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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야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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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설악이 등록일 2002-05-24 11:30 조회수 1,0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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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님 글 보니 예전 우리 설악이 아파서 병원 입원했던 때가 생각 나서요..
회사서 열심히 여느때와 같이 일을 하고 있는데
다급하게 걸려온 친정 엄니 전화... 설악이가 데였다는... 뜨악
사정인즉 엄니가 상을 차리시는데, (설악이 그당시 취미:"상위에 걸터 앉아 놀기." 였던 것이지요.)
역시나 그날도 상 모서리에 걸터 앉아 놀다 엄니가 금방 떠온
미역국 한 사발을 뒤집어 쓴것이지요. 목 부근에... T.T
엄니가 울면서 전화를 하시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면서 가슴이 벌렁벌렁~
근데 그때 사정은 일단 집이 회사서 너무나 멀고(한시간 이십분)
너무나 바쁘고 도저히 빠질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 조퇴한단 말조차 못하겠더군요.
제가 한미련해요. 지금도 돌이켜 보면 그때 무슨 뱃심으로 회사에 남아 있었나 몰라요.
그깟 회사 정히 뭣하면 때려 쳤으면 좋았을껄...
하는 생각도 들고. 암튼 다행히 친정 아버지도 집에 계시고 해서 두분이
응급처치를 하시고 동네병원->종합병원까지 해서 가서 치료 받고
결국 남편까지 가세해서 입원을 시켰더랬지요.
퇴근하고 한달음에 달려가 보니 온 얼굴에 붕댈르 칭칭 동여배고
두 눈만 빼꼼히 내 놓고 있는데 하늘이 다 무너지더군요.
그정도일줄은 몰랐는데... 내가 지은 죄가 많아서 우리 이쁜 딸이 이런 일을 당하는건가.. 싶은.
여담으로 쓰는 글인데 또 눈물이 나올라 하네요. 훌쩍~
암튼 아가 아프니 다 내가 지은 죄땜시 그런일이 생기는것 같아
하느님을 붙들고 엄청 울며 매달리며 기도하고...
알고보니 얼굴 전체가 다 덴건 아니고 목부근인데 어린아이들은 긁어대는 수가 있어
그게 흉터로 남을수가 있기에 그냥 전체를 보호한답시고 얼굴부터 머리까지 삥 둘러
붕대를 쳐 놓는거더군요.두눈만 내어 놓고. 나중에 슬픔이 좀 가시고 상처가 그렇게
심한건 아니라는 소리에 여유가 생기니 그 모습이 또 어찌나 귀엽고 웃긴지..
웃을 여유도 부려지더군여. 동그란 얼굴에 두 눈만 똥그러니 내놓은 모습이요.
'스파이더맨'이라 부르며 놀려대기까지... 참 못난 엄마.
그러고 한달을 병원신세를 우리 설악이랑 저랑 지으며(남편은 설상가상 한달 장기 교육에 들어가고)
저는 아침에 화장 싸악 하고 어떤날은 부츠까지 신는 멋을 부리며(참, 전 정신이 없어요..)
온 잡동사니는 다 갖다 병원에 쟁여 놓고 출퇴근을 하고 낮에는 친정엄니, 밤에는 제가.. 이런식으로 한달을 보냈어요.
한창 하던 유앙영어도 이 시기에 마니 수그러 들었지요. 아픈애 델꼬 붕대 칭칭 동여매고 매일 주사 안 밪겠다고 링거 안 꽂겠다고 링거 꽂고 방방 뛰다 빠지고 또 꽂고 그러느라 고생하는 설악이에게 "Are you painful? You've got to get a shot. It must hurt, but it won't take long~~~" 블라블라.. 할수도 없겠더라구요.
다만 twinkle twinkle little star나 brown bear brown bear, rain song.. 등 설악이에게 익숙하고 젤루 좋아하는 그런 노래들 들려 주며 달래주는 일 밖에는. 지금도 신기한건 그렇게 링거 밪을때 붕대 갈때 몸부림치며 의사 셋은 와서 잡고 매달려야 가능할 정도로 몸부림 치던 설악이가 신기하게도 브라운베어만 들으면 뚝 하곤 하던 것이었지요. ㅎㅎ
완쾌되서 퇴원하던날의 감동과 날아갈것만 같던 그 상쾌함. 아-흐..
선님글 읽으며 제가 좋았던건 정말이지 선님 글 곳곳에서 보이는 어떤 여유 같은거였어요.
아이가 아플때 보통은 정신이 없기 마련인데.. 아이랑 시까정 지으시며.. 후훗- 역시 멋째이심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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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셨겠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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