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학교 전산실에서 근무를 하는데 저희 부장님 하시는 말씀이
"영어 쉽던데요."(참고로 저의 직속 상사인 부장님은 저보다 6살 연하입니다.)
"왜?"(둘이 전산실 있을 때는 겁도 없이 상관에게 반말 막(?) 합니다.
"저희 집이 경기장 거쳐서 가잖아요. 외국인이 옆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남부?"하길래 보니 남부 정류장 맞더라구요. 그래서 '예스'했더니 '탱큐'하고 는 내리데요.
집에 가는 길에 영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영어라는 것도 그 사람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어요. 저는 사실 영어 듣기는 거의 필요없거든요. 듣기와 말하기는 어제처럼 외국인을 만났을 때인데 몇 번이나 되겠어요.
선생인 제가 영어 듣고 말하기 못한다고 사는 데 별 지장 없잖아요. 물론 알면 좋겠지만 제 경우에는 귀뚫고 말문틔우기에 드는 노력을 소프트웨어 개발에 쏟아야 하지 않을까 해요. 반면 읽기는 정말 필요해요. 컴퓨터에 관한 한 영어는 필수니까요. 제게 있어 영어는 읽고 무슨 뜻인지만 알면 되는 거잖아요."
물론 저희 부장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옳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영어가 전혀 무용지물이라는 말씀에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미국이라는 곳에 한 번도 간 적이 없습니다.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제가 *감히* 영어에 관해 몇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영어를 하나의 언어로 체득하고자 하는 사람이고 저희 아이들 또한 영어를 자신의 언어로 쓰기를 바라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미국이라는 곳에 영어를 위해 저와 아이가 갈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 땅에서 영어를 하고 저희 아이들을 원어민들에게 배우게 하지도 않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는 아이가 영어를 잘 하기를 바라지만 영어만을 잘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영어가 절대절명으로 그렇게 까지 필요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얼마 전 한 신문에 영어를 공용화하자는 글이 있었는데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직업이 그래서 그런지 영어가 안되어서 승진에서 누락되어 본 사람도 없고 해외 지사 발령을 남에게 넘겨 준 사람도 없답니다. 선생인 저, 회사원인 남편 그 외의 ㅇ저희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요. 제가 우물안 개구리라서 그렇겠지요.
위의 저희 부장님처럼 영어로 말할 필요가 없는 일을 하면서 평생을 살 사람도 많지 않을까요?
제가 아는 한 분은 영어로 말을 저보다 못하시지만 외국 출판물을 읽고 번역 기획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 분에게 필요한 것은 영어로 말을 하는 것 아니라 영어라는 언어로 된 문학 작품을 읽고 그 느낌을 읽어 내는 것이 더 우선이기에 생활 영어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할 수 있으면야 더 없이 좋겠지만 그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책을 읽는 것이라고, 독해력이라고요.
중학교 과학 교사인 저도 사실 살아가는데 영어로 듣기와 말하기가 안되어도 그렇게 불편한 것이 없습니다.
외국인 친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요거이 웃기는 것이 지네들이 한국에 있을 때는 더듬거리는 저와 대화가 다 되면서 왜 지네들 나라에 가면 안된다는 건지. 씁쓸하네요.)영화도 영 안되면 자막있는 것으로 보면 되니까요.
저희 사촌 오빠 의과대학 교수인데 1년 동안 캐나다에 교환 교수로 갔다 왔는데 이 양반이 정말 산골 출신으로 학교 다닐 적에 영어라고는 교과서를 외우는 것 말고는 학원 한 번 가 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교환 교수로 가기 전에 영어 회화 테이프 들으면서 열심히 하더니 그곳에서 생활 잘 하고 돌아 오더군요.
그 오빠, 아이들 조기 유학 보낼 계획도 있었는데 그곳에서 생활 해보고는 생각이 바뀌었답니다. 어차피 미국인으로 태어나지 못했고 외국어로 영어를 배우는 것이니 우리말이 완전해진 다음이라야 한다고요.
영어, 잘 하면 좋겠지요.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영어가 목적은 아닐 겁니다. 영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을 평생의 일로 삼으며 사는 사람에게는 절반의 목적일 수도 있을 겁니다.
저희 아이도 외국에서 공부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어를 위한 외국 공부가 아닌 자기의 전공 분야를 위한 외국에서의 공부를 계획하고 있지요. 그곳에서 공부를 하려면 그곳의 언어인 영어가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 아이를 최소한 고등학교 까지는 이 땅에서 공부하게 할 계획입니다.
저희 아이에게 있어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이 더 많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영어가 안되어 다른 길을 갈 경우가 생길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정말 그럴 경우라면 그 일을 포기하거나 몇 년 늦추더라도 꼭 필요하다면 그 때 가서 미국영어(?)를 다시 시작해야겠지요. 인간이 안되는 일이 어디있겠습니까?(좀 단순하죠?)
그리고 저의 사견이자 믿음입니다만 저는 이 땅에서의 영어도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이 땅에서 나고 자라 남편 따라 미국 가서 살면서 전공도 아닌 사람이 미국 학교에서 한국어 선생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영어로 우리말을 가르치고 있지요. 그 친구 제게 하는 말이 "그 어떤 것도 가능하다"입니다. 저 또한 감히 그렇게 믿고 살고 있고요.
서울 안 가본 사람과 서울 가 본 사람이 서울에 관해 싸움을 하면 서울 안 가본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있지요.
제가 혹여 그 꼴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없지 않지만 저는 이 땅에서 저희 집 아이와 미국 영화를 자막없이 보면서 한없이 행복합니다.
앞에 분들처럼, 문자라는 것이 표현의 한계가 있어 님의 의견을 제가 다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고 저 또한 표현력의 부족으로 제 마음을 100% 전했다고는 할 수 없어 아쉬움이 큽니다만 저는 이 땅의 영어, 특히 아이들이 즐거워 하고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영어라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