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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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이와 자랑이의 친구 Craig..
제 아이들과 약속한, '엄마를 미리 준비시키기말' 입니다. '엄마, 화 안내실거죠?'(언젠가 비슷한 글을 쓴 기억이 나는데..)
아이들이 무방비상태인 저에게 와서, 저에게 충격적인 말을 하거나 할때(뭐 별일도 아닌데, 내 아이에 관한거라면 일단 화부터 나는 경우가 많쟎습니까? 아니면, 그저 아이들의 방해가 귀찮아서 그런 경우도 있구요.) 본성적으로 흥분을 하고 화를 내며 아이를 나무라던 저 자신에게 실망을 하고 후회를 하다하다 생각을 해 낸 것이 self-control이 안 되는 나 자신을 미리 준비시키는 방법을 고안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딱 1초 밖에 안 걸리는 말, '엄마, 내가 이 말 할때 화내지 마세요.'
아이들을 불러 세워놓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얘들아, 엄마한테 뭔가 얘기를 해야하는데, 엄마가 화를 내거나 야단칠까봐 걱정이 되면, 엄마에게 미리 경고를 줘. 엄마 화내지 마세요..라고. 그리고 나서 하는 얘기에는 엄마가 절대로 화 안낸다. 무슨 일이든지 다 용서한다.'
이 약속은 저 자신을 준비시키고 화를 절제 시키는 것이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꼭 해야할 말을 못하게 되는 일도 방지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아이들과 대화가 더 많아졌습니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걱정이 되면 늘 하는 말, 'Mommy, you are not going to be mad at me if I'm saying this?'또는 '엄마, 할말이 있는데 화내지 마세요.' 그리고 저는 약속을 잘 지켰답니다. 한번도 화를 내지 않고 아이를 위로해 주었는데, 놀라운 것은, 아이들이 엄마가 화를 낼까봐 얘기를 못하는 것들중의 대부분은 전혀 화를 낼 일이 아니라, 같이 걱정하고 같이 개선을 하고 엄마가 도와줘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지요.
그러니, 아이들이 '엄마가 화를 내는 일'을 얼마나 두려워하는지..그래서 정작 사사로운 일에서부터 중요한 일까지 엄마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할 일들을 말을 못해서 그냥 지나쳐 버리고 아이 혼자 앓거나, 해결되지 않은채 지나가 버리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이들은 아직 옳고 그름의 판단이 정확히 서지 않아서, 자신이 정말 진지하게 부모님에게 의논을 하고 도움을 받아야 할 경우가 언제인지 확실히 모를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크고 작은 마음의 생각과 염려와 사건들을 부모에게 늘 고해야 하는데, 지난 경험에서 엄마가 예기치 않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식으로 아이의 진지한 대화의 시도를 묵살했었다면, 아이는 아주 칭찬을 받을만한 일이라고 판단이 되는 말이 아니면, 부모에게 말 하기를 두려워 하거나 꺼려하게 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결국은 극단적으로, '진지하고 중요한 대화'의 단절을 부르게 될 것입니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엄마, 화 안내실거죠?'라는 말을 너무 자주 써서, 이제 다른 방법을 시도해 봐야겠습니다. 그 말을 안해도 아이들을 언제나 용납하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엄마가 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
그나저나, 안경이 없으면 학업이 곤란한 제 딸 아이(5학년입니다. 그리고 뭘 잘 잊어버리구요..절 닮아서.)가 안경을 놓고 갔습니다. 다른 때 같으면, 제가 안경을 아무생각없이 학교에 갖다 줬을텐데.. 이번 경우는, 제가 어제 저녁에도, 오늘 아침에도 '준비물 잊지않고 다 챙겼니? 안경도 챙겨라.'를 이미 말 한 경우라서, 제가 안경을 갖다 주게 되면, 아이가 물론 고마워 하겠지만 왠지 제가 가만히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물었더니, '갖다주지 말라'고 하는군요. 저도 머리는 그런데, 심장에 자꾸 통증이 오면서 안경이 없어서 고생하는 아이의 모습이 눈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제가 참아야지 아이가 다음부터는 알아서 챙기겠지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