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robin & 제비....

robin & 제비....
글쓴이 서영맘 등록일 2002-05-23 00:19 조회수 1,261 http://www.suksuk.co.kr/momboard/BEB_001/41768

robin & 제비....

글쓴이 서영맘

등록일 2002-05-23 00:19

http://www.suksuk.co.kr/momboard/BEB_001/41768

안녕하세요.전 지난 주말 시골에 있는 시댁에 다녀왔답니다.
저희 시댁은 아직도 부억에서 장작을 때서 난방을 하는 한옥이라 가끔 M.T을 온 것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죠. 불편하긴 해도 아이들에게 보여 줄 것이 많아 요즘은 시댁에 가면 책에서나 봄직한 풀꽃이나 곤충들이 어디없나 살피게 되요.이제 네살인 딸아이는 벌이나 나비라도 볼라치면 호들갑이 하늘을 지르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굉장한걸 봤답니다. 안마당에 작은 새 한쌍이 열심히 먹이를 나르는 걸 보니 마당 한 구석에쌓여 있던 상자 속에 둥지를 튼 모양이에요. 아버님 도움으로 상자 속을 들여다 보니 벌써 3마리의 아기새가 태어나 있었어요.
자기 아기가 다칠까봐 소리지르는 어미새를 보더니 딸아이가 소리쳤어요.
"It'a robin mommy. look. over there. robin.here. here"
정말 그 새는 리틀베어,까이유,사이언스 스토리 북에서 본 머리는 까맣고 배 부분은 붉은 로빈같아 보였어요. 아이는 신기한듯 소리 지르고 흥분의 도가니였죠. 책에서 본 걸 발견한 기쁨이었나봐요. 나도 덩달아 짧은 영어로 어디서 봤냐, 맘에 드냐 질문에 바빴죠.

근데 말이죠. 매년 보이던 제비가 보이질 않았어요. 외국 비디오에서 본 로빈뿐 아니라 제비도 보여 주고 싶어서 어머니께 여쭤보니 이제 제비는 안온대요. 우리 집 분 아니라 온동네에서 제비구경 못한대요. 환경 오염 때문인지 작년에 왔던 제비가 낳은 새끼가 다 죽자 집을 나간뒤 소식이 없다내요.
"매년 와서 똥 치울땐 귀찮더니 안 오니 서운하네. 그래도 저 새(로빈. 사전에는 울새, 개똥지빠귀 라고 나오대요.)가 와서 그나마 좋구만"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있자니 나도 넘 서운한 마음에 한동안 우울했답니다.
'제비야 ,다시 너를 보고 싶구나.네가 살 수 있는 깨끗한 환경에서 나도 내 아이를 키우고 싶어. 네 아가랑 내 아이랑 친구하면서...'

어디서 제비 본 맘 있으세요? 그분 행복한 맘인거 아시죠?

(휴.. 제 기분을 잊지 않으려고 올렸는 데 좀 부끄럽네요. 공감하는 맘이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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