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
송지현님, 꼭 저의 얘기 같습니다.
저도 영어와 거의 동시에 인터넷을 시작해서 책사기에
바쁜 나날이 있었습니다.
얼마전 글올린 적도 있었는데, 저도 아이의 능력에
버거울 만큼 책을 샀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그래서 저도 요즘은 공구한 책들을 숨겨두고 한권만
보여주고 있어요.
저도 님처럼 새책에 대한 목마름이 있을 때쯤 다른 책을
꺼내어 줄려구요.
참 좋으신 엄마일 것 같네요.
송지현님의 글입니다.
> 저희 딸은 우리나이로 다섯살,
> 2월 생이니까 거의 꽉 찬 만 네살이지요.
> 영어동화책을 사준 것은 불과 서너 달 전.
> 한글을 뗀 이후 동화책을 보면서
> 전혀 그림을 안 보는 아이를 위해
> 궁리하다가 겨우 생각해 낸 것이 영어동화책 읽히기라는 거
> 앞에서 말씀 드렸었지요?
> 사실 그렇게 생각한지는 오래 되었지만,
> 직장을 핑계삼아 미루고 미루다
> 아주 우연치않게 일산 키다리샵에 들리게 되어
> 겨우 사준 거랍니다.
>
> 여기까지는 사설이고,
> 오늘 함께 하고 싶은 얘기는
> 과연 책을 서점에서 사주느냐 인터넷을 이용하느냐의
> 문제입니다.지난 번 어떤 엄마의 글처럼
> 기껏 사이트 돌아다녀 구입하고 나니 금방 가격을 내려
> 통탄한 사연이 있듯 인터넷 구매는 저렴한 가격이
> 참 구미를 당기는게 사실이죠.
>
> 사실 저도 몇만원 이상이면 택배료 안 낸다는 규정때문에
> 당장 필요없는 책까지 끌어모아 산 적이 여러번 있답니다.
> 지금도 배달 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책도 있구요.
> 솔직히 유아교육 사이트나 쇼핑몰을 알고부터
> 배우고 느낀 것도 많지만 쏠쏠히 드는 돈도
> 무시 못할 정도랍니다.
> 물론 책은 아무리 사도 낭비가 아니다라고 위로하고 있지만요...
>
> 뿐 만아니라, 엄마들이 강추한 책들은 저도 욕심이 나서
> 사주면, 다른 아이들은 그렇게 잘 본다는 책이나
> 비디오 CD를 우리 아이는 왜 그렇게 무심하게
> 바라보는지 안타까울 때도 여러번 있었지요.
>
> 영어교육(?)에 입문한 것도 인터넷 교육사이트에-모두가
> 쑥쑥사이트에서 가지친 사이트이고 쇼핑몰이지만-입문한 것도
> 초자인 저의 요 몇달간의 영어동화책을 비롯한
> 책 사재기는 제가 생각해도 좀 지나친 것이긴 했습니다.
>
> 하지만 인터넷 서점이나 쇼핑몰에게 감사해야 할 점도
> 있었습니다. 일산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빡빡한 시간속에
> 서점 들르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은데
> 인터넷 서점이나 쇼핑몰은 저에게 돌파구며 활력소가
> 되어준 것도 사실이니까요.(제 독서량은 엄청 늘려주었으니까요)
>
> 이런 장단점 속에서 제가 고민하게 된 것은
> 진짜 아이가 원하는 책을 사주고 있느냐에 대한 것이었지요.
> 전 한글동화책 사줄 때에 주로 아이를 데리고 나가
> 방목하듯 몇시간씩 풀어놓고 맘대로 고르라고 해서
> 책을 사주곤 했거든요. 그렇게 산 책은
> 마르고 닳도록 읽어서 정말 잘 사줬구나하는 생각이
> 절로 들었거든요. (전 나쁜 책은 없다고 생각해요.
> 나름대로 내용이 아니다 싶은 것은 제가 읽으면서
> 주석을 달아주면 아이가 잘 이해 주거든요.
> 예를 들어, 날씬해지고 싶어요라는 책이 있는데
> 다이어트에 관한 내용이었지요. 날씬한 것이 좋은 것이고
> 뚱뚱한 것이 나쁜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하기 꼭 좋은
> 책이었지요. 하지만 전 이걸 건강을 위해선
> 골고루 먹고 운동을 해서 튼튼한 몸이 되어야 한다,
> 날씬한 것과 뚱뚱한 것은 좋고 나쁨 부럽고 흉봐야 하는
> 대상이 아니다 등등을 읽으면서 얘기해 주었더니
> 그 책을 보면서 건강한 몸이 좋은 거라는 걸
> 아이가 더 잘 알더라구요.또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네요.
> 읽고 싶은 책, 관심이 가는 책을 읽히는 것이
> 좋더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인데...좋은 책 읽히는
> 것 못지않게 좋아하는 책으로 책읽는 습관을
> 갖게 해주는 것도 좋은 일이니까요.)
>
> 또 하나,이렇게 제 임의로의 책 선정이 아이에게 책을 고르는
> 즐거움을 빼았은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예요.
> 책 읽기의 즐거움 못지않게 책 고르기의 즐거움
> 그거 참 무시 못하는 거 엄마들 잘 아시죠?
> 다 읽지도 못할 책들 서점에서 몇 권씩 사들고 올 때의
> 뿌듯함... 전 인터넷을 통해 그 즐거움을 여전히
> 누리고 있지만요.
>
> 그래서 제가 생각해낸 방법 하나, 어떤지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 인터넷을 통해 구입한 책이나 비디오를 바로 집에 가져가지 않고
> 회사 책꽂이에 꽂아놓는 것이지요마침 제 자리는
> 붙박이 장 모양의 책장이 벽면 한쪽을 다 차지하고 있어서
> 닫아두면 아무도 모를 뿐 아니라 아이책만 진열해 놓을
> 여건이 되었거든요.
>
> 그리고 토요일이나 일요일 아이를 데리고 출근하는 날,
> 열어보이며 엄마회사 서점인데 갖고 싶은 책이 있으면
> 골라보라고 하니까 참 즐거워하면서 책을 고르더군요.
> 또 쑥쑥에서 공구한 팻 더 버니시리즈는 팻 더 버니 한권만
> 맛뵈기로 보여주고 나머지는 아직 제 회사
> 서랍속에 넣어두었답니다. 크리스마스같은 기념일이나
> 칭찬할 일이 있을 때 한 권씩 갖다주려구요.
> 전집을 사주거나 한꺼번에 많이 사주었을 때의
> 맹점이(저희 아이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 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지 않는 다는 것이었거든요.
>
> 지금까지는 성공이었는데 아이가 더 크면 물론 어렵겠지요?
> 혹시 알면서도 즐거운 놀이정도로 이해해 줘도 좋겠지만요.
> 저희 동생은 제 얘기를 듣고 붙박이장 하나를
> 책꽂이로 만들어 놓고 소연이네 책방이라고
> 써놓고 서점처럼 이용하니까 마치 어렸을 때
> 가게놀이 하는 것 같이 자기가 더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
> 물론 서점에 데리고 나가는 것 이상 좋은게 없겠지요,
> 하지만 편리하고 저렴한 인터넷도 활용하면서
> 저처럼 한 번 서점나가기가 쉽지 않은 엄마들은
> 활용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
> 서점에 갈 시간이 되시는 엄마들은
> 역시 서점을 이용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 그래서 꼭 사고싶어하는 책 한 권만 사주시고
> 사고싶어하는 다른 책이나 엄마가 사주고 싶은 책은
> 메모해 와서 인터넷에서 구입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 더 적절히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다른 엄마들의 추천도 좋지만 가장 좋은 건
> 내 아이가 좋아해야 하는 것이니까요.
> 또 강추받은 책을 눈으로 확인하고 사주면
> 충동구매한 것이 아니니까 더 좋구요.
> 그리고 무엇보다 서점은 엄마와 아이들에게 참 좋은 놀이터인 것만은
> 확실한 것 같아요.
>
> 다 아시는 방법을 저 혼자 뒷북친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 [36개월 이후][RE] 어쩜! 저의 얘기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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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보통엄마 등록일 2000-10-22 21:39 조회수 1,6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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