 난후

마음 속에서 바람이 이는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에너지가 강한 사람은 글

만으로도 자신의 에너지를 전이 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시온이를 임신했던 여름에(3년전) 국민대에서 대동제 기간에 한비야씨

초청 강연이 있길래 한 달음에 달려가 강연을 들었는데 그때의 설렘이 다시

느껴집니다. 기회가 되면 언제고 꼭 다시 보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시온이에게 세상으로 훨훨 날라는 메세지를 비야 이모라는 이름으로 남겨 주었는

데 정말 그런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

스콧 니어링의 자서전은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컴이 돌아 왔으니 언제나 읽을

수 있을는지...

또 하나는 한동안 뚜껑 꼭 닫아 놓았던 뜨개질 바구니를 열어서 아이들 모자 세

개 목도리 하나 머리띠 하나를 떴습니다.

가끔이라도 그런 그림을 떠 올려 보신적은 없나요?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우는 거실에서 가습기의 하얀김이 몽실몽실 올라오는

바탕 그림에 샛노란 병아리색 털실을 이리 저리 엮어가며 아이의 노란 스웨터를

뜨는 엄마와 털실뭉치를 굴리며 노는 사랑스러운 아이의 모습을...

근데 그거 전혀 어림도 없는 일이 더군요. 적어도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땐.

큰아이는 물 만난 고기처럼 이실 저실 온통 거실에 굴리고 던지고 난리고 둘째는

놀아 달라고 울며 보채고 좀 할만하다 싶으면 응가 치울일 만들어 놓고...

'엄마가 그러지 말랬지!", "당기면 끊어진댔잖아"

둘째 ** 치우느라 손쓸틈 없는 사이 기껏 떠놓은걸 줄줄 풀고 있는 큰아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습니다. 다른건 몰라도 아이들 데리고 뜨개질은 다시

않하겠다는 맹세가 절로 나옵니다.

무컴 아니라 무슨 일이 있어도 말입니다.

어쨌거나 이제는 UP에 up에 up을 해서 4년간 썼던 컴과 작별하고 이제

빵빵한 성능의 새로운 컴을 식구로 맞았으니 이제 부터는 뜨개질이 아니라

인터넷 접속으로 밤새는 일이 다시 시작될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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