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온다고 했던가...
아~ 제게도 이런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저 오늘 완죤히 탄력받았습니다. 주희에게 감사!
"고맙다 주희가 니가 이 엄말 감동시키는 구나 흑흑"
남들이 다 하는 말 - 여기서 남이란 쑥쑥에 기거하는 숱한 맘님들 - 아이가 영어로 아웃풋을 하네요. 아뇨, 별거 안했어요. 그냥 영어책 읽어주고, 영어비디오 좀 보여주고, 영어로 집에서 간단한 회화정도 밖에는....
아니 그런대도 아이가 영어로 말을 하나요? 아니 문장을 말한단 말예여?
정말 그럴까?
반신반의해 마지 않던, 정말 믿을 수 없는, 도저히 기대도 하지 않던 그 현실이 우리 주희에게 나타났지 뭡니까~~ ㅋㅋ
주희가 한글을 익힌 건 20개월 무렵, 워낙 말이 늦어 우리말을 못하던 그 시절 부터였던거 같습니다. 말보다 글이 빨랐던 거죠. 그렇다고 별달리 뭐 시킨 건 없습니다.
기냥 책만 읽어줬습니다~ 하면 머리에 김나는 맘들도 꽤 있을 겁니다.^^
근데 실상이 그랬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택시를 타고 가는데 (30개월쯤 됐을까) 지나가는 버스의 띵똥땡똥운수의 글씨를 읽어제끼는 게 아니겠습니다. 희안하기도 하지. 어디서 주워듣기로는 통글자가 어쩌구 문장이 어쩌구 하고 이론상 빠삭하게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나인데 이 웬 낱글자? - 생전 본적이 없던 글자를...
그도 그럴 것이 지방 외가에서 키우다 지금의 집으로 데려온 것이니 처음 보는 운수회사인건 두말하면 잔소리!
그 이후로 3살의 나이에 다니기 시작한 어린이집에서 별명이 한글나라였답니다. ㅋㅋ
친구엄마들 왈 "책만 읽어주고 한글 저절루 익혔단 얘기는 순 거짓말이야" ㅋㅋ
그런데 그런 느낌을 영어로는 저두 그렇게 느끼고 있었던 거지요.
그런 주희도 영어는 나름대로 해 준다고 했건만, 효과가 있기는 있는 건지, 정말 알 수가 없었거든요. 4살때 본격적으로 뭔가 영어로 놀아줘야겠다는 생각에 런투리드를 구입하게 되었져. 냄비에 물 끓듯 파르르하며 한동안 야단법석을 좀 떨고, 또 그 유명한 바이블 헬로 베이비~를 구입해서 암기도 할려구? 해가며 그러다 이 놈이 냄비 근성에 밤낮으로 격무에 시달리느라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탄 듯 하고 있었답니다.
그렇게 5살을 영어에 관한 한 유야무야 보내고 6살이 되던 어느 날 쑥쑥을 알게 되었지여. (ㅋㅋ 진작 알았어야 했는데...)
거기서 우연히 한! 님을 알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유명한 고수님인줄 모르고, 놀이방 정보를 알려드릴까여?하고 아는 체를 하게 되었는데... 그게 제겐 행운이었습니다.
너무너무 열심히 하는 그 친구를 보면서, 노력이란 저 정도는 해야지 했다고 하는 거구나 생각했져.
그 뒤로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결심하고 나름대로 노력을 할려구 하는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슴돠. 주희가 갑자기 영어로 놀려구 덤비는 엄마를 곱게 놔두지 않는 거였슴돠. 흑흑~ 아이가 자란 거였슴돠~ 저 자라고 싶은데로 말임돠~ (추억의 개그개그~)
대표적인 표현!
-우리말로 해여. (안되는 영어로 영어로만 할려구 더듬어대는 엄마에게 참다참다 한마디)
-엄만 한글책 읽는 연습 좀 해야해여. (한글책 좋아하는 주희에게 영어책 떠다안기는 엄마에게 매정하게 꽂는 비수!)
-책 읽으면서 묻지 좀 마여(열심히 스토리텔링 할려구 노력하는 엄마한테 돌팔매질!, 아니 왜 스토리텔링 예문은 다 의문형입니까~ 우쒸~)
-뭘 자꾸 붙이래(밤새워 준비한 그림스티커 붙이기를 아주 귀찮아하면서...)
그 때 마음속으로 결심했죠.
이번엔 무너질 수 없다. 3개월만 기다리자. 그리고 또 3개월, 3개월, 그렇게 1년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물만 부어주자 생각했었져.
그 3개월 동안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계속 확인하면서(주희가 싫어하는 부분과 좋아하는 부분에 관한 확인들이였져) 주희에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접근할려구 노력했어여.
그러니까 오늘이 몇일이지? 한 3개월 쯤 된 거 같아여.
그런데 주희가 오늘 엄마를 감동시키네여. ㅜ.ㅜ
요 한 며칠 낌새를 보여 오더니.
드뎌~ 흑흑 내 딸아!!
오늘은 저녁에 퇴근 후 만나서 11시30분 잠자기 전까지 거의 계속 제가 영어로 떠들구, 주희도 계획 주절주절 말을 하네여.
대부분 요즘 읽고 있는(? 아니 노래부르고 있는 crayon's talk, the elephant and the bad baby, chicka, chicka, boom, booom) 책들의 문장을 비슷한 상황에 활용을 하더라구여. 물론 문법상 틀린 부분도 많지만, 그게 무슨 대숩니까, 그져?
그리고 혼자서 중얼중얼 The elephant and the bad baby의 그 긴 문장을 아주 정확하게 노래를 합니다. 오히려 제가 잘 못 부르면 고쳐 주네요. 이럴수가...
남들이 하는 얘기 그거 다 우리에겐 꿈인줄 알았는데, 그 꿈이 현실로...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에 노력한다고 했던 그 때는 노력한 것두 아니었다 싶어요.
아이에게 쏟아부으려면 소나기처럼 부어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아이가 흠뻑 젖어 들 수 있게 말이예요. 지금의 3개월이 그 때의 일년보다도 아이에게 그리고 특히 저에게 많은 것을 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별루 아이가 반응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지쳐하는 맘들이 있다면, 저두 믿지 않았던 그날은 언젠가는 꼭 온다구 말씀드리고 싶네요. 아~ 눈물난다.
쥐구멍에두 볕들 날 있다구여.
에궁~ 너무 길어지구 주저리, 주저리.. 게시판 어지럽혀 죄송함다.
오늘 너무 흥분해서리...ㅋㅋ
애교로 봐주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