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쑥쑥에 <무자막의 함정, 영어자막의 힘>이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순전히 제 경험과 저만의 논리로 쓴 글이니 취사선택 하셔야 할 부분이예요.
그런데 얼마전 저희집 큰아들(초2)이 영어자막과 한글자막, 무자막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해주어서 나누고 싶어 퍼왔습니다. 저희집 아이는 2000년도 쑥쑥이 생기던 해에 태어나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적은양이지만 꾸준히 영어를 접해서 영어를 편안한 언어로 받아들이는 아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읽어주시고.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정답은 '아이'에게 있다. 란 점을 새삼 느꼈네요.
아이를 잘 관찰하면 육아도 교육도 답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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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27 (초2)
지난 겨울방학 동안 영어소설책도 차분하게 꾸준히 잘 읽었지만
영화DVD나 영어비디오도 하루에 한편 정도는 봤다.
시간도 많고 참 여유로운 방학이었다.




방학동안 이런저런 영화를 보면서
잠자기 전이나 동생이랑 놀 때 흘려듣기로
영화소리를 추출해낸 오디오파일을 아이팟에 저장해서 틀어주었다.
몇몇 영화는 (특히 쿵푸팬더) 대사 외 음향효과까지 죄다 외우고 있었다.
(워낙 드러내질 않아서 흘려듣기 하면서 혼자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길래 그제서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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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1호랑 이런저런 이야기가 좀 술술 풀리길래 내친김에
1호가 생각하는 자막과 무자막의 차이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이 녀석 대답이 걸작이다. (1호대답은 분홍색)
"xx야, 넌 영어자막이랑 한글자막이랑 자막없이 보는거랑 어떤게 제일 편하고 좋냐?"
"영어자막은 내가 못들은 부분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아.
한글자막은 내용이 잘 이해되서 좋아. 그런데 무자막이 좋아"
"그럼 영어자막으로 영화보면 내용이 잘 이해가 안되니? 어때?"
"영어자막을 봐도 이해가 되지.
한글자막은 눈은 한글을 보고, 영어는 귀로 들어와. 영어자막이랑 달라.
그런데 우리집에 한글자막 되는거 거의 없잖아."
(비디오의 경우 모두 영어자막이다. dvd는 한글자막 설정은 되지만
우리집 애들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 늘 영어로 설정했기 때문에 잠깐 착각한 모양 ㅋ)
와. 이거 정말 재미있는데. 하면서 다이어리에
1호가 한 말을 옮겨 적고 있었다. 그러자 1호 왈,
"그런데 엄마. Dragon worrior 가 한국어로 뭔지 알아?
"드레곤 워리어. 나같으면 그렇게 쓸 것 같은데?"
"아. 엄마는 영어 그대로? ㅋㅋ 그런데 쿵푸팬더 한글자막에는 '용의 전사'라고 했어."
"에..........이. Dragon worrior 맛이 안 산다.. 너라면 뭐라고 했겠어?" (물었더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드레곤 히로" 한다. 오잉?? 이건 나보다 한수 위인걸??
깜짝 놀라며 칭찬해줬다.
명절때 친정집 갔을 때 자기가 즐겨보는 쿵푸팬더를 하나tv로 봤는데
조카때문에 한글자막으로 봤단다. 그때 정말 재미있는걸 많이 발견했다고 얘기해줬다.
(몇가지 한글번역을 지적해줬는데 기록을 제대로 안해놓은 모양. 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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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랑 이야기를 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영어자막을 보면서 영화를 보는 방법은 언어학습면에서 상당히 효과적이란 사실은 경험해본 성인이라면 다 안다. 왜냐면 뿌연 안개속을 걷는것 같은 기분으로 영어를 듣다가, 영어자막이 친절하게 나와준다면
또렷하게 잘 들리기 때문이다.
모국어인 한국어도 마찬가지다. tv를 보다보면
지역 사투리가 심한 분과 인터뷰를 하거나 야외 촬영시 녹음 상태가 안좋아서
웅웅 울리는 경우는 자막이 있으면 훨씬 깨끗하게 잘 들리는데. 다 같은 이치다.
1박2일같은 야외촬영이 대부분인 프로그램은 자막 필수다. (자막 때문에 더 크게 웃게되는 부연설명같은 자막 외에도)
혹자는 무조건 무자막으로 보다보면 어느순간! 귀가 뚫리게 마련이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좀 무모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의 '감'에 무작정 매달리는건데 비과학적이다. 효과가 떨어진다.
(개인적 생각이다) 아이를 지치게 하거나 아이의 뇌가 포기하고 푹.. 쉴 수도 있겠다. 화려한 영상과 효과음악 감상하며 쉬라는 차원이라면 모를까. 효과를 따져볼 때 좀 아니라는 생각이다.
영화 관람이 재미와 함께 언어를 습득하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면
아이의 언어적 인지적 수준을 고려해서 무자막으로 보여줘도 효과 볼만한 (만만하네. 볼만하네.)
까이유나 리틀베어같은 교육용영어비디오를 보여주는 편이 낫겠다. 하지만 초등생은 이런 영상물을 유치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running time 90분짜리, 어른과 함께 보는 가족영화를 보여주게 되는데. 외국어로 된 가족영화를 초등생이 무자막으로 보면서 능동적으로 흡수하기는 어렵다. 영어가 모국어처럼 자유로운 아이들은 열외다. 그 아이들은 무자막이건 영어자막이건 별 상관도 영향도 없으니. (얼마전에 쓴 <무자막의 함정, 영어자막의 힘> 글 참고하세요..)
그런데 한글자막에 대해서는 좀 헷갈렸다.
그저 부정적인 생각만 있었다. 한국어의 잔상이 아이의 영어입력에 방해가 될꺼라는 막연한 생각이었는데
오늘 1호가 한 말을 들어보니.. 1호처럼 어려서부터 영어에 노출되어 영어가 모국어 못잖게 편안한 아이들에게
한글자막은 그 의미가 좀 남다른 것 같다.
1호는 영어원어와 한글번역간의 '차이'까지 즐기고 있었던 거다.
이건 말도 안되는 웃긴 번역이다. 나라면 이렇게 안써. 하며 번역의 오류를 찾기도 하고,
오호라. 이 번역 기막힌데. 하는 점까지 찾고 즐기고 있었다!
한글자막의 새로운 발견이다.
아이가 본 영화와 자막과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서
아이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결과
0. 영화속 영어가 많이 어렵다면 : (이건 내 가정이다) : 한글자막으로 대강의 내용을 파악하는것을 시작으로..
1. 영화속 영어 중 안들리는 부분이 좀 있다면 : 영어자막이 좋단다. 놓친 부분을 정확하게 읽을 수 있어서.
2. 영화속 영어가 아이에게 만만하다면 : 무자막이 좋단다. 영화에 몰입하기에.
3. 영화속 영어가 아이에게 만만했고, 반복해서 많이 봐서 익숙해진 영화라면 : 한글자막 시청도 재미있단다. 번역의 오류와 묘미를 찾는 재미.
* 해외에 살고 있는 분들에게는 한글자막이 되는 dvd를 구입해서 일찍부터 보여주는 것이 훌륭한 이중어환경이 될 것 같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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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2 아들이 말하는 영어자막/한글자막/무자막 (방학동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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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글자막땜에 고민하면서 이래도 되나 싶어 보여주다 안보여주다를 하다 보니 들려도 번역이 안되는 말이 있더군요 그래서 참 난감했습니다...
말씀하신 한글자막으로 번역된 부분들과 상통하는 거 같아 한결 맘이 편하네요...울딸아이(8세)가 무자막이나 영어자막으로 디비디를 볼 수준이 아니라 더 고민했었는데 한번씩 들리는 영어를 번역된 한글자막과 함께 기억해내는 걸 보고 저도 아..한글자막도 나름 장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저도 잘 안들리는 말이 많은지라...참 난감도 했는데...엄마가 가르쳐주지도 않으면서 영어더빙에 무자막으로 보게 한다고 완전 원망의 눈초립니다...ㅜ.ㅜ
더구나 제가 다운받은 것들이 대부분 영어자막지원은 잘 안되는 것들이라 더 대답해주기 힘들 때가 많다는...
쑥에선 한글자막을 넘 금지시하는 분위기같아 은근 스트레스 받고있었는데 맘이 한결 가볍습니다...ㅎㅎ
아이 성향마다 많이 다른듯합니다
울둘째는 누나보다 영어거부가 없다보니 아직 한글자막읽을 한글수준이 안되는지라 그냥 보지만 그래도 나름 혼자 해석은 하더라구요 가끔 틀리게도 하지만요...울딸처럼 한글레벨이 이미 높아진 상태에서 영어를 시작하는 경우 한글자막도 많은 도움은 되는 거 같다는 제 부족한 생각입니다...사실 저조차도 무자막으로 안들리는 영화를 본다는게 그닥 즐겁지만은 않으니까요...하지만 또 해야한다는 모순적인 현실이 있으니...
참 힘듭니다...
영어 흘려듣기도 계속 틀어놓다가 요즘은 확실히 들을 수 있는 상황이나 장소가 아님 잘 틀지 않습니다 cd플레이어 들고 이방저방 쫓아다니기도 넘 힘들고 그렇게 틀어놔도 잘 듣지도 않고...안틀어놓으면 왠지 찜찜해서 저혼자 스트레스 받고...ㅎㅎ
아침에 영어cd로 잠을 깨고 밥먹고 놀 때 하루 종일 듣고...그게 젤 좋은 영어노출인지 알지만 정작 같이 듣는 저도 하루종일 듣고 있음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묵직해지는 게 느껴지니 안그래도 영어싫어하는 울딸도 그다지 즐거울 거 같진 않습니다...
잔잔한 클래식을 틀어놓고 아침식사를 해보니 훨씬 행복하길래 아침식사시간 영어듣기는 과감히 포기했습니다...영어듣기 좀 천천히 가고 스트레스 좀 덜받자는 제맘대로 생각입니다...
위에 음악선생님 글처럼 예쁜 동시 동요 많이 듣고 부르면서 예쁜 우리말도 많이 하고, 통합논술사고가 대세인 요즘 읽어야 할 한글책들도 엄청난데...영어책들은 또 언제 영역별로 다 읽힐 것이며...들을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 있는데 영어도 들어야 하고 음악도 들어야 하고 한글동화cd도 놀 때 좀 들려줬음 좋겠는데...
저부터가 힘들어 조금 덜 힘들게 길게 가고 싶은 자기 합리화이기도 합니다
제가 장거리가 좀 약합니다...더구나 같이 뛸려면 저부터가 덜 힘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