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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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우리 '대한민국 xxxx xx'하는데 가요!"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5살 둘째아이가 항상 달고 다니는 말이었습니다.
축구 이야기만 나오면, 축구 경기하는 장면만 보면
밥을 먹다가도 책을 읽다가도 길을 가다가도
"대한민국! xxxx xx 오! 필승 꼬레아 오! 필승 꼬레아!~" 합니다.
어제가 바로 그 날이었죠?
어디로 가야할까 고민을 하다가 버스로 쉽게 이동이 가능한
광화문을 선택했습니다.
일요일에 하루종일을 광화문 근처에서 놀았던 터라
아이들도 또 세종문화회관에 간다며 신이 나서 따라 나섰답니다.
최대한 붉은 색에 가까운 옷으로 무장을 하고 버스를 탔는데
버스 안에도 벌써 붉은 색 옷들이 반을 차지하고 있더군요!
백의민족이라고 일컬어지던 우리나라가
이름도 무시무시한 붉은 악마의 힘을 빌어
빨간 색이 이렇게 우리 민족의 마음에 눈에 친숙해지리라고
그 누가 상상을 했었을까요?
버스가 광화문 근처에 다다를 때부터 거리엔 붉은 옷의 물결이 출렁였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7시 쯤이었는데 광화문 일대는 벌써부터
붉은 색 바다였습니다.
교통이 통제된 무교동 대로엔 사람들이 꽉 차 입을 다물지를 못하겠더군요!
마구 흥분되기 시작하는 마음을 느끼며 파이낸스 센터 빌딩 앞 계단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전광판이 정면이 아니어서 화질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건너편 무대에서 벌어지는 축하공연을 바라보며 열심히 응원을 했습니다. 우리가 앉은 자리가 계단 윗부분이어서 응원하는 모습을 잘 볼 수 있었는데 '대한민국'하며 손을 뻗을 때는 붉은 색과 어우러져 아주 역동적으로 보이더군요! 그 가운데서 파묻혀 파도타기도 하며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을 보며 남편이 허허 웃기만 합니다.
"당신 꼭 소녀같애!" 하면서요!
경기가 시작되자 남편은 전광판만 응시하느라 응원 손을 놓고 둘째와 엄마만 열심히 응원하는 사이 큰 딸아이는 아빠의 다리 아래 계단에 누워 아주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첫 골이 터짐과 동시에 폭죽이 터지면서 이내 광화문은 함성으로 떠나갈 듯 하더군요! 아마 이순신장군도 그 소리에 눈이 더 커졌을거예요!
그 와중에도 쿨쿨 잘 만 자는 딸아이, 자칫 잘못 하다간 밟히겠더라구요! 그래서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젊은 친구들한테 자리를 내주고 서둘러 택시를 탔습니다. 광화문으로 유턴해 돌아오면서 응원하는 사람들의 열기를 느끼며 광화문을 벗어나자 갑자기 딴 세상으로 온 듯 거리는 너무 조용하기만 했습니다. 버스도 텅텅 비어있고 거리엔 차들도 별로 없더군요!
그래서 신나게 달려오니 후반전이 시작되더라구요! 아파트 단지를 걷는 사람들은 우리 가족 뿐이었습니다. 이집 저집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
달리기 시합하듯 집으로 돌아와 후반전을 보았지요! 또 터진 골! 골! 골!
한약을 먹고있어 술을 삼가해야 하는 남편이지만 오늘의 이 기분을 맹숭하니 보낼 수 없어 남편과 둘이서 맥주 파티를 했답니다.
이윽고 경기가 끝나자 온 나라가 들썩이는 듯 하더군요!
정말 가슴이 벅차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보다 감격을 잘 하는 남편의 눈가엔 벌써부터 감동의 이슬이 맺혀있었어요! 이젠 16강이 아니라 그 이상도 생각할 수 있겠다며 히딩크 감독과 선수들의 선전에 아주 감격을 했지요!
우선 히딩크 감독에게 감사하고 열심히 경기해준 선수들에게 감사하고
그리고 지구촌 곳곳에서 열심히 응원해준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면서
참 행복한 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어제 응원하느라 힘쓰신 모든 쑥쑥맘님들- 모두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또 남은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을 위해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힘내라! 힘내라! xxxxxx
| ★광화문에서 집으로 이어진 뜨거운 응원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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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그리메 등록일 2002-06-05 11:48 조회수 1,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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