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9월
제가 본격적으로 아이에게 영어로 말하기 시작한 것은 우리 아이가 19개월에 접어들어서 입니다. 늦어다고 하면 늦은 시작이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영어노래도 많이 불러 주었지만, 많은 대화를 영어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약 9개월정도 이중언어를 사용하면서도 끊임없이 갈등과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1. 두 가지 언어의 균형 맞추기
저는 우리말과 영어를 약 3대 7정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영어로 말하는 경우가 더 많은 셈입니다.
우리말은 저 말고도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한 여러 어른들에게 들을 기회가 많기 때문에 저는 아이에게 영어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아이가 커가면서 어차피 여러 가지 이유로 완전한 이중언어자가 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두 가지 언어의 균형을 맞춰주고 싶어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두 가지 언어가 균형을 이루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매번 우리말 한번,영어 한번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어서 (이렇게 하더라도 아이가 두 가지 언어를 똑 같은 실력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말은 우리말로만 이해하고, 어떤 말은 영어로만 이해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2. 언어가 사고를 만들어 내는 것일까?
아이에게 영어를 사용하면서 매일 고민하는 것이 제 실력의 한계입니다.
우리말과 비교할 때 턱없이 부족한 영어실력으로 과연 아이에게 사고력과 논리력등을 키워줄 수 있는가를 고민합니다.
어떤 학자에 의하면, 사고는 언어에 의해 형성되고 언어가 없다면 사고도 존재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런 이론에 의하면, 더 유창한 언어로 형성되지 못한 사고는 유창한 언어로 형성된 사고보다 못하다는 결론이 나오게 됩니다.
물론 반론도 있습니다. 장애인의 경우가 그 예가 됩니다.
헬렌 켈러 같은 사람은 만 8세가 될 때까지 언어의 존재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음에도 후에 그 이전의 자신의 감정과 사고를 회상해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3. 아이가 두 언어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문제
현재 우리 아이는 문장을 정확히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가끔 우리말과 영어를 한 문장에서 혼합해서 사용합니다.
저는 절대로 우리말과 영어를 한 문장에서 섞어서 말하지 않는데도 말입니다.
이런 과도기가 지나면 보통의 아이들은 두 가지 언어를 따로 구분해서 말한다고 하지만, 제 아이가 이렇게 혼용을 하는 데는 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4. 표현 언어 지체의 문제
아이가 어느 정도의 연령이 되면 자신의 의사를 말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게 되고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지 못할 때는 욕구불만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욕구불만은 성격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아이가 어느 정도까지 말이 늦어지게 될 지 고민이 됩니다.
그리고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발달성 언어장애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민에 대한 정답도 아직 없습니다.
한 이론이 있다면, 그 이론에 대한 반론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엄마들이 많이 고민해보고 결국 판단은 엄마들 자신이 내리는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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