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아침에 회사에 좀 일찍 나와 쑥쑥을 열어보니
제 글에 대한 심도깊은 의견이 많이 올라와 있더군요.
한글과 창의력을 맞바꾸었다는 제 생각은
그저 제 추측 내지 기우일 뿐
아직 제 아이가 다 자란 것은 아니니까
그것은 속단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단지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한글을 알기 전과
후가 달라서(다를 수 밖에 없겠지요) 혹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또 아이마다 다 각각이어서 전 교육에 보편적인
이론은 참고사항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아이 경우만 보고 하는 얘기는
그저 논의에 올리자는 것일뿐 꼭 정답일 수 없는 것이지요.
(어쩌면 저는 한글을 일찍 가르친 엄마입장에서,
제 생각에 반대하는 분의 의견이 맞기를 간절히 바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약 둘째를 낳는다면,
한글을 학습지 선생님을 통해 가르치는 일을
하지않을 것이란 건 확실합니다.
아무리 놀며 배우는 한글이라고 해도
가르친다는 건 이십 몇개월 삼십 몇개월 하는
아이들에겐 결국 주입식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말이죠.
아이에겐 다 때가 있는데 그 때를 맞춰 학습하기 보다는
체득하게 하는 게 좋은 게 아닐까 해서요.
그 때라는 것이 좀 빠를 수도 있고 느릴 수도 있는 것인데
긴 인생의 마라톤에서 너무 기뻐하거나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죠.
제 딸 아이는 한글에 비해 숫자에는 참 관심을 보이지 않더군요.
-수학을 잘 못한 저로서는 좀 걱정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하나 둘 셋을 세면서 꼭 여덟은 빼고 말한다든지,
엘리베이터에서 숫자를 보며 가르쳐 줄라치면
고개를 돌리곤 했으니까요. 그래서 수학동화를 구입해
읽어주었더니 그 동화내용에는 관심을 보이다가
숫자 얘기로 슬쩍 넘어갈라치면 책 다 봤으니까
다른 책 가져오겠다는 거예요. 엄마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게 반복되니까 수학동화는 웬지 안 볼려고 하는 것 같더라구요.
덜컥 겁이 나더군요. 조금 빨리 수학에 접해주려다
수학하면 오히려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아이로
키우는 건 아닌가 싶어서요.
그런 생각이 든 이후론,
숫자얘기는 일부러 꺼내지도 않고
수학동화도 굳이 읽어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몇달 후 저희 친정엄마께서
(제 딸은 친정에서 키우고 있거든요)
이현이가 더하기 빼기책을 사달라고 했다고 하시더군요.
수학을 못했던 저로서는 참,
한글을 깨우쳐가는 모습보다 더 기특하고 신기하더라구요.
그래서 서점에서 비슷한 책 몇권을 찾아놓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고르라고 해서
유아수학책 두어권을 사왔지요.
정말 너무너무 열심히 몰입해서 하더군요.
제가 그만 해라 할 정도로 말이예요.
그리고 그 흡수력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또 그리고 몇 달 후,
지금 제 아이 관심은 컴퓨터로 바뀌었습니다.
*사실은 영어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영어동화책 읽힌
경험을 얘기하려던 것이 삼천포로 빠졌네요.
다음을 기약하고 오늘은 이만 일을 해야겠네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36개월 이후]키우며 생각하며- 때를 기다리자 |
|---|
|
글쓴이 송지현 등록일 2000-10-20 09:05 조회수 1,426 |
쑥쑥닷컴 - 파일 다운로드
파일을 다운로드 합니다.
댓글 남기기
마이 페이지 > 스크랩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중한 글에 감사 댓글 남겨주세요.
    |
[36개월 이후] 키우며 생각하며- 때를 기다리자
최신
이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