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이라는 것이 그렇군요. 도서전에 가서도 아이 책 보는데 온 정신을 다 쏟는 것 말입니다. 전 아빠라 그런가요? 전 주로 제가 볼 책 구경하다가 왔습니다. 저는 일요일 오전에 도서전에 다녀왔는데 원래 승호를 데려가려 했었어요. 그런데, 집으로 승호 사촌이 놀러온다고 하니까 승호가 안 가겠다고 해서 저만 갔다왔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출판사나 외국의 출판사에서 자기네 이름을 걸고서 들고 나온 책들이 무엇일까 궁금하더라구요. 그 재미로 전 국제 도서전에 3년째 계속 가보고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진짜 돈 벌기는 힘들 것 같지만 그래도 있어야 할 책을 만드는 출판사들이 보입니다. 괜히 고마운 마음이 들지요. 그런데, 그런 책일수록 또 비싸요. 그래서 사주지 못 하는 마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결국 제가 볼 책은 사지 못 하고 승호 책 두 권 사왔습니다.
꼭 그럴 의도는 없었는데 사고 보니 영어 책이네요.
전부터 사려고 했었는데 절판되었다고 해서 못 샀던 'Five little monkeys jumping on the bed'와 제목이 생각 안 나는데 달팽이가 나오는 그림책입니다. 저도 둘 다 세종에서 샀는데 거기를 지나가다가 어떤 분이 'Five little monkeys jumping on the bed'를 빼드는 것을 우연히 본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빼들었죠. 그리고는 옆에 보니까 달팽이를 주제로 하는 그림책이 있는 거에요. 요즘 승호가 달팽이 두 마리를 기르거든요.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빼들었죠. 집에 와서 자세히 보니 달팽이 책은 달팽이가 나오는 페이지는 1장 밖에 없고 나머지는 차, 곤충 등이 나오면서 개수를 세는 것을 연습하는 책이었습니다. 'How many snails(cars) ~ ?' 하는 식의 물음이 나오는 책이었습니다. 놀랍게도 그림은 도날드 크루즈가 그렸더군요. 이거 제대로 보지도 않고 달팽이 그림과 책 제목에만 눈이 어두워 그냥 사왔으니 꼼꼼히 보시고 책 사시는 분들이 보면 한심하다고 생각하시겠어요. (^_^)
그리고, 책에 대한 취향 때문에 부부끼리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은가봐요. 전 승호 엄마가 '해리 포터' 보고 재미있다고 해서 보다가 지겨워서 그만 두었거든요?
그것 때문에 '이렇게 서로 독서 취향이 달라서 어쩌냐'는 등 신경전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그냥 서로의 취향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만화를 보던 무협지를 보던 잡지를 보던 철학책을 보던 야설을 보던 말이지요. (^_^)
쑥쑥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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