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저희 아들은 20개월인데 제대로 발음할 줄 아는 말이 몇 되지 않아 걱정을 하고 있는 한 엄마에요. 우리말이든 영어든 알아듣는 단어들은 많은 것 같은데 도무지 내뱉는 말은 많지 않아 언어자극에 의욕이 상실되는 것 또한 사실이에요.
그런데 가은이는 'eyes'라는 말을 하는 군요. 좋으시겠어요.
우리 아이한테 거북이를 보면서 "tortoise'라고 했더니 자신있는 표정으로 'toto'라고 합니다. 그럼 이 에미는 박수를 치며 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래야만 하는지... 그래도 남자아이가 말이 늦는 경향이 있다는 말을 위로삼고 있습니다.
앞으로 꾸준히 해서 좋은 성과가 있길 바랍니다.
가은아빠님의 글입니다.
> 16개월이 다되어가는 우리딸 "가은"~~ 아빠가 격는 영어
> 스트레스를 아이에게는 되물려 주고 싶지 않아 엄마 배속에서
> 부터 시작된 영어 조기 교육...
>
>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지... 무얼 해 주어야 하는지 제대로 몰라
> 생후 한 1년동안은 허둥 허둥 거리다가 인터넷과 책을 통해
> 남들이 좋다는 책과 비디오도 구입하고.... 퇴근후 2시간 정도
> 영어로만 이야기 해주며 생활해 보았지만 내가 잘하고
> 있는건지..... 나중에 한국말도 못하고 영어도 못하고 문제가
> 생기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은 항상 마음 속에 남아 있고....
> 한국말도 못하는데 이렇게 2개의 언어로 부담을 주는것이
> 아이를 위해 잘하는것인지.....항상 이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를
> 않았는데... 어제의 일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읍니다...
>
> 어제 저녁 놀라운 일을 경험했읍니다..( 나만 놀라운 건지 모르지만
> 다른 맘들은 이미 경험을 했을지도..)
>
> 약 1개월전에 구입한 에릭 칼의 "polar bear polar bear ~~~~~ "
> 그림책을 가끔 읽어 주었는데... 아이가 별 다른 흥미를 느끼지
> 못하고 3~4 페이지 넘기기가 무섭게 다른 곳으로 가던지 딴 책을
> 집어 오고 하더군요.....
> 사실 전 polar bear~~ 의 책 내용이 없이 너무 단순하여.....
> 그 책을 읽을때 단지 각 페이지에 나오는 동물의 소리를 흉내 내면서
> "This is a polar bear" " a Lian " " a elephant " .... ........ ......
> 그냥 동물 이름 한번... 소리 흉내 한번 이렇게 해 주었는데..
> 그동안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그 책을 본다는 생각을 못했읍니다..
> 그래서 그 책을 다시 책장 속에 넣어 둘까 생각 하고 있는중이
> 었는데 (그렇게 책장 에서 썩고 있는 책이 20권정도됨)...
>
> 어제 저녁 아이 혼자서 "polar bear~ ~" 그 책을 펼쳐 보며 앉아
> 있는게 아니겠읍니까..? 나랑같이 읽을때는 딴짓하기 일수인데..
> 혼자 보고 있는것이... 신기해서 옆으로 다가 갔죠...
> 그리고 물어 보았읍니다...
>
> " Honey~~ " "What are you looking at ...?"
>
> 순간
>
> 아이가 집게 손가락으로 polar bear의 눈을 가르키며 정확히
>
> " eyes !! "
>
> 라고 하더군요..?
>
> 전 설마 속으로 아니겠지.... 하면서
>
> " Honey~" " What did you say just now ? "
>
> " Can you say again for daddy ? "
>
> " What is this ? "
>
> Polar bear의 눈을 손가락으로 짚으며..다시 한번 물어 보았읍니다..
>
> 아이가 나의 말을 듣는둥 마는둥 다음장으로 페이지 한장씩 한장씩
> 넘기며 각 페이지에 나오는 동물의 눈을 손가락으로 정확히 짚으며
> "eyes !!" "eyes!!" "eyes!!" 를 되풀이 하는것이었읍니다.
>
> 순간 전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
> 이녀석이 내가 그렇게 못하는 동물 울음소리를 거의 한달 동안 흉내
> 내었는데 진작 녀석이 관심을 가진것은 소리가 아니라 그림 이었다는
> 거죠...
>
> "eyes" 란 단어는 내가 자주 불러 주는 "head shoulder knees and toes "
> 노래에서 배운것 같구요....
>
> 아이가 잠이 든 어제밤 많은 생각을 했읍니다....
>
> 비록 16개월밖에 안된 아이지만... 자신 나름대로 좋고 싫음에 대한 주관도
> 있고 응용도 가능하다는것을(모든 아이들이 다 똑 같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기일뿐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을......
>
> 그냥 부모가 주는대로 일러 주는데로 가르치는데로 따라 오기를 바라는
> 주입식은 안된다는 것을....
>
> 부모의 생각에 아이를 맞추는게 아니라 아이의 생각에 부모가 맞추어
> 나가야 한다는 것을......
>
> 아이는 자기가 정말 좋아하고 즐거워 하는 것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 경험한다는 것을......
>
>
> 이제 막 아이의 교육에 눈을 떠 가기 시작하는 초보 아빠가....
| 가은이의 말문이 트여 좋으시겠어요. |
|---|
|
글쓴이 chrstn 등록일 2002-02-18 23:37 조회수 1,0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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