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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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만 14개월된 승욱이가 요즘 한창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습니다. 책을 한번 꺼내면 보통 7-8번이고 주로 읽는 책은 Where's spot? 을 비롯해서 Spot goes to the farm 그리고 brown bear brown bear what do you see? , from head to toe 등이 있습니다. 다 쑥쑥에서 얻은 정보로 구입한 것들입니다.
사실 저는 승욱이가 백일무렵에 이미 프뢰벨 제품(베이비스쿨1,2,테마동화)를 구입해놓은 상태였습니다. 집에 구비해놓은 책의 양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그책을 승욱이가 다 읽느냐면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자기 좋으하는 책만 골라서 보는 거죠. (대부분 낱권으로 구입한 것들입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 당시 인터넷을 접하기만 했어도 사지 않았을텐데요. 한편으로 엄마인 제가 게을러서 잘 활용을 못해준 탓도 있겠지만요. 요 몇주동안 아주 상담교사들에 시달려서 지칠정도였습니다. 프뢰벨을 물론이고 한솔, 몬테소리, 웅진, 노벨과 개미 등 ...... 집에 전집교구가 있음에도 다른 회사 제품을 보면 그 순간순간 탐이 나서 미치겠더라구요. 더군다나 말빨(??)좋은 상담교사와 대화를 하고 있으면 어느순간 혹 하고 넘어갈뻔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영어교재도 사주고 싶고, 한글도 미리 사주어야할 것같고...그때마다 제가 거절할 수 있었던 것은 쌓아놓은 전집교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욱이는 제가 따로 서점에가서 사온 책을 더 좋아하는 모습이 생각이나서였거든요. 승욱이가 보지 않는 책을 보면서 좀 돈 아깝다는 생각을 자꾸하게 됩니다.
조기교육 열풍, 영어교육 열풍, 넘처나는 비싼 교구 들 속에서 경제적인 부분은 결코 떼어낼 수 없는 문제겠지요. 그리고 여러분들의 얘기 속에 나오는 "가격대비의 효과"에 대해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겠구요. 아마 이부분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시는 엄마들은 아무도(좀 아니 아주많이 여유있으신분들은 제외하고) 안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들락날락 하는 상담교사, 실력이 모자라는 엄마, 자꾸 비어만 가는 통장, 점점 비좁아가는 아이책장(제가 자꾸 책을 사줘서요)을 보면서 은근히 고민이 되더군요. 학창시절 좋다는 교재라면 거의다 사다주시던 친정엄마 생각이납니다. 책장에 쌓아놓은 교재를 많았지만 괜히 스트레스만 받았지 실제로 본책도 얼마안되고 잘 활용한 책도 별로 없었던것 같습니다. 그다지 성적이 좋은 편도 아니었구요. 친정엄마께서 가져주신 관심에는 지금돌이켜봐도 감사드리지만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걸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 무의식적으로 친정엄마처럼 사다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이제는 엄마로서의 주관이 서야한다는 고민을 하고 있던차에 몇일전 이제 막 엄마, 아빠 말을 하는 승욱이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습니다.
"아이~~ 따뜻해"
너무 당황했습니다. 그리고는 우연이겠지라고 넘겼는데 책 한권을 들고와서 읽어달라는 시늉을 하면서 다시 조금 서툴지만 "아이~~따뜻해"라고 하는 것입니다. 들고온 책은 아기 수달이 목욕하는 과정을 표현한 책인데(전집교구중 승욱이가 유일하게 읽는책) 그 내용에 아기수달이 물에 들어가면서 "아이~~따뜻해"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아직 말하는 단어가 엄마, 아빠, 맘마 밖에 안되는 승욱이가 한말이
제가 그토록 외쳐대던 사물이름(인형, 냉장고 등등)이 아니라는데에 많이 놀랬습니다. 조금 충격적이었습니다. 횟수로 보다 정확도로 보나 그다지 많이 사용한 말이 아니었으니까요. 아마 아이들에게도 말이나 단어보다 그 말의 느낌이 먼저 다가오나봅니다.
그말을 처음한후로 몇일 사이 승욱이는 많이 늘었습니다. 이제는 네spot goes to the farm을 들고오면서 "음매'하기도하구요. 제 가슴에 애교있는 표정으로 얼굴을 묻고 "아이~~ 따뜻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그모습을 보면서 잠시 고민했던 제 마음을 이제는 정리를 좀 해야겠습니다.
우선 활용을 잘 해야겠지만 쌓아놓은 전집교구를 보면서 속상해 하지도 말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하지않으려구요. 또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전집교구 좀 안보면 어때요. 안볼려는 아이붙잡아서 보라고 강요(그런분은 안계시지만)하는 것보다는 과감히 좀 정리해서 안보는데 넣어서 몇권씩만 꺼내주려고 합니다. 안봐도 할 수없죠 뭐.
돈이 아깝다구요? 본전생각에 억지로 시켜서 부작용생겨 정신과 치료 받는 거에 비하면 아까운 돈 아니죠 뭘. 여하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엄마가 실력이 없어서 평소에 영어사용같은 건 잘 못한다고 스트레스받지말고 아이가 좋아하는 동화책이나 실컷 읽어주려고 합니다. 이담에 우리 승욱이가 영어를 잘 쓰지는 못하더라도 어린시절 읽었던 영어동화책이 참 "따뜻한 이야기"에 대한 느낌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철없는 엄마는 "아이~~따뜻해" 한마디에 이토록 행복해지는 이 소박한 느낌을 기억해 두어야 겠습니다. 흔들리지 않으려면 아마도 오랫동안 기억해야겠지요.
이제야 막혔던 마음이 확 뚤리는 느낌입니다. 참 시원해지네요.
혹여 비슷한 고민을 하시는 분이 있다면 저처럼도 한번 생각해보세요. 학습 측면에서는 능률이 좀 떨어질지 모르겠지만요.
초보엄마가 아이가 뱉은 한마디에 괜히 감동받아서 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프로엄마들이 보시면 놀리실지도 모르겠네요.주절주절 써서 말이 앞뒤가 안맞는 것 같습니다.
아참 조기교육을 안하겠다는 말은 아닙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아이교육에 신경을 쓰겠지만 섣부른 욕심을 버리겠다는 뜻이예요.
많이 도와주세요.
| [12-24개월]아이~~ 따뜻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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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승욱맘 등록일 2000-10-25 00:30 조회수 1,8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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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개월] 아이~~ 따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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