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보니 어느덧 작은 아이 현이가 마냥 아기 같은데 벌써 7살이 되었군요.
큰 아이는 첫 아이인지라 온갖 정성에 극성에 더하여 돌 전부터 짐보리에, 돌 조금 지나서 한글나라, 영어나라, 오르다, ... 그 당시에 제가 할 수 있었던 유난은 다 떨어본 것 같습니다. 옷도 집에서 입는 내복도 아래, 위 색상 맞추고 내복 색상 맞춰 수입 머리핀 꽂아주고, 유아 잡지 들여다 보며 신상품 나오면 그 길로 나가 구입하고, 지금 생각하면 그게 진정 우리 아이를 위한 것이었는지, 제 취미 생활을 한건지 그저 웃음만 나옵니다.
반면 작은 아이는 사랑만 줬습니다. 언니가 했었으니까 하는 생각에서 4살 무렵 한글나라를 시켜보니 영 관심이 없어했습니다. 글자 하나 인지 시키는데 1주가 넘게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때가 아닌가보다 하고 그냥 그만두고 마냥 놀리기가 지금까지입니다. 옷도 언니 입던 것만 주고, 그것도 거의 내복만(다 떨어진) 아래 위 색상은 고사하고 짝도 안맞게 입고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덕분에 작은 아이는 붙잡고 이거 뭐야, 이거 뭐야, 하는 공부 스트레스 없었고, 옷이라고는 다 떨어진 내복 뿐이었으니 깎두기를 엎어도 허,허, 가위로 장난 치다 옷을 잘라도 그러려니, 예쁜 옷 속에 아이를 가둬놓고 혹사하는 일도 없었습니다.
어느 덧 7살이 되었고 저도 아닌게 아니라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해 주위에서 애 바보 만든다고 하도 그래서 올해 학습지를 국어, 수학을 시켜보았습니다. 국어는 언제부터인가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글씨에 관심을 갖고 간판 같은 것을 읽기 시작해 아직 쓰거나 어려운 글씨는 못읽지만 어느정도 읽어서 (저는 그것도 너무~ 잘 한다고 생각하는데) 크게 어려움없이 하고 있는데 수학은 아마 선생님이 평균 보통 7살 아이들 단계를 가지고 오셨던건지 우리 아이보고 너무 못한다고 해서 오히려 제가 못하는 우리 아이 때문이 아니라 그렇게 말씀하신 선생님 때문에 쇼크를 먹었습니다. 아직 미취학인 아이가 1에서 10까지 셀 줄 알고 사과가 2개에 1개 더 가지고오면 한참 생각하고 3개라고 대답하는게 정상 아닌가요?
저도 사실 혼란스럽스럽니다. 어떻게 해주는게 우리 아이를 진정 위하는 건지.
그렇지만 어떤 아이들과도 금방 친구가 되고 늘 밝게 웃고 잘 노는 우리 현이를 보면 혼란스러운 생각도 잠깐이랍니다. 아직 또래에 비해 아는게 많이 없긴 하지만 단순히 머릿 속의 지식만으로 아이를 판단하고 평가하고 싶지 않습니다. 더불어 세상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넋두리를 늘어놓았군요.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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